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恭齋述懷

 

 

 

06082010 남해에서 찍음

 

● 공재술회(恭齋述懷)167구


    아적상산자(我籍常山自)  나의 본은 상산(진천)으로 부터였고
     씨족동한갑(氏族東韓甲) 씨족은 우리나라에서 으뜸이다.
     탁부대아찬(卓夫大阿餐) 우뚝하신 대아찬(始祖) 께서
     실작계림걸(實作鷄林傑) 사실상 계림의 호걸이셨다.
     기호평장공(曁乎平章公) 평장공의 대에 와서
     증재여조달(曾在麗朝達) 고려 조정에서 크게 떨치셨다.
     유래광수백(由來曠數百) 이후에 수백 년에 이르도록
     세세잠영속(世世簪纓續) 대대로 벼슬길이 이어져 왔다.
     차아장령조(嗟我掌令祖) 아! 장령벼슬하신 고조께서는
     소시문장백(素是文章伯) 본래 문장에서 으뜸이셨다.
     기언종반사(記言踵班史) 언어(言語)를 기록하는 대는 반고(班固)의 사기(史記)를 따를 만 하였고,
     보궐추급진(補闕追汲眞) 임금을 보필함은 급암(伋黯)의 강직(剛直)을 이을 만 하였다.
     와치수양일(臥治首陽日) 해주(海州)에서 백성을 다스릴 적에
     우하천탈속(于何天奪速) 어쩌면 하늘이 그토록 빨리 빼앗았는가(돌아가심)
     여경급선전(餘慶及宣傳) 조상의 음덕이 선전관(증조)에 미쳐서
     조멸종각필(早投宗慤筆) 일찍부터 종각처럼 붓을 던지셨다.(武科)
     지기바호영(志氣自豪英) 뜻과 기개가 호쾌하고 영걸스러워서
     어세종난합(於世終難合) 세파와는 끝내 합하기가 어려웠다.
     인수막여아(人雖莫輿我) 사람들이 나의 뜻에 합해주지 않았지만
     천보과유식(天報果有食) 하늘은 과연 먹을 것으로 보답하여 주었다.
     여손시백강(女孫是白江) 외손으로는 백강(白江) 이(李)정승 이시고
     자남즉현실(子男卽玄室) 아드님은 곧 현실공(玄室公) (祖考)이시다.
     현실당혼조(玄室當昏朝) 현실공께서 어지러운 조정(光海君)을 당하여서
     함광등전철(含光等前哲) 덕을 감추고 옛 선철(先哲)들처럼 하셨다.
     학고위즉하(學高位則下) 학문은 높으나 지위는 낮았고
     년유덕이입(年幼德已立) 나이는 어리나 덕은 이미 확고하였다.
     필법핍우군(筆法逼右軍) 필법은 왕희지(王羲之)를 핍박할 정도였으니
     당세칭삼절(當世稱三絶) 당세에 삼절로 칭송받았다.
     락도심기담(樂道心旣淡) 도를 즐기시어 마음이 담박하셨고
     아시귀우립(哦詩鬼又泣) 시를 읊을 때는 귀신도 울었섰다.
     석주기유허(石洲幾推許) 석주(權石洲)께;서 얼마나 대단히 여기셨으며
     오성상환복(鰲城常歡服) 오성대감께서 항상 탄복하시었다.
     성조중흥초(聖祖中興初) 인조(仁祖)께서 반정(反正)으로 중흥하던 때에    ※聖祖=仁祖大王
     분우입팽택(分憂莅彭澤) 연산 현감으로 부임하셨더니     ※彭澤=靈山縣
     일경화현가(一境化絃歌) 온 군내가 거문고와 노래로 변화하였으니
     황당황금학(黃堂但琴鶴) 현감관사에는 다만 거문고와 학뿐이었다.
     전원부귀후(田園賦歸後) 전원(벼슬을 그만두고)에 돌아온 뒤에
     만앙기진역(俛仰己陳迹) 지난일을 되찾아봄에 이미 묵은 자취가 됐다.
     인자필유후(仁者必有後) 어진이는 반드시 뒤가 있는 것이니
     오인구여옥(五人俱如玉) 오인(오형제)이 모두 옥과 같았다.
     영현개허생(英賢豈虛生) 영걸과 현인이 어찌 헛되이 나오겠는가?
     문난서유공(門闌庶有恭) 문벌이 혁혁한데 있는 것이다.
     자후병자래(自後丙子來) 병자정축년(병자호란) 이래로부터
     대왕사강필(大王事彊필) 인조께서 오랑케를 섬기시었다.
     양숙다절개(兩叔多節槩) 두분 숙부께서는 절개가 굳어서
     후치수사책(後齒羞射策) 연세가 다되록(종신까지) 과거(科擧)를 부끄러워하셨다.
     선군거제사(先君居第四) 선군께서는 4등으로 합격하셨고(사마시(司馬試)에서)
     아표염완속(雅標廉頑俗) 지표가 아담하시어 나쁜 풍속을 교화시켰다.
     유원비온포(有願非溫飽) 소망은 잘 입고 잘 먹는데에 있지 않으셨고
     소오재서적(所娛在書籍) 즐겨하시는 것은 서적에 있으셨다.
     평생애이심(平生愛日心) 평생토록 효성스런 마음은
     개지편침석(豈止扁枕席) 어찌 부모님 잠자리에 부채질 하는 데만 그쳤는가?
     담등당위친(擔登棠爲親) 과거를 보러 가신 것은 부모에 대한 효도의 길이었고
     루선환견굴(屢選還見屈) 여러번 선택을 되시었으나 끝내는 낙방하시었다.
     서황근교회(書幌勤敎誨) 서당에서 부지런히 교육을 시켰고
     누권감궁애(陋卷甘窮阨) 좁은 시골에서 곤궁을 달게 여기셨다.
     소이불구문(素履不求聞) 평소에 하신 일이 남이 알아주길 바라지 않아서
     구중명미철(九重名未徹) 구중궁궐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모작선성객(暮作宣城客) 노년에 선천군수가 되셨다가      ※宣城=宣川
     여관초혼백(旅館招魂魄) 객지에서 세상을 떠나셨다.
     영이반고산(靈輀返故山) 상여가 고향산천에 돌아옴에
     재지기둔석(齋志旣窀穸) 평소의 뜻을 싸서 무덤으로 나가셨다.
     불초유하려(不肖有何戾) 불초한 내가 무슨 눈물이 있겠는가?
     천리성난도(天理誠難度) 하늘의 이치는 참으로 헤아리기 어렵다.
     구령이실지(九坽已失持) 내나이 아홉 살에 이미 어머님을 잃었고
     소고금우몰(所?今又沒) 선군을 지금 또 여의었다
     수다수미착(愁多睡未着) 근심으로 잠 못 이루는 때가 많으니
     초충하즉즉(草虫何喞喞) 풀벌레는 어찌 그리 울어 대는가
     억왕계해하(憶旺癸亥夏) 생각해보니 지난 계해년 여름에
     계연인반촉(繼燃絪房燭) 장가들어 신방을 차렸었다.
     소기공필분(所期供苾芬) 부부가 서로 기약한 것은 제사지내는 일이고
     비위래금슬(非爲來琴瑟) 금슬을 즐기려는 것은 아니었다.
     만세시유아(晩歲始有兒) 느지막이 자식을 두었으니
     애린동지독(愛隣同舐犢) 사랑하는 마음이 어미 소 송아지 핥아주듯 하였다.
     무작상하원(舞勺尙何遠) 열세 살 되기가 왜 그리도 더딘가?      ※舞勺=13(詩經)內則十三舞勺.
     소초금반십(垂髫今半十) 머라털 갈은지가 이제 겨우 5년이다.
     시여유하녀(時輿乳下女) 그때 젖먹는 딸과 함께
     쟁내상아슬(爭來上我膝) 다투어 와서 내 무릎에 올라온다.
     유여부지족(有汝不知足) 너를 낳고도 아직 부족하니
     인생고다욕(人生固多欲) 인생은 참으로 욕심이 많구나
     차아독서지(嗟我讀書志) 아! 내가 책을 읽는 뜻은
     비요원랑녹(非要園郎祿) 능히 참봉 록을 바라던 것이 아니었다.
     쾌과수비유(快科雖非儒) 과거를 보려는 것은 비록 선비의 일은 아니다.
     자자원점액(孜孜願點額) 부지런히 애써 합격만을 원한다.
     문쇠수가부(門衰誰可扶) 집안이 쇠미하여졌으니 누가 일으켜 놓을꼬?
     촌음오당차(寸陰吾當借) 촌음을 마땅히 아껴 써야 겠다.
     요순군민심(堯舜君民心) 임금과 백성을 요임금 순임금으로 만들려는 마음은
     위인낭소척(爲人朗笑斥) 사람들의 비웃음과 배척만 당했다.
     군자귀립성(君子貴立誠) 군자는 정성으로 자기를 세우는 것이 귀한 것이니
     이차서소단(以此序少踹) 어찌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움츠러들겠는가?
     증씨일삼성(曾氏日三省) 증자께서는 하루 세 번씩 반성을 하였고
     안자잠사뭉(顔子箴四勿) 안자께서는 四勿 로 경계를 삼었다.     ※四勿=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非禮勿視
     실지기재자(實地其在玆) 실다운 점은 三省과 四勿에 있으니 
     조조의착력(慥慥宜着力) 착실하게 하여 의당히 힘쓸 것이다.
     남아미진관(男兒未盡棺) 남자가 관 뚜껑을 덮지 않았으니 (아직 죽지 않았으니)
     타일간사업(他日看事業) 후일에 이룬 사업을 볼것이다.
     번연묘묘흥(幡然畝畝興) 번연히 농촌에서 일어나서
     득록능곡복(得祿能穀腹) 관록을 얻어 식구들 배를 채워왔다.
     력력안전경(歷歷眼前景) 력력한 눈앞의 세월은
     매년수시절(每年隨時節) 해마다 시절 따라 흘러간다.
     암화노춘장(岩花露春粧) 바위에 핀 꽃이슬은 봄을 장식하고
     강풍염추식(江楓艶秋飾) 강가의 고운 단풍은 가을날을 꾸며 놓는다.
     근교문목수(近郊聞牧遂) 가까운 들에서는 목동의 피리소리 들려오고
     원포견귀즙(遠浦見歸楫) 먼 나룻가에는 귀가하는 돛대가 보인다.
     다정풍여월(多情風輿月) 다정한 바람과 달은
     조아신심일(助我神心逸) 나의 정신과 마음을 편안하게 도와준다.
     반삭체능재(半朔滯陵齋) 반달동안 능의 재실에 머물러 있으니
     산중파적막(山中頗寂寞) 산중이 자못 적막하기만 하다.
     걸래수운노(朅來雖云努) 왔다 갔다하는 것이 수고롭기는 하나
     관한역일락(官閑亦一樂) 한가한 관직도 또한 한가지 즐거움이로다.
     원능고유신(園陵固有神) 원능에는 참으로 신이 있는 것이니           園陵=임금의 능
     가기상작작(佳氣常爵爵) 좋은 기운이 항상 성대하게 돈다
     등산금초벌(登山禁樵伐) 산에 올라가서는 도벌을 막고
     대효근첨알(待曉勤瞻謁) 새벽에 일어나 근실하게 능 참배를 한다.
     춘풍삼월시(春風三月時) 삼월의 춘풍이 불어올 때에
     화초정신색(花草呈新色) 꽃과 풀이 새로운 색깔을 바쳐온다.
     요요정반도(夭夭庭畔桃) 예쁘고 예쁜 뜰 가의 복숭아꽃은
     낙지여홍설(落地如紅雪) 땅에 떨어지고 나니 붉은 눈처럼 보인다.
     천림개화주(千林開畵廚) 천그루나 되는 수목은 그림 부엌을 열어놓은 것 같고
     일계오금곡(一溪嗚琴曲) 시냇물 소리는 거문고 곡조처럼 들린다.
     주하일하지(朱夏日何遲) 더운 여름은 어찌 그리 더디게 가는 고
     수음성취포(樹陰成翠布) 나무 그늘은 푸른 장막을 이룬다.
     임앵사요몽(林鸎似喓夢) 수풀속 꾀꼬리는 꿈속에서 부르는 것 같고
     촉금여호객(蜀禽如呼客) 소쩍새 소리는 손님을 부르는 것과 같다.
     최무백조집(最撫白鳥集) 흰새들이 모여드는 것이 가장 싫으니
     이자연인혈(利觜吮人血) 날카로운 주둥이로 사람의 피를 빨아낸다.
     림우혹천창(霖雨或川漲) 장마비는 더러는 시내물가를 넘쳐 흐르고
     관주루량결(官廚屢粮缺) 관청의 이곳 부엌은 자주 식량이 떨어진다.
     여비직분사(如非職分事) 만약 맞은 직책의 일만 아니라면
     욕유수일각(欲留雖一刻) 머물러 있고 싶어도 잠시라도 어려울 것이다.
     추래취미신(秋來趣味新) 가을이 오매 취미가 새로워져서
     산과각결실(山果各結實) 산속의 과일들이 모두 결실이 된다.
     한역전만엽(寒逆戰萬葉) 찬 겨울바람이 나뭇잎을 뒤흔드니
     효상수단록(曉霜繡斷麓) 새벽서리 수 놓은 단풍이 기슭에 떨어진다.
     고월상규면(孤月常窺面) 외로운 달은 항상 창문으로부터 엿보고
     백운잉유양(白雲仍留楊) 흰 구름은 책상위에 머물러 있다.
     승흥욕관어(乘興欲觀魚) 흥을 타고 물고기를 엿보고자 하여
     시파간요요(時把竿籊籊) 때로는 낚싯대를 잡기도 한다.
     마질두상가(麻絰頭上加) 마질을 머리에 썼으니          麻絰=상주(喪主)가 쓰는 수질(首絰)과 요질(腰絰)
     아치문십일(我齒絻十一) 내 나이 겨우 열 한 살 이었다.
     애애자매남(哀哀姉妹男) 슬퍼하는 형제자매들이
     상대도곡벽(相對徒哭擗) 서로 마주하여 다만 펄펄뛰며 통곡하였다.
     참의인하언(慘矣忍何言) 슬프다 차마 어떻게 말할까
     백씨우요절(伯氏又夭折) 우리 형님이 또 일찍 돌아가셨다.
     혹화유여시(酷禍有如是) 혹독한 화가 이와같이 심함이 있으니
     오내이분열(五內已焚裂) 나의 오장이 다 타고 없어졌다.
     우시여이매(于時輿二妹) 이때 두 여동생과 함께
     래의판관숙(來依判官叔) 판관댁 숙부에게 의탁하였다.
     숙부진재준(叔父眞才俊) 숙부께서는 참으로 재주가 뛰어나서
     조세과명탁(早歲科名擢) 젊으신 나이에 과거에 합격하셨다.
     사부계굴평(辭賦繼屈平) 사부는 굴원을 계승하였고   辭賦=문장의일종, 詩歌와文章.  屈平=屈原(전국시대문장가)
     기개제이백(氣槪齊李白) 기개는 이태백과 같았다.
     유래장부각(由來丈夫脚) 원래가 장부의 발걸음이
     긍도공경댁(肯到公卿宅) 공경 대부집에 가는 것을 즐겨할 것이다.
     기여경세지(掎歟經世志) 아름다운 저 세상 경영하는 참뜻은
     기의무인식(己矣無人識) 고만이로다. 알아주는 이가 없도다.
     락척임외현(落拓任外縣) 떨어져 나가서 외지의 군수로 갔을 때는
     유애현산석(遺愛峴山石) 백성에게 끼친 사랑이 비석에 새겨져 있다.(무안군수)
     양성고과하(陽城考課下) 양성은 군수직의 평점이 하등이었고      陽城=唐人
     가의장사적(賈誼長沙謫) 가의는 장사로 귀양 갔다.               賈誼=前漢時代 文齊의 臣下
     복분조백일(覆盆照白日) 엎어진 항아리에도 햇빛이 비추니(귀양에서 풀려남)
     사서함단작(赦書啣丹鵲) 사면의 교서를 붉은 까치가 물고 왔다.(풀려났다.)
     귀래봉자안(歸來奉慈顔) 돌아와서 어머니를 받들어 모시니
     자모영백발(子母暎白髮) 모자 모두 백발이 비추었다.
     효우천소감(孝友天所感) 효도와 우애는 하늘이 감동하여서
     훤당향구질(萱堂享九耋) 훤당께서 구십수를 누리셨다.           萱堂=어머니
     난난형급제(欒欒兄及弟) 외로운 형제는 (부모님을 여의여서)
     침괴삼년결(枕塊三年闋) 삼년상(三年喪)을 흙덩이를 베고 마치었다.
     종차세려소(從此世慮疎) 이후로부터는 세상 근심을 드물게 하고
     폐호영재육(閉戶英才育) 문을 닫고 영재교육에 힘을 썼다
     개권일부일(開卷日復日) 책을 읽기를 날마다 거듭하니
     시위각후각(是謂覺後覺) 이것이 바로 후진을 깨우치게 한다고 이를 것이다.
     노노피하인(呶呶彼何人) 저기에 어떤 사람들이 떠들어 대는가 
     이자우증질(以玆尤憎嫉) 이런 일을 가지고 더욱더 미워하는 구나
     모경서용강(暮境栖龍崗) 노경에 용강땅에 자리 잡으셔서
     강산입한적(江山任閑適) 강산에다 한가한 생활을 맡겼다.
     관기불만덕(官旣不滿德) 벼슬길이 이미 덕대로 채워주지도 못하였으니
     수하미칭복(壽何未稱福) 천수도 어찌하여 복에 맞지 못했는가(일찍 돌아감)
     회상국아일(徊想鞠我日) 생각하여 보건대 나를 길러주시던 날에
     시지여기출(視之如己出) 마치 당신이 낳으신 것처럼 사랑하셨다.
     유액월화명(誘掖月化螟) 이끌어 가르쳐 주시되 날날이 닮으라는 것처럼 하셨으니
     은애성망극(恩愛誠罔極) 은혜로 사랑하여 주심이 망극하도다.
     행첨사마시(幸忝司馬試) 다행하게도 사마시에 합격하였으니          司馬試=生員進士試
     망비유식곡(罔非由式穀) 정성으로 가르쳐주신 덕이 아닐 수 없다.
     계졸췌호서(計拙贅湖西) 생계가 어려워서 호서땅에 붙어 실았고
     구기인가숙(久寄人家宿) 오래도록 남의 집에 기식하였다.
     신의비오토(信義非吾土) 진실로 아름다운 내 고향이 아니어서
     혈혈조영척(孑孑弔影隻) 혈혈단신으로 외쪽 그림자처럼 외로웠다.
     수심금마수(愁深金馬水) 근심은 금마강물보다 깊고
     한괘용봉월(恨掛龍鳳月) 한은 용봉땅의 달에 걸려있다.
     타향염견춘(他鄕厭見春) 타향에서 봄을 보기가 싫증나고
     양유위수록(楊柳爲誰綠) 벼들 가지는 누구를 위하여 푸르른가
     장생구분가(莊生扣盆歌) 장주가 구분가를 부른 것은      莊生=莊周=莊子   
     도아정회오(到我情懷惡) 내게 이르러 감회가 나쁘다.(상처를 당하였음)
     삭풍취소불(朔風吹素彿) 북풍이 흰 상여 끈을 불어 나부끼어
     래장안영측(來葬安塋側) 안산땅 선대 산소에 장사지냈다.  安塋側=安山 先塋 옆
     환거사유지(鱞居寫遊地) 홀아비로 삶에 고향땅에서 지냈고
     행희유제질(幸喜有諸姪) 다행하게도 여러 조카들을 둔 것이 기쁘다
     연상공좌와(連床共坐臥) 밥상을 함께하고 생활을 함께하여
     용이위유독(用以慰幽獨) 홀로의 외로움이 위안이 되었다
     택사근선롱(宅舍近先瀧) 집은 선산에 가까우니
     조석첨송백(朝夕瞻松柏) 아침저녁으로 잣나무와 소나무를 본다. (성묘한다.)
     유명계수도(幽明繼殊塗) 이승과 저승이 비록 길은 다르나
     사생여상탁(死生如相託) 죽고 사는 것이 서로 의탁하는 것 같다.
     처창이상로(悽愴履霜露) 슬프게 서리 이슬을 밟으니
     방불유소적(彷彿有所覿) 방불하게도 보이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유매각서남(有妹各西南) 누이들이 있으나 각각 서남쪽에 사니
     견소장성별(見少長成別) 어릴 때 보고 자라서 헤어졌다.
     중소독엄읍(中宵獨掩泣) 밤중에 홀로 얼굴을 묻고 우니
     백감전흉억(百感塡胸臆) 온갖 감회가 가슴을 억누른다.
     석양좌어기(夕陽坐漁磯) 석양에 고기잡이 터에 앉아서
     담연유영욕(淡然遺榮辱) 깨끗한 마음으로 영욕을 잊어버린다.
     근래침변몽(近來枕邊夢) 요사이 베갯머리의 꿈은
     불도홍진맥(不到紅塵陌) 세속의 일에는 이르지도 않는다.
     이은고위차(吏隱古爲此) 말직(군수)으로 숨어 사는 것은 옛날에도 이와 같았으니
     돈망신재직(頓忘身在職) 도무지 내 몸이 직책 있는 것도 잊어버린다.
     동천동운색(冬天凍雲塞) 겨울 하늘에 언 구름이 끼어서
     설화방등육(雪花方騰六) 눈꽃이 여섯 모 져 날린다.
     무사항대권(無事恒對卷) 일없이 항상 책을 읽고 있고
     유신차난옥(有薪且暖屋) 땔나무도 있어 또 방도 따뜻하다.
     수위위조미(誰謂位早微) 누가 지위가 낮고 보잘 것 없다고 하는가.
     권한사역지(券閑斯亦只) 한가함을 즐기는 것도 충분한 것이다.
     제념지지중(第念地至重) 다만 처지가 지극히 중요하니
     회구심율율(懷惧心栗栗) 두려운 생각이 나서 마음이 항상 근심스럽다.
     삼재차일관(三載此一官) 삼년을 이 한 관직에 있으니
     하이임심곡(何異臨深谷) 깊은 계곡에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낭시조조후(狼豺朝朝吼) 승냥이와 이리는 아침마다 울어대고
     휴유야야곡(鵂鶹夜夜哭) 부엉이는 밤마다 슬피 운다.
     우민욕성질(憂悶欲成疾) 근심은 병이 되려하고
     영야잠영돌(永夜替影咄) 실고 긴밤에 가만히 탄식만 힌다.
     공명개하만(功名慨何晩) 공명이 어찌 이리 늦은가 개탄하여
     장소시획획(長嘯時劃劃) 휘파람 불어가며 때론 근심한다.
     황공즉문사(黃公卽文士) 황공은 즉 글 잘하는 선비이니
     작료심파협(作僚心頗愜) 같이 동료가 되어 마음이 서로 맞는다.
     상흠기우관(常欽氣宇寬) 항상 기개가 관대함을 흠모하였고
     기자봉마익(幾資蓬麻益) 거의 삼밭에서 쑥ㅇ; 곧게 자라는 덕을 입었다.
     자군지승의(自君之升矣) 황공이 승급됨으로부터
     실쇄금오삭(室鎖今五朔) 그의 방문이 채워진지가 다섯달이나 되었다.
     시당태후상(時當太后喪) 그때 태후의 상을 당하여서
     인산하후후(因山何後後) 인산할 적에 어쩌면 그리도 애썼는지     因山=葬禮
     수직난청고(守職難請告) 직책을 지키느라고 휴가도 얻기 어려웠고
     신병수유약(身病誰遺藥) 몸에 병이 들면 누가 약을 지어줄까
     사가몽소아(思家夢小兒) 집을 생각하다가 아이들의 꿈을 꾸고
     대안가노졸(對案呵老卒) 밥상을 받고서 늙은 하인을 꾸짖는다.
     행여순재린(幸與順齋隣) 다행하게도 순능 참봉과 이웃을 하여        順齋=順陵參封
     개지상애석(開之相愛惜) 마음을 터놓고 지내며 서로 아끼고 사랑하였다.
     세시집권배(歲時輯勸盃) 명절 때는 서로 술을 나누어 마시고
     가찬사동끽(嘉饌思同喫) 좋은 반찬이 있으면 함께 먹을 것을 생각하였다.
     논문기망년(論文旣忘年) 글을 토론할 때에는 이미 나이를 잊어버렸고
     화시시탐협(和詩時探篋) 시로 화답할 때는 상자속도 뒤진다. (종이와 붓을)
     조의방오열(朝議方五裂) 조정의 의론이 바야흐로 다섯 갈래로 찢어져서
     상질여구적(相疾如仇敵) 서로 미워하기를 원수와 같이 지낸다.
     장자문물방(將玆文物邦) 이 나라의 문물을 가져다가
     치제하등역(置諸何等域) 어느 땅에 두려고 하는가?
     오제본무당(吾儕本無黨) 우리들은 본래 당파가 없으니
     서기무생극(庶幾無生郤) 서로 간에 거의 틈이 생기지 않는다.
     상이사경여(相彛舍扃輿) 서로 방문할 때는 가마를 버려두고
     설경경보섭(雪徑輕步屧) 눈속 지름길로 가볍게 걸어 다닌다.
     한매탄일지(寒梅綻一枝) 찬 매화 한 가지가 터져나오니
     세입지근랍(歲入知近臘) 세모가 되어 섣달 그믐이 다가옴을 알겠다.
     교수가산월(僑首家山月) 머리를 들어 고향집 산과 달을 보니
     방지회친척(方知會親戚) 바야흐로 친척이 머였음을 알겠다.
     체차조정화(涕此阻情話) 이곳에 머물러서 정다운 얘기가 막혀버렸으니
     신사배루측(神思倍慺惻) 마음이 두 배나 슬프기만 하다.
     오형유오자(吾兄有五子) 우리 백씨(형)은 오형제를 두었으니
     개개구준골(箇箇俱駿骨) 각각 모두 천리마의 골격을 갖추었다.
     입양망여조(立揚望汝曺) 너희들 에게 입신양명을 바라노니
     행물호박혁(幸勿好博奕) 행여나 장기바둑을 좋아하지 마라라.      博奕 : 장기 바둑 또는 노름.
     조자상침후(趙子喪沈後) 조씨가 아들을 잃은 뒤에
     신우회난억(新寓懷難抑) 새로 집을 옮겨 회포를 억제하기 어렵다.
     차이학문자(嗟以學問者) 아! 학문을 닦은 사람으로
     우우환실작(踽踽還失爵) 고독하고 또 벼슬도 잃었다.
     상망행운수(相望杳雲樹) 서로 바라봄에 나무와 구름으로 아득하니
     욕견하유득(欲見何由得) 보고 싶어도 어떻게 연유를 얻을까?
     각억심장가(却憶沈將家) 문득 생각하니 심씨 맏누님 집은
     재기간수일(再朞間數日) 대상이 몇 일 아니 남았다.
     원왕참사사(願往參祀事) 가서 제사에 참석하여
     일사심정척(一寫心情慼) 한번 슬픈 심정을 털어놓고 싶다.
     유회종난수(有懷終難遂) 생각은 있지만 끝내 이를 수가 없으니
     야풍공만삭(夜風空萬索) 밤바람이 공연히 쓸쓸하기만 하다.
     도등라독서(桃燈懶讀書) 등잔불을 돋우고 책보기를 게을리 하고
     옹금한의벽(擁衾閑倚壁) 이불을 끌어안고 한가롭게 벽에 기대 인다.
     가석창동우(可惜倉洞友) 가석하게도 창동의 벗은
     경고정영약(竟孤丁寧約) 마침내 간절한 약속을 저버렸다.
     오지유지사(吾知有志士) 나는 알건대 뜻이 있는 선비는
     세고자구속(細故字局束) 사소한 일에 어찌 구애될까
     성호원계주(性豪願戒酒) 천성이 호방하니 원컨대 술을 조심 하여라
     안비경전찰(鴈飛頃傳札) 나는 기러기에게 편지나 전해다오
     후회거무일(後會詎無日) 후에 만날 날이 어찌 없을까
     세월막허척(歲月莫虛擲)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어라.
     공명상궁경(孔明嘗躬耕) 제갈공명은 일찍이 몸소 농사지었고
     부열증판축(傅說曾版築) 부열(傅說)은 그전에는 담쌓는 품팔이었다.
     여상수조륜(呂尙垂釣綸) 강태공은 낚시 줄을 드리웠었고
     영척구우각(甯戚扣牛角) 영척은 소를 길렀었으나
     급부조사공(及夫措事功) 대신들의 정치참여를 시행함에 당하여는
     우주명불헐(宇宙名不歇) 온 우주에 명예가 드날렸다.
     고현희칙시(古賢希則是) 옛날의 현인은 바란다면 곧 되는 것이니
     숙운난여필(孰云難與匹) 누가 따르기가 어렵다고 말하는가.
     자여불아신(子如不我信) 자네가 민일 나를 믿지 못하겠거든
     차수계방책(且須稽方冊) 반드시 책자를 상고하여 보아라.
     양묵무군부(楊墨無君父)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은 임금도 아버지도 없는 학설을 지니고
     의진시귀첩(儀秦是歸妾) 장의(張儀)와 소진(蘇秦)의 행실은 아낙의 도에 지나지 않는다.
     자개해성도(玆皆害聖道) 이들은 모두 성인의 도를 해치는 것이니
     아당사이벽(我當辭而闢) 나는 마땅히 말로서 물리칠 것이다.
     지원오성후(祗願吾聖后) 다만 원컨대 우리 임금께서
     취사의척혈(取士宜剔穴) 선비를 쓸 적에 널리 두루 찾을 것이다.
     창해혹유주(蒼海或遺珠) 창해 같은 넓은 데에 진주가 빠질 수도 있고
     곤구역류박(崑丘亦留璞) 곤륜산 언덕에도 좋은 구슬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매고계자현(枚皐繼自衒) 매고는 스스로 팔았고(자격있다고)         매고(枚皐) : 한무제 시대 사람
     맹성수광척(孟聖羞抂尺) 맹자께서는 한자를 굽혀서 여덟자를 바로 잡은 것도 부끄러워 하였다.
     선명아조감(先明我藻鑑) 먼저 나의 조감을 밝게 한 연후에          조감(藻鑑) : 사람의 외형을 비추어 알 수 있는 힘
     궁벽비길사(窮僻非吉士) 궁벽한 삶은 좋은 선비가 아니고
     첩자분아뢰(倿者紛牙賴) 말만 잘하는 이는 어금니만 바쁘게 된다.
     기해필복방(其害必覆邦) 그 해로움은 반드시 나라를 엎어버릴 것이니
     합사투유북(盍使投有北) 어찌 북방으로 귀양을 보내지 않겠는가?
     기대수천리(箕對數千里) 기자조선 수 천리에
     자자도민물(自玆淘民物) 이로부터 백성을 잘 교화시켰다.
     치국가운장(治國可運掌) 나라 다스리는 것은 손바닥 운전처럼 쉬운 것이니
     정화당식목(政化當拭目) 정치 교화는 마땅히 달라질 것이다.
     년래폐음아(年來廢吟哦) 금년내에는 시 짓는 것도 그만 두었으니
     위시방문학(爲是坊文學) 이것이 유학(儒學)에 방해가 되는 때문이다.
     축사무이사(蓄思無以寫) 쌓여있는 생각을 쏟아 놓을 수 없어서
     파필자성집(把筆自成什) 붓을 잡음에 저절로 글이 이루어졌다.
     시자성정출(詩自性情出) 시는 정성에서 나오는 것이고
     비위음조협(非爲音調叶) 음악 곡조에 맞게 하려는 것이 아니니
     소이노부자(所以魯夫子) 노나라 공자께서
     당년강삼백(當年剛三百) 생전에 시 삼백 편을 깎아 놓은 이유이다.

전서공파

홍( 泓) 19세(世) 
     1672년(壬子 顯宗 13) 생원시(生員試)에 합격하여 1686년(丙寅 肅宗 12)에는 공능참봉(恭陵參奉)에 부임하였다. 호를 매헌(梅軒)이라 했으며, 유고(遺稿)로는 공재술회(恭齋述懷) 167구(句)가 전해지고 있다. 묘(墓)는 고양시 용두동 현실공(玄室公) 묘하에 있으며, 시향(時享)은 양주시 남면 한산리 197 효심당(孝心堂)에서 매년 음력 10월 5일 양주문중(楊洲門中)에서 봉향(奉享)하고 있다.

 

출처: http://www.jinson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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