[스크랩] 어느 노모의 푸념

           어느 노모의 푸념

 

자아 보시오!

돈 많다고 유세치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 척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하지 말며,

명예가 있어도 뽐내지 마소.

다 소용 없더이다. 나이 들고 병들어 누우니 잘난 자고 못난 자도 너나없이 남의 손

빌려거 하루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똥, 오줌을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구려.

당당하던 그 기세, 그 모습 어디가고,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내형제 내식구가 최고인양 남을 업신여기지는 마소.

형제 식구가 아닌,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바로 그 남이 내 오줌을, 똥을 받아주니

어쩌면 이토록 고맙지 않겠소?

웃는 얼굴로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날 이렇게 잘도 돌봐 주더이다.

아들을 낳으면 일촌이요,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 되고, 대학가면 사촌이고, 군대 가면

손님이요, 군대 다녀오면 팔촌이더이다.

장가가면 사돈되고, 애를 낳으면 내나라 동포요, 이민 가니 해외동포 되더이다.

딸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이고, 딸만 둘이면 은메달인데, 딸 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이

되고, 아들 둘이면 목메달이라 하더이다.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그림자 되고,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요,

딸은 아직고 그대는 내 사랑이구려.

자식을 모두 출가시켜 놓으니, 아들은 큰 도독이요, 며느리는 좀도둑이요, 딸은 예쁜 도둑

이더이다. 그리고 며느리를 딸로 착각하지 말고, 사위를 아들로 착각하는 일은 마시오.

인생 다 끝나가는 이 노모의 푸념이 한스러울 뿐이구려..

 

건강하게 살자! 즐겁게 살자! 멋지게 살자! 깔끔하게 살자! 내 건강 내가 지키자!

 

 

어느 노모가 푸념한 글이 내 가슴에 파고들어 오는걸 보니

나도 이제 나이가 먹나보다...

50줄에 들어선 내게 아주 먼듯한 푸념이 아닌걸로 다가오는걸보니...

출처 : 흑장미동산

글쓴이 : 작은인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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