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인의글

빈 이태리 코리아 월드 투어 2009에서 만난 사람

하이야트 그랜볼륨에서 열린 빈이태리 코리아 월드투어 2009.

장화처럼 생긴 이태리 남북의 거의 모든업체가 망라되어 참가.
질좋은 와인들이 다량 출품.

품질에 민감한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으려고 부단한 노력 경주.
가격대는 1유로대에서 부터 40 ~ 50유로대까지 다양.
괜찮은 와인들은 대개 3 ~ 15유로대.

한쪽컨에 있는 전시대에서 가격대비 괜찮은 BDM 발견
한화 10만원 넘는 비디엠만 보아오다가 2만원대의 비디엠을 발견했으니
눈이 번쩍 뜨일 수 밖에.

하지만, 무언가 미진한 부분이 있기는 한데....
재확인차 H호텔에 근무하는 유명한 모 소몰리에를 불러서 같이 테이스팅

경험이 배움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재확인.

한 모금 마시더니만 마치 쪽집개처럼 그 이유를 집어낸다.

" 이 와인은 마시기 아주 편하고 좋은 와인이지만, 포도를 선별하지 않고 양조했기

 때문에 아주 고급으로 분류될 수 없어 최고급을 찾는 크라이언트에게는 팔 수가 없다. "
그러면서 이 와인에 대한 마케팅 컨셉을 확실하게 짚어준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졸지에 신물에 나오는 시즈쿠가 생각난다. 물론 나이 차이가

20년 이상 나지만 그래도 순진하게 웃는 모습이 꼭 시즈쿠의 4 ~ 5십대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웃슴이 나온다.

모 호텔에서 10년째 소몰리에로 일한다는 이분의 이는 와인에 절여 거의 쌔까막케

변색되어 있어 웃을 때는 마치 이가 썩은 것처럼 보인다.
그 만큼 많이 마셨으니 귀신이 될 수 밖에.....

역시 와인은 학문이 아니라 경험의 분야인가 보다.
나도 최근 몇 년만에 와인 교육을 받으면서 소형아파트 한 채를 배속에 넣고 다니지만,

이 분에 비하면 어림도 없다.

오늘 또 하나의 귀중한 교훈을 얻고 간다.

하늘은 높고 땅은 넓으며
마실 와인은 많고
와인은 학문이 아니라 경험으로 아는 분야라는 것을.....

또 하나,
우리가 아는 고수는 진정한 고수가 아니라
이들 보다 훨씬 더 초절정 고수가 도처에 숨어 있다는 것을...

참가했던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가격을 물어 보면서 느낀 점은 그동안 한국사람들이

참으로 와인을 비싸게 사먹고 있었다는 점이다. 비싼 이유가 어디에 있던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