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유흥주 칼럼 한미자유연맹 이사장 4/23/2014
*마음이 망가진 한국의 서글픈 현실*
워싱턴 한인연합회의 분향소에 조문객이 줄을 잇는다.
친지들과 함깨 본향소를 방문하고 하얀국화 한송이를 분향소에 놓고 돌아오며 생각하니 아이들 보기가 부끄러운 어른들이라 생각된다.
분향소를 차려놓은 린다한 회장과 임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세월호 여객선 선장은 476명의 탑승자들을 두고도 제일 먼저 탈출했다. 선장은 마음자체가 망가진 사람이다. 실 종자의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이니 참담한 일이다.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살아야할 유가 족들에게 거듭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고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재삼 확인하며 476명이나 탑승 한 대형 여객선이 조류가 빨라 운항하기 어려운 섬 사이를 빠져나가는데 경력 1년의 25세 처녀뱃사공에게 배를 맡겼다. 위험한 구간이면 당연히 선장이나 경력이 많은 일등 항해사가 조종실을 지켰어야 했는데, 그들은 어디에 있었던가.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자 선장은 가장 먼저 탈출을 해버렸다. 선장의 연락을 받고 조타수와 갑판장 기관장 등 승무원 대부분도 배를 빠져나왔다. 그 많 은 승객을 내버려두고 탈출한 선장은 병원에 앉아 젖은 돈을 말리고 있었다고 한다. 기가 막힌 서글픈 현주소다. 476 명의 승객이 탄 배가 하필이면 저리도 정신 나간 선장을 만났더란 말인가. 선장 (船長)은 특별한 '선박권력'을 갖는다. 해상에서 항해중 반란이나 법죄자의 생사여탈의 재판권도 갖는다. 선원을 지휘·감독하는 지휘 명령권, 선내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는 징계권, 사람의 생명 ·신체 또는 선박에 미치는 위험을 방지 하는 조치권이 그것. 그래서 배와 운명을 함께해야 하는 막중한 직업의식과 윤리감각이 요구되는 게다. 권리와 동시에 막강한 의무도 있다. 배가 침몰한다 는 판단이 서면 우선 비상경보를 울리고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갑판으로 나 오도록 안내방송을 하는 것이 ‘해상안전규정’의 기본이라고 한다. 승무원은 승객의 안전을 도와야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 선장은 침몰선과 최후를 같이한다는 각오로 승객 구조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 그것은 법 규정 이전에 직업윤리이자 평범한 상식이기도 하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선 규정은커녕 윤리도 상식도 없었다. 마 음이 살아있고 서글프지않은 미국의 현조소를 보자. 워싱턴에 살고있던 우리동포와 미국시민들은 손에 땀이나게 안타까운 심정으로 미국TV방송을 생생하게 보았다. 때는1982년 1월13일에 후로리다 보잉 737항공기가 워싱턴 공항을 이륙 하자마자 DC. 14번가 다리 교각에 뒷 날개 부분이 충돌하면서 그대로 포토맥 강으로 추락해78명이 죽은 사건이었다. 조종사와 승무원및 승객은 비행기와 함께 그대로 강물 속으로 침몰했다. 세차게 휘몰아 치는 눈보라 속으로 DC 공 원국 헬리 콥터가 날아왔다. 비행기의 뒷날개에 메달린5명의 생존자 위를 선회하다가 대머리 콧수염을 기른 중년 남자위로 로프를 내렸다. 그 남자는 그 로프로 자기몸을 묶는 대신 옆에 있던 여자게게 넘겨주엇다. 헬리콥터는 그 여자를 끌어올렸다. 되돌아온 헬리콥터는 또다시 그중년의 남자 위로 로프를 내렸다. 그 남자는 이번에도 그 로프를 곁에 있던 젊은사람 에게 넘겨주었다. 헬 리콥터는 4명의 생존자를 강가로 옮겨놓았다. 그런데 헬리콥터가 또다시 그 대머리 중년 남자가 있는 곳으로 날아갔으나 포토맥강에 가라앉은 그의 모습은 영영 보이지 않았다. 그당시 많은 미국 인들을 눈물짓게 하고 가슴 아프게 했던 이 초노의 시민은 애틀란타에 있는 어느 은행의 간부로 알랜드 윌리엄즈 2세였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1912년 4월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 때도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는 최후까지 승객을 구조하다가 배와 운명을 함께했다. 선장의 귀감이다. 세월호 사건은 기 본적인 안전의식의 문제를 넘어선 인간성 상실과 윤리의식 부재의 방증이다. 생때같은 목숨을 차가운 바닷속에 속절없이 버려두고, 수학여행길에서 돌아오지 않은 아이들을 온 국민의 가슴속에 묻어두고, 한국은 건전한 상식이 통하고 일상의 도덕성이 작동하는 세상을 새로 설계해 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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