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이 컴컴한 아침.
발을 내딛는 순간
빗방울이 떨어진다.
더욱 큰 것들로 변해 내린다.
평소에 다니던 길 보담
오늘은 다른 길 택해 달린다.
찻창에
떨어지는 방울은 꽤 크다.
시원하게 뚫린 길이
편하게 달릴 수 있어 좋다.
잠시 사무실 둘러 보고
행사 시작 전 리허설까지 1시간 반이
남은 이 시점에
청량리, 종로, 세종로, 마포 그리고
그 장소에 이르러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벌써 행사 준비에 분주한듯
몇몇이 보인다.
30여년 전에 있었던 것과 다른 느낌
유명 인사들만이 들어서는
무대 뒤의 대기실로 안내를 받고
들어선다.
이곳 저곳의 방을 구경하고
오늘 행사에 입을 턱시도를 건다.
몇번 연습 때 만난 그들 일부를 보고
서로 인사를 한다.
그들만이 하는 모습.
오늘 여기에서 선 뵈일 걸 위해
무척이나 열심히 소리 내어 보는 모습이
색 다르다.
아랫 배에 힘주고
내뱉는 소린 더욱 새롭다.
물론 그 순간 짧게
내는 소린 그렇게 훌륭치 않다?
특이하게 느껴진다?
평소 다른 사람들의 소리와
영 다르다.
각 방에서 소리가 들린다.
피아노 첫음을 쳐 소릴 맞추어 본다.
12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리허셜을 못하고 있다.
비가 오는 바람에
무척이나 길이 막히고
지체되는 것 같다.
우선 급한 대로 먼저 온 선수부터
시작되고...
피아노 반주자와
출연자 별로 들어서
불러 댄다.
객이 없는 곳에
단장께서 듣고 코멘트를 한다.
이젠 별 수 없다.
그 얼마 동안의 연습에
이어 실행 전의 순간을
점검 당하고 행한다.
어!
시간이 꽤 흘러갔다.
시작 전 40분인 이 순간
대충 리허셜 시간은 끝난다.
바깥이 궁금하다.
나선 순간
저어기 형님, 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카운터에 수고하는 동창사무국 직원과 후배들의 모습이
보이고 아는 선후배에게 인사를 한다.
이제 오늘의 음악회 시작 5분 전
무대 뒤 대기실에 모여
행사 옷으로 갈아 입는다.
순서에 의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그렇게도 시간이 빨리 흐른다.
지루함도 모른다.
사실 지난 주에 걸린 감기로
무척이나 신경이 써이는데다가
목이 칼칼거려서...
깝깝하다?
걸린다?
평소에 불렀던 것이라도
긴장이 된다?
편하게 하겠지 라고 해도 그렇다?
인터미션이 지난 뒤
바이올린 곡 다음에
오르갠 곡을 듣고 나
차례가 오고
무대로 피아노 반주자와 들어선다.
자리에 앉아 있는 동문 선후배와 가족들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얼마만에 서는 자리인가?
처음 소리 걸린다?
다소 긴장한 탓?
쉬이 넘어 간다?
감이 온다.
편하다.
다 보인다.
소리가 더욱 부드럽게
나옴을 느낀다.
손도 앞을 내밀어 움직인다.
끝난다.
인사를 하니
박수 소리가 들린다.
무대를 벗어나는 순간
아쉽다.
대기실로 들어서니
반긴다.
잘했다.
수고했다고 격려한다.
어쨌든 아쉽다?
시간을 갖고 충분히
다른 곡을 선정해 연습해서
할 걸...
그래 언제 그럴 시간이 있겠지?
마무리에 오늘에 출연한 분들과 같이
무대에서 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무대 바깥에서
동문 선후배와 가족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또 축하 꽃다발도 받고
기념 사진도 찍는다.
다시 무대 대기실로 돌아와
평상인으로 변한다.
며칠 전에 교통사고로 입원한
안식구 퇴원관계로
먼저 자리를 뜬다.
바깥은 시원하게
비를 뿌리고 있듯이
내린다.
길이 막혀 평소의 길로 바꾼다.
한시간 정도 걸려 당도하고
퇴원 수속이 끝난 뒤
바로 집으로 향한다.
시원하게 내리는 비 속을
한없이 달리고 싶지만...
오늘은 즐거운 하루.
행복한 순간의 시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