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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절 집 이야기

가람들은 사찰을 무심히 본다. 아니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그기에 절이 있으니 풍경이나 감상하면서 쳐다보고 지나가는게 고작이다. 하지만, 왕릉과 마찬가지로 모든 절집의 구조들은 모두 다 그만한 상당한 나름대로 이유을 가지고 세워져 있다.

모든 사물의 이치가 다 똑같겠지만, 절집의 구조도 이것을 알고보면 보는 재미가 더해진다.

그래서 절집을 볼 때 우리는 의문을 가지고 접근해야만 한다.

즉 불상은 왜 서쪽을 보도록 배치됐을까?, 

얼핏 보아 똑같아 보이는 불상들은 어떻게 구분할까?

불상의 머리는 왜 꼬불꼬불할까?

탑의 층수는 어떻게 구분되어지는가?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아무리 세어봐도 6층 석탑인데, 왜 5층 석탑이라고 하는 것일까?

등등....호기심을 갖고 절집 구석구석을 둘러보면 궁금한 것이 많을뿐만 아니라 이것들을 풀어보면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재미있어진다.

자, 이제 절집을 무심히 스쳐지나치지 말고 의문을 가지고 접근해 보자.

 

 

1. 공주 마곡사나 부석사 무량수전의 불상은 왜 법당 정면이 아니라 왼쪽 벽에 앉아 있을까?

 

    무량수전이 서방 극락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의 법당이기 때문이다.


2, 일주문엔 왜 문이 없을까?

절 집의 일주문은 도둑을 막기 위한 문이 아니라, 오욕칠정으로 물든 차안(此岸)의 번잡한 세상과 무욕의 세계를 나타내는 피안(彼岸)의 불법세계를 나누는 상징적인 문이기 때문이다. 비록 ‘일주(一柱)’ 문이라고는 부르지만, 기실 자세히 보면 기둥 수는 대개 2개지만, 부산 범어사 일주문처럼 기둥이 4개인 경우도 있다. 옆에서 볼 때 기둥이 한줄로 보인다고 해서 ‘일주(一柱)’문이다.

3, 일주문 다음에 나타나는 천왕문의 무서운 사천왕들은 누구일까?

사천왕(四天王)은 동·서·남·북 천지사방의 수호신장으로 악한 것을 막고 불법을 보호하는 신장들을 일컫는다. 이들의 구분은 모양과 손에 든 것으로 방위를 구분한다.

칼을 든 지국천왕은 동쪽, 용과 여의주를 든 증장천왕은 남쪽, 탑과 삼지창을 든 광목천왕은 서쪽, 비파를 든 다문천왕은 북쪽을 지킨다. 천왕문을 지나 금강문이 있는 절도 있다. 절을 지키는 금강역사(力士) 2명이 있는데, 오른쪽은 입을 벌리고, 왼쪽은 입을 다물고 있다.

 

4, 법당 벽에는 왜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이 그림의 뜻은?

법당벽에 그려진 벽화로는소와 동자가 나오는 그림인 ‘심우도(尋牛圖)’나 혹은 부처의 성도과정을 그린 '팔상도'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이중 심우도는 평범한 중생(동자)이 본성(소, 불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10장으로 나눠 그렸다. 소의 몸이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변하는 것은 소 길들이기, 즉 마음을 닦는 단계를 나타낸다. 법주사 팔상전처럼 ‘팔상전’ ‘영산전’이란 이름의 법당에는 부처의 일대기를 그린 ‘팔상도’가 있다. 부처의 탄생부터 열반까지를 8장으로 나눠 그린 그림이다.

 

5, 불상의 머리는 왜 꼬불꼬불할까?

실제 부처(석가모니)는 출가한 승려였으니 머리를 삭발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일부에 남아 있는 모습을 보면 삭발을 하지 않은 것도 볼 수가 있는데, 본디 고다마싯달타는 석가족인 인도 아리안계통이였고, 이들은 모두 뽀쪽한 코에 깊은 눈과 곱슬머리를 하고 있다. 그같은 연유로 불상의 머리가 곱슬머리형태로 남아 있다고 보여지지만, 또 다른 학설(정설)은 불상을 만들 땐 ‘부처의 모습이 이러하다’고 72가지 특징을 규정한 ‘72길상(72호종상)’을 따랐기 떄문이라고도 한다.

‘주먹 같은 상투가 있고, 몸이 금색이며, 이마 중간에 흰 털이 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머리 위에 상투를 올리고, 금빛으로 칠하고, 이마에 수정 같은 보석을 끼워넣었다. 목의 세 줄기 주름과 몸 뒤의 후광처럼 보이는 광배도 32길상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인도 아리안계의 원래 모습으로 금색인 몸은 후대에 부처를 숭상하기 위해서 조성한 것일뿐 본 모습은 아니라고 보여지며, 몸 뒤의 광배는 꺠달은 사람몸에 나타나는 빛이다. 이는 부처뿐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깨달음을 얻으면 그 정도에 따라서 광배가 크그나 적게 나타난다.


6, 절엔 어떤 불상들이 있나?

전각(법당)의 이름은 그 안에 모셔져 있는 주존불에 따라 지어진다. 우리나라엔 석가모니불이 있는 대웅전이 가장 많다. ‘위대한 영웅(大雄)’은 유혹을 뿌리치고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를 가리킨다. 석가모니불·아미타불·약사여래불의 세 불상이 나란히 있으면 격을 높여 ‘대웅보전’이라고 한다. 본디 대웅전이란 우리만족의 대웅인 환웅천황(桓雄天皇)을 모신곳이였으니 불교가 한국에 전래되면서 석가족인 고다마 싯달타가 이를 빼았아서 환웅천황 대신 그 자리르 찾지하고 앉아 있는 것이다.

또 서방극락세계를 다스리는 아미타불이 있는 전각일 경우네는 미타전 혹은 아미타전, 또는 무량수전,무량수각, 극락전 등으로 불린다. 부석사 무량수전,봉정사 극락전처럼 극락전·무량수전·아미타전이란 이름이 붙으면 아미타불이 주존불로 모셔진 법당이다.

사회혼란기에 반듯이 나타나는 미륵신앙의 대상으로 미륵불이 주존불로 모셔져 있는 전각이 미륵전이다.
금산사 미륵전이 대표적인 전각이다. 미륵은 석가모니 사후 2500년이 지난 말세에 나타나 인간을 구원할 부처다. 그래서 힘없는 대중들의 미래의 희망을 심어주는 부처다. 때문에 나라가 혼란하거나, 망국이 되면 이 한을 달래기 위해서 미륵신앙이 출현한다. 백제말기의 진표에 의해서 개창된 점찰신앙이나 신라말기 및 고려말기에 나타난 미륵신앙이 이들이다. 떄문에 신라 말기의 궁예는 스스로를 ‘미륵’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또 관세음보살과 약사여래를 모신 전각은 관음전(圓通殿, 원통각)과 약사전이다. 대다수의 절집에는 모두 있는 이들 전각들은 인간의 질병과 고통을 없애주는 주불을 모시고 심약한 인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자 했다. 관세음보살은 한 손에 감로수병을 들고 있고, 약사여래는 한 손에 약병을 들고 있다.

 

지옥중생들이 모두 구제되기전까지는 성불을 미루겠다고 서원한 지장보살을 보신 전각이 지장전 혹은 시왕전이다. 이 전각안에는 지장 보살을 중심으로 염라대왕과 염라대왕을 보좌하는 지옥 시왕(十王)들이 모셔져 있고, 인간의 행적에 따라서 벌을 주는 재판장인 最判官이 명부를 들고서 재판을 주관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이 지장전의 기도가 가장 신효하고 신속하다.

 

이들 보살들 외에 그 좌우협시불(보살)로 보현, 관음,문수, 대세지불 등이 있으며,

칠성전(각)에는 북두칠성의 제신들과 칠성광여래불이

독성전에는 독성(나반존자)이

삼성각에는 중앙의 칠성광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산신과 독성을 모시고 있고

산신각에는 그 산의 산신을 모시고 있는 바,

보통은 인간의 수명을 주관하는 북두칠성과 길흉화복을 주관하는 산신과 복을 주관하는 독성을 함께 모신

三聖閣이 일반적인 형태다.

하지만, 이들 칠성전, 독성전, 산신각은 불교의 본 모습은 아니며,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될 때 일반민초들을 회유하기 위해서 우리민족 고유의 신앙들을 접목시킨 형태로 이는 고다마가 추구했던 본 모습은 아니다.

 

참고로 기도의 효험은 허공기도(불교와는 전혀 무관하기에 불교 종단에서 금지하고 있슴)가 으뜸이고

그 다음이 독성기도며,

그 다음이 지장기도다.

그 나머지 기도는 모두 효험이 없는 바, 이는 불교의 근본 목적이 자기안의 불성을 찾아서 성불하는 것이지 기도 따위로 기복을 추구하는 신앙이 아니기 떄문이다.

이같은 연유로 아주 공고롭게도 거의 대부분의 사찰을 보면, 풍수적으로 그 사찰의 핵(核) 즉 結穴處에 석가모니를 모신 대웅전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산신각이나 혹은 삼성각 및 지장전 등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때문에 이들 전각에서 기도나 수련을 하면 그 산에 凝氣된 氣를 받기 때문에 速效가 나타나는 것이다.



7, 부처와 보살은 누구인가.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경계가 없는 無上境界의 해탈을 얻은 이들을 아라한이라고 하는데, 보통은 나한(羅漢)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아라한들이 완전한 해탈을 얻어서 가고 옴에 거침이 없는 경지가 바로 부처고, 이들 중 부처의 경지에 오르지 못하고 아라한의 경지에 머물고 있는 이들이 바로 보살이다. 이들상 즉 부처상과 보살상은 머리 장식으로 구분한다. 머리가 검고 꼬불꼬불하면 부처상, 보관(寶冠)을 쓰고 있으면 보살상이다. 보살상은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화려한 장신구를 둘렀다.

부처는 깨달음을 얻은 이, 보살은 깨달음을 얻었지만 아직 부처가 되지 않은 이를 가리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절에서는 절에오는 모든 여자들을 모두 보살이라고 부른다. 아마도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서  ‘보살’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때문에 절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까지 ‘보살’이라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8, 비슷비슷하게 생긴 불상을 구분하는 방법은?

법당 이름과 손모양(手印)으로 알 수 있다. 석가모니불은 석굴암 본존불상처럼 왼쪽 손바닥을 위로 보게 해 무릎에 얹고, 오른손으로는 땅을 짚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 많다. 아미타불은 대개 검지나 중지를 엄지에 갖다대 원모양을 만든 모습이다. 불법을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은 왼쪽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쥐고 있는 指捲印이다.


9, 불상이 없는 법당인 寂滅寶宮은?

거대사찰인 양산 통도사와 태백산 정암사 대웅전엔 불상이 없다. 부처의 진신사리가 있는 사리탑이 있기 때문에 별도로 불상을 둘 필요가 없기 떄문이다. 진신사리가 있는 법당을 ‘적멸보궁’이라고 한다.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사자산 법흥사, 태백산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이고 이들 보궁에는 불상이 법당에 없는 人法堂(인법당)이다.



10, 탑의 층수는 어떻게 세나.

탑(스투파)은 부처나 스님들의 사리를 보관하기 위한 용도로 세워졌는 바, 보통 받침돌과 기단 및 본체와 두륜부(寶蓋)로 나뉘어진다. 떄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상당히 생소하고 또 층수를 헤아리는 것이 아주 힘들게 되어 있는 조형물이다.

해서 탑의 층수를 셀려면, 아주 간단하게 처마 모양의 지붕돌만 세어보면 되는데, 부처나 스님들의 사리를 보관했기 떄문에 陰氣인 사리에 陰陽의 조화를 맞추기 위해서 陽氣를 나타내는 홀수로 되어 있다. 때문에 陽數인 3,5,7,9  등의 숫자로 나타나는 층수를 지향한다. 해서 지붕돌이 3 개면 3 층탑, 5 개면 5 층탑이다. 아랫부분은 받침돌, 기단이고 윗 부분은 보륜이나 두륜부이기 때문이다. 이같이 탑은 부처나 스님들의 사리를 넣기 위한 사리보관함이었으나 후에 불법의 상징물로 변했다.
탑 안에는 사리함과 의발, 필사본 불경 등과 같은 보물을 넣었다. 때문에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도 불국사 석가탑 안에서 발견된 보물이다. 이같은 탑은 목탑,석탑,전탑,모전석탑 등으로 발전되어 왔다.

 

11, 요사채와 선방

 

규모가 있는 본사급의 큰 사찰에는 일반인들의 기거를 위한 요사채와 스님들의 禪수행을 위한 禪房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있으며, 절집의 대소사를 관장하기 위한 종무소가 별도로 있다.

 

12, 祖室과 조사각, 국사전

 

절집의 상징적인 제일 어른인 조실을 위한 祖室이 있고, 또 이 절집의 실질적인 주재자인 주지가 거처하는 주지실이 있으며,

큰 절(본사격에 해당하는 큰 절 집에는 모두 있슴)에는 이 절 집을 개창한 개창조를 모신 祖師閣(殿)과 그 절집을 중흥시킨 중흥조와 그 절집을 거처간 국사나 유명인사들의 영정을 모신 조사전이나 조영전이 있다.

또 16국사를 배출한 조계산 송광사처럼 많은 국사를 배출한 곳에는 國師殿이 별도로 조성되어 있기도 하다.

 

절집에는 수행을 전문으로 하는 理判僧과 절의 살림을 전문으로 하는 행정승인 事판승이 있는 바, 조실은 절 집살림과는 상관없이 수행만을 독려하는 이판승이고, 주지는 수행보다는 절집살림을 도맡아 살아가는 사판승이다. 그래서 이 둘을 합하여 이판사판승이라고 하는데, 이 말이 와전되면서 좋지않는 우리말인 '理判事判'이라는 말이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