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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우파, 소멸이냐 부활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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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 준 모 (朴 峻 模)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약 칭: (사)선 사 연   
2022. 04. 15.

 대한민국의 우파, 소멸이냐 부활이냐 





  ○... 집 뜯어먹는 흰개미

  
3대가 함께 사는 집이 있다. 집은 근사하지만 손주들은 요즘 스타일이 아니라고 자꾸 불평한다. 설상가상으로 집안이 온통 흰개미투성이다. 음식 찌꺼기가 아니라 나무 기둥이나 대들보를 파먹는 흰개미가 집안 곳곳 속살을 다 뜯어먹으며 알을 계속 까고 있어 집을 부수거나 태우지 않으면 도저히 박멸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어른들은 난감하다. “이 집이 어떤 집인데”, “얼마나 피땀 흘려 짓고 지켜 온 집인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라고 한탄하며 “우리 다함께 그 옛날처럼 힘을 모아 흰개미를 박살내고 흰개미 왕을 붙잡아 태워 버리자”고 열을 올린다. 하지만 그 시간에도 흰개미는 기둥뿌리를 배불리 파먹고 집주인을 비웃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벌써 다들 눈치챘겠지만 여기서 집은 대한민국을 의미한다. 흰개미가 누구를 가리키는지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상황을 어떻게 규정하고 어떤 대책을 주장하든 선택의 문제이겠으나 집을 그대로 둔 채 흰개미를 박멸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먼저 집안 식구들 모두 흰개미가 집 자체를 뜯어먹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어린 손자 손녀들이 어른들 말씀을 믿고 따라야 한다. 흰개미도 엄연한 생명체이므로 보호해야 한다느니, 집을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느니 등의 황당한 이유를 들이대며 막아선다면 애초부터 싹수가 노랗다. 둘째, 집을 멀쩡히 유지한 채 흰개미를 박멸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라면 흰개미 잡다가 집이 무너질 테니 말이다. 셋째, 흰개미를 계속 집안으로 들여보내고 흰개미가 각종 구충제에 견뎌 내도록 온갖 지원을 제공하는 옆집, 뒷집의 양아치 이웃들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

  
흰개미만 없애고 집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위의 세 가지 전제조건을 충족할 능력부터 갖춰야 한다. 그러나 흰개미를 죽이고 집을 유지할 수 있는 단계를 이미 지났다면 그 결과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물론 이것은 상황 인식과 선택의 문제이지만 역사에서 책임은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잘못된 결과를 책임지는 ’결과 책임‘이다.

  
○... 국가의 근본을 망각한 엘리트

  
그렇다면 집주인에게는 잘못이 없는가? 국가의 근본은 무엇인가? 서구의 학문과 지식, 이론으로 무장한 수준 높은 답변들도 있겠지만 국가의 근본은 ‘뿌리’와 ‘백성’이라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과 혼백, 정서적 일체감이 바로 뿌리다. 쉽게 말해 외국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할 때의 그 감정과 유대감,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혈통과 조상의 땅과 역사다. 백성은 ‘무늬만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조선 시대 지배 계급처럼 견고히 유지되는 관직과 권력의 ‘신분적 이너 서클’ 밖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오늘도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 일하면서 마주치는 사람들, 뭔가 항상 속는 것 같긴 하나 뭔지는 잘 모르겠고 파고들자니 내 코가 석 자라 그냥 ‘잘난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그 잘난 사람들이 권력과 국부를 갈라먹고 돌려 먹기 하다가 나라가 무너지고 난리가 나면 늘 먼저 죽거나 피란 가야 하는 사람들, 그런 우리가 백성이다.

  
굳이 사회과학적 개념으로 정의하지 않더라도 국가의 근본이 위에 말한 뿌리와 백성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익 통치 엘리트들은 국가의 근본인 뿌리와 백성을 찾고, 지키고, 존중했는가? 우리의 사상적 뿌리가 ‘이치’와 ‘인간’의 존중이고 우리의 정서적 규범의 뿌리가 ‘정(情)’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지키려 했는가? 우익 지도자들은 정말로 민족 통일을 원하는가? 혹시 그냥 이대로 살자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또 이 땅을 ‘리틀 아메리카’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대답은 각자의 몫이다.

  
○... 그래서 다시 건국

  
국가의 근본인 뿌리와 백성을 망각한 통치 엘리트 계급과 그들만의 나라, 그마저도 흰개미가 속살을 파먹어 기둥에 구멍이 숭숭 뚫린 나라를 모두가 안 되겠다고 눈으로 확인할 때까지 이대로 놔둘 텐가? 그러면 결국 우리 평민들만 또다시 죽어나기 때문에 필자는 수 년 전부터 건국을 제안했고, 지금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제안하는 것이다. 한민족의 뿌리와 정신, 규범으로 우리 백성이 주체가 되어 우리의 사상으로 우리 몸과 정서에 맞는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한 번도 주체가 되지 못하고, 늘 수탈만 당하고 이용당하며, 개돼지 취급을 받던 평민백성들의 나라를 세우자는 것이다. 무너진 다음에 나라를 새로 만들 것인가, 나라가 아직 있을 때 새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이대로 버텨 볼 것인가? 아직 가지 않은 길이니 지금은 선택의 문제로 보일 것이다.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 온 우익 원로들은 그 지혜와 경륜을 되살려 이제는 진정으로 성 밖의 평민백성들을 위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면 우익은 소멸하지 않고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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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박준모 (parking2020 @naver.com)  
    서울대 법대·미국 에모리대학 로스쿨 졸업
    (현) 클레어폭스 홀딩스 대표
    (전) 씨스타픽처스 대표
    (전) 초록뱀미디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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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