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삼카페에서 보내는 "문학의 향기"
Lee 여성 합창단
도시의 봄/ 청향 조재선 아스라한 스카프, 너울대는 플레어 스커트 봄바람은 쇼윈도우를 지나 윙크 던지는 마네킹의 두 볼을 쓰다 듬고 있다. 백화점 곳곳에 속을 드러 내 놓고 드러누운 좌판 좀처럼 문을 열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몸값을 낮춘 봄 정기세일 여전히 아낙의 쌈짓돈은 호주머니에서 고개만 들썩인다. 원색의 패스트 푸드점 단시간에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해 맛의 중용을 잃은 햄버거, 샌드위치 혀를 마비시킬 듯 강한 향신료와 청량음료가 즐비하고 째깍이는 시계추따라 쾌락의 역치가 조절된다. 바삐 어디론가 서둘러 가는 사람들 살아 남기 위해 어딘가에 꽂혀 있어야 하는 작은 부속들 느슨하여 빠져 나오는 날 거리 청소부의 타겟이 되리라 간간이 흐느끼는 도시의 가로수 연초록 물 오른 그들의 손은 번뜩이는 말의 칼날에 사색이 된 듯 바들바들 오금을 떤다. 러시아워에 맞춰 도시는 심하게 출렁거리고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사람들의 위치 꽉 끼여 들썩일 수도 없는 좁은 반경 봄은 필경 내 마음속에 도를 닦으러 왔는가 설레이던 동심의 봄은 단거리 선수처럼 잔뜩 상기되어 가쁜 호흡을 몰아 쉬고 우뚝우뚝 하늘 높이 솟구친 마천루만 봄의 기운을 킁킁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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