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의 청진사, 쿠차의 키질천불동, 투루판의 베제크리크 천불동]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소륵국(카슈가르)
『다시 총령에서 걸어서 한 달을 가면 소륵(疏勒, 카슈가르Kashgar)에 이른다.
외국에서는 가사기리국(伽師祇離國, 카슈가르)이라고 부른다. 이곳 역시 중국군사들이
주둔하고 있다. 절이 있고 승려도 있으며 소승법이 행해진다. 고기와 파, 부추 등을
먹으며 토착인 들은 모직 옷을 입는다. 』
혜초의 왕오천축국전[혜초지음/정수일옮김/학고재] 427쪽
구자국(쿠차)
『다시 소륵에서 동쪽으로 한달을 가면 구자국(龜玆國, 쿠차Kucha)에 이른다. 이곳이
바로 안서 대도호부(安西大都護府)로서 중국 군사의 대규모 집결처이다. 이 구자국에는
절도 많고 승려도 많으며 소승법이 행해지고 있다. 고기와 파, 부추 등을 먹는다.
중국 승은 대승법을 행한다. 』
혜초의 왕오천축국전[혜초지음/정수일옮김/학고재] 432쪽
실크로드는 동서문명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아시아의 동쪽 끝 나라인 신라와
유럽을 연결해주는 통로의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신라는 실크로드를 통하여 유럽이나
서역과 교류를 하였다. 신라나 가야의 문화 중 유럽에서 전파된 문화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금빛 찬란한 금관, 영롱한 유리용기, 황금장식보검(계림로 14호분) 등이
그 증거이다. 신라 제38대 원성 왕의 능으로 추정되는 사적 제26호인 괘릉의 수호신인
무인석상의 모습이 특이하다. 우리의 얼굴 모습과 다른 서역인의 모습을 한 무인상이다.
부리부리한 눈 얼굴 모습이 아리안 계통의 인물이다. 이처럼 신라시대에도 서역인들이
계림에 까지 진출하여 그 흔적이 남긴 것이다.
실크로드를 통하여 신라의 젊은 승들이 머나먼 천축국까지 수행의 길을 걸었다. 혜초도
어린 나이에 중국의 광저우로 유학을 떠나 밀교승 금강지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다.
그는 더 나은 깨달음을 위해 스승의 권유로 머나먼 천축국으로 구도의 길을 떠난다.
723년에 광저우에서 배를 이용하여 동남아시아를 거쳐 천축으로 들어가 4년간 여러
곳에서 불교경전을 공부하였다. 그는 인도지역뿐만 아니라 페르시아를 거처 대식
(아라비아)까지 방문하고 파미르 고원을 넘어 카스, 쿠차, 우루무치, 둔황의 실크로드를
통해서 장안으로 귀국하게 된다.
혜초가 인도, 페르시아, 중국 서역에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기록한 것이 바로
‘왕오천축국전’이다. 온갖 어려움을 헤쳐 수만 리 길을 걸어서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기록한 내용은 목적지로 가는 방향, 소요시간, 왕국의 규모, 기후, 특산물, 풍습, 언어,
종교 등을 상세히 기록하였다. 이 기록은 8세기의 이슬람 문명권과 중국 문명권의
살아 있는 자료로 중요한 기록물이 된 것이다.
19세기의 중앙아시아 지역은 유럽 열강들의 아시아 침탈을 위한 스파이들의 천국
지역이었다. 현지에 있는 중요한 모든 정보와 자료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수탈 당하였다.
1900년 초에 둔황 천불동의 도사 왕원록이 우연한 기회에 모가오굴 제17동(
수많은 불경, 경전 들을 발견하였다. 프랑스의 펠리오는 천불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주지 왕원록을 꾀어 수많은 경전들을 프랑스로 반출하였다.
이렇게 반출된 자료 중 하나가 혜초가 기록으로 남긴 ‘왕오천축국전’이다.
‘왕오천축국전’은 총 227행이고 잔간은 약 6,400여자이며 세로가 28.5센티미터,
가로가 42센티미터인 종이 아홉 장을 이어서 만들었다. 연구한 결과 지은이는 계림의
혜초이고 원본은 3권으로 구성되었으나 현존본은 절약본이다.
혜초가 남긴 ‘왕오천축국전’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중요한 문화재이다. 당시
고구려, 백제, 신라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유학이나 불교의 경전을 공부하기 위해
중국으로 해외유학을 떠난다. 천축국의 나란다 절에도 신라에서 유학 온 젊은 학생들이
항시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왕오천축국전’은 우리의 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의 국립도서관에서
소유하고 있다. ‘왕오천축국전’을 빨리 되찾고 더 나아가 지금도 해외에 유출된
우리의 문화재를 하루 빨리 되찾아와 ‘한국의 국보’로 세계인의 보물인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여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보물로 영원히 보전해야 하겠다.
아울러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우리글로 옮기고 읽기 쉽고 자세한 주석을 달은
이슬람문화권에서 수학하여 해박한 현장지식으로 혜초의 구도의 길을 손수 걷고 이 책을
펴내어 선조들의 휼륭한 업적을 다시금 되돌아 볼수 있는 기회를 주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혜초의 고행 길을 더듬어 보고자 실크로드의 일부 구간을 답사하였지만 당시의 불교
유적은 모두 사라지고 일부 석굴에만 흔적이 남아 있다. ‘왕오천축국전’의 내용을 살펴
보면 카스와 쿠자에는 절과 중국 승려가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이슬람 문화권으로 바뀌어
모스크만 보인다. 인간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은 둔황 등의 석굴에만 불교의 흔적이 남아
있다.
혜초가 조국인 계림을 그리워하는 마음의 여덣구 시를 소개한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수행중인 구도자의 모습이 잘나타나 있다.
月夜瞻鄕路/월야첨향로
浮雲颯颯歸/부운삽삽귀
緘書參去便/함서참거편
豊急不聽廻/풍급불청회
我國天岸北/아국천안북
他邦地角西/타방지각서
日南無有雁/일남무유안
誰爲向林飛/수위향림비
달밝은 밤에 고향길을 바라보니
뜬구름은 너울너울 돌아가네.
그 편에 감히 편지 한장 부쳐 보지만
바람이 거세어 화답이 안들리는구나.
내 나라는 하늘가 북쪽에 있고
남의 나라는 땅끝 서쪽에 있네
일남에는 기러기마저 없으니
누가 소식 전하러 계림으로 날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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