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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이야기

☆☆☆영암 이야기

월출산을 등반하려고 영암에 간 등산객이 한적한 마을 길을 걷고 있었다. 

길가에는 금계국, 꽃무릇, 빗살현호색, 목백일홍, 만화방창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등산객은 지상에 천국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지리산 제일 봉은 천왕봉인데 월출산 제일 봉은 천황봉이구나. 
훗날 황제가 태어난다는 뜻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상념에 잠겨 걷는데, 
어라! 저 어록이 무어지?

길갓집 쪽문에
'多 不 有 時'
라는 한자 경구가 적혀있다

한참을 보았지만 그 뜻을 알 수가 없다.

'多 不 有 時'
'많다, 아니다, 있다, 시간?'

'시간은 있지만 많지 않다는 뜻인가?'

등산객은 자신의 지식을 총 동원해 한자의 뜻을 풀어 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심오한 뜻을 알 수가 없었다.

분명히 학식이 풍부하고 인격이 고매한 분일 거야. 성인聖人 같은 이 분을 꼭 한 번 만나 봐야겠어.

등산객은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자 옆집에서 런닝셔츠 차림의 한 할아버지가 나오셨다. 눈빛이 맑고 깊고 형형하며 눈썹은 하얗고 길었다

- 어이~ 거기서 뭐 하는 거여?

- 아~ 예, 여기 사는 분 좀 만나 뵈려구요.

- 머시라고? 거긴 아무도 안 살어.

- 그래요? 여기 이 한자성어를 적으신 분 좀 뵈려고 하는데요.

- 잉, 그거? 나가 적은 것인디.

- 그래요? 꼭 뵙고 싶었어요.
할아버님, 여기가 대체 무슨 문입니까?

- 그거? 
별 거 아니여~
칙간이구만 칙간~

- 네? 칙간이요?

- 와따 그것도 모르요. 똥깐이요, 똥깐~

- 네, 화장실 이라구요? 아~
그럼, 이 글의 뜻은 뭡니까?“

노인이 혀를 끌끌 차더니
한참이 지난다음 말을 이었다

- 아~~~ 참, 나~~ 그거~~~

어찌케 젊은이가 多 不 有 時도 모른다요?

영암 사람  아닌갑소 잉~

다 불 유 시
요~~~
다불유시(W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