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써내려간 時가 있다면 이럴것이다
지체장애 3급인 고등학생 김 경원군 (18)은 최근 시집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을 통해 속마음을 꺼내 널었다
'잠겨있는 자물쇠를 풀 수 있는건 /그에 맞는 열쇠가 있기 때문이다
사랑도 그렇다'
나태주시인은 김군의 시 69편을 읽고 '별꽃'이라는 시를 써줬다
'별꽃같은 마음이여/ 오래오래 그 자리에 피어있거라'
세살 때 버스 터미널에서 발견돼 줄곧 재활원에서 자라온 김군 ,
최근에야 한글을 깨친 노년,
서울의 노숙인처럼 시와 무관할 것 같은 삶에 문학이 만개했다
평균연령 69세,86명의 어르신이 쓴 시 .산문집
'보고시픈 당신에게'는 늦깎이 한글학교 학생들의 생애 첫 기록.
기교는 없다
다만 사투리와 비문(非文)이 직접그린 그림과 어울리며 묘한 동심童心
마져 자아낸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김시자 (69)씨가 떨리는 몸으로 쓴 손글씨를 통해서 보여주는 당당함 ,
'요즘은 세상이 환하다..겁이 안난다'는 김숙자(67)씨의 고백 등으로 빼곡하다
아동문학가 이상교씨는
"이 책의 모든 글자는 꽃"이라며 "최근 이처럼 아껴 읽은 글도 드물다" 고 했다
2012년 초등학력 인정 졸업장을 얻은 황보출(83)할머니는 최근 시집 '가'자 뒷다리'를 펴냈다
"순한 문장 사이에 툭툭 박한 삶의 무게 앞에서 몇번이나 숨을 골라야 했다 "는
소설가 김애란의 고백처럼
까막눈에서 한 자씩 앞으로 나아가는 더듬거림이 묵직한 감동을 선물한다
'인생은 / 나무 밑에 앉았다가 / 새처럼 / 날아갔다 '
9일 서울 대학로에선 노숙자들의 시 .산문집 '오로지 삶'발간 축하 행사가 열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들이 2012 년 부터 2년간 노숙인 쉼터에
김기택 이현수 등 시인.소설가를 파견해 특강 과 '민들레 문학상'공모를 진행한 결과물이다
'오로지 삶'은 지난해부터 거의 매달 노숙인들과 문학 모임을 열어온 최지인 시인이
발간을 주도했다
최시인은 "끼니를 거르지 말라는 , 스팸 혹은 식용유의 마음을 책에 담았다 "고 했다
출간의 사정은 특별하다
김경원군의 시집은 광주 조선대부고 반 친구들이 온라인 펀딩으로 모은
1156만원으로 탄생했다
고교 졸업후 재활원에서 퇴소해 자립해야하는 김군을 위한 친구들의 선물인 셈이다
'보고시픈...'은 전국문해기초교육협의회와 출판사가 주최한 공모전에서 뽑힌 작품들이고
황보시의 시집은 노안.약시탓에 글씨를 읽기어려운 독자들을 위해 출범한
큰 글씨 전문 1인 출판사의 첫 책이다
수원
*정 상 혁 기자
♬ ...I Love you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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