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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시간에 따라 변하는 독일 피노누아

대저 모든 술이나 사람이 다 그러하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데, 독일 피노는 정말 다른 제품으로 변한다.

1. 첫 번째는 2010년 1월 17일 토요일의 시음회에서 맛보았던 독일 피노다.
    이 때는 상대 비교대상인 불곤의 닛생조르쥐 삐노 한병 합쳐서 8종을 마셨는데
    다들 훌륭했다. 그 당시 느낌으로는 독일 삐노도 잘 만든다는 것이였고, 향후 가격만
    괜찮다면 불곤의 훌륭한 대안을 넘어 자체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Dreissigacker, Spätburgunder Troken 2005

제일 처음 서빙된 와인으로  삐노 특유의 라이트하고 영롱한 컬러에 체리, 베리향과 감초향. 삐노 특유의 새콤한 산도. 베리류의 유순한 과일맛이 두드러진다. 감초 피니시도 좋다. 부루고뉴 피노라고 해도 속아 넘어길 정도로  맛있게 잘 만든 삐노다.

Duijn, Laufer Gut Alsenhof Pinot Noir 2005

 미네랄과 스파이스, 허브가 조금 많이 느껴지고 전반적으로 구수한 느낌이 있다. 산도 는 약하고 구조감이 단단하고 꽃향과 잘 익은 과일맛이 난다.

Markus Molitor Trarbacher Schlossberg Spätburgunder Trocken 2004

디켄터로 다른 와인과 함께 서빙.  미네랄리티가 동반된 약간의 커런트와, 체리, 딸기. 그리고 대단히 특징적인 토스티/스모키함과 볶은 커피향. 시간이 지날 수록 구수한 향으로 변해 간다.  

비교하라고 같이 서빙 된 Mongeard Mugneret의 Nuits st. Georges 2004와인에 비해 오렌지 림의 크기가 커서 오히려 더 오래된 거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전체적으로는 뉘생조르쥐를 능가한다. 

Dujin, Jannin Pinot Noir 2005

한약을 마시는 것 같은 특이한 느낌의 와인.

Dreissigacker, Geysersberg Spätburgunder 2005

맑지만 짙은 루비 컬러. 미네랄감이 동반된, 특징적인 제비꽃향이 아로마를 지배하는 가운데 잘 익은 체리, 베리향. 산미가 튀고 끝맛이 별로다.


Markus Molitor, Brauneberger Klostergarten Spatburgunder 2003 

가이어스베르그처럼 짙은 컬러. 부엽토의 깊은 맛 풍부한 향

Dujin, SD Pinott Noir 2005 

다크 루비색.
깊고 풍부한 체리향, 전형적인 피노의 맛.

2. 두번째는 동일한 와인을 수입하는 업체에서 년도가 다른 같은 와인을 2010년
    3월 18일 목요일 좀 더 잘 보관되면서 잘 서빙된 다른 장소에서 맛 본 제2차
    독일 피노다.
 


Dreissigacker, Spätburgunder Troken 2004

칼러: 루비
가격: 46,000원

퀠레에 가서 양조수학 후 17세 때부터 양조를 시작한 라인헤센의 이 양조가가 만든 드라이씨가커는 체리향의 아로마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끝맛에 감초향이 가미되어 나타난다. 밸런스가 아주 좋으며 잔당함유가 되어 있어서 거칠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전체적으로 맑고 깨끗하지만 너무 빨리 껶인다는 단점이 있다. 그랑크뤼에


육박하는 좋은 땅을 소유하고 있다.


Dreissigacker, Bechtheimer Geysersberg Spätburgunder 2004

칼러: 맑고 짙은 루비
소비자가: 120,000원
 
미네랄감이 동반된 가운데 잘 익은 체리, 베리향. 산미가 튀고 끝맛이 별로지만 밸런스가 아주 좋다.

Duijn, Laufer Gut Alsenhof Pinot Noir 2004

칼러: 루비
가격: 77,000원

라우페 굿트 알젠호프는 싱글빈야드 이름이다. 온천이 발달한 바텐지역의 석회질 토양은 잘 부셔지지 않는 우리나라의 제주도 같은 점판암의 검붉은 석회질 토양이다. 따라서 이곳에서 나는 와인은 이 점판암의 특성을 닮아서 구조감이 단단하고 섬세하며 부드럽다.

풀로랄 및 체리풀루티같은 꽃향이 강하고 단단한 구조감을 자랑하며 아울러 섬세하고 부드럽지만, 지속성이 부족한게 흠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한 쵸코렛 향이 난다.

Dujin, Jannin Pinot Noir 2004

칼러: 다크 루비
가격: 105,000원

네들란드에서 프랑스 접경지역인 온천지대 바텐으로 이주를 온 자콥 도인(영어로 발음하면 야콥 두인이 된다)이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퀠레 등 여러 곳에 가서 양조학을 수학 후 독자적으로 빗기 시작하여 2005년도 'Wine Maker in Germany'에 선정될 정도로 명성을 얻었고, 이 후 자기가 가서 배웠던 곳 사람들이 이제는 오히러 도인이게 와서 배워가고 있을 정도로 빼어나고 성숙된 와인을 빗고 있다. 야닌은 그의 딸 이름이다.

첫 향은 한약냄새가 난다. 어떤 분은 나물 쌂은 냄새가 난다고도 했다.
별로인듯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쵸코향과 감초향이 묻어나온다.
하지만, 나한데는 별로다.


Dujin, SD Pinott Noir 2004
 

칼러: 다크 루비
가격: 156,000원

여러포도밭의 포도로 브렌딩한 이 와인은 깊고 풍부한 체리향과 전형적인 피노의 맛과 향을 선사한다. 
밸런스도 좋고 피니쉬도 좋다. 마치 불곤의 피노를 마시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좋은 와인이고, 특히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맛과 향이다.


Markus Molitor Trarbacher Schlossberg Spätburgunder Trocken 2004

칼러: 루비
가격: 83,000원

디켄팅 1시간 후 서빙된 와인으로 쥬브레 샹베르당 2006과 비교 테이스팅으로 나온 와인이다.

한 마디로 천의 얼굴을 가진 와인이다.
플로랄, 체리, 달콤함, 부드러움, 이끼, 트뤼플.
굿밸런스, 굿피니쉬. 실키.

독일 전지역 중 가장 경사도가 심한 포도밭 떄문에 몸에 스트링을 매고 작업을 해야하는 모젤지역은 그 토양이 비록 석회질이긴 하지만 잘 부셔지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이 지방 와인들은 비교적 섬세하고 우아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와인이 바로 그렇다.

참 잘 만든 와인이고 우수한 와인이다. 지난 번 1차 시음회 때 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참석자 모두가 감탄을 한 와인이다.

Markus Molitor, Brauneberger Klostergarten Spatburgunder 2003 

칼러: 다크 루비
가격: 125,000원
현지 가격: 28유로

이끼. 트뤼플, 부엽토의 깊은 맛과 풍부한 향을 자랑하는 이 와인은 마치 새벽 안개가 자욱한 안개낀 대지의 웅장하면서도 깊은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같다. 이어서 시간이 지나면서 애니멀플래버 및 슈구아가 올라오고 1시간이 지나자 쵸코렛향이 강하게 올라 온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타바코향도 같이 올라온다.

굿밸런스. 롱피니쉬,실키하면서도 고혹적인 향과 맛을 선사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과일향, 담배향, 트리플향이 믹스된 구수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지속력과 잔향면에서 앞의 트라바허를 훨씬 능가하면서 껶이지 않고 깊이있게 피어낸다.
지난 번 1월 시음회 때는  좋기는 했지만, 사실 가격대비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이는 불곤의 고급 피노를 능가한다.

참 잘 만든 와인으로
가격만 좋다면 두고 두고 마시고 싶은 와인이다.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향후 독일 피노가 불곤의 시장을 많이 잠식해 들어갈 것으로 추측된다.


쥬브레 상베르당 2006

칼러: 루비
가격: 113,000원

독일 와인과 불곤의 비교 테이스팅용으로 지난 번의 뉘 생 조르쥐에 이어 나온 불곤의 대표선수지만, 단칼에 독일의 마르쿠스 몰리터, 트라바허 와인에 베어 버려진 와인이다.

비록 2006년도의 불곤지역 포도작황이 별로라서 시통찮다고는 해도 명색이 샹베르당지역 와인이데 너무나 일찌감치 완패를 당해서 불곤의 체면을 땅에 떨어지게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 번 뉘 생 조르쥐도 단칼에 베이더니만, 두번쨰로 등장한 상베르땅도 무참하게 무릎을 끓고 말았다.

꽃향, 체리, 스모크, 
묵직하고 거칠고
부드럽지만 지속력 부족으로 일찌감치 껶이고....

가격대비하면 더 무참하게 깨칠와인이다.
비록 그 자체로는 괜찮은 와인이라고는 하지만, 독일 와인과의 비교에선 아주 형편없는 와인으로 전락하고 말았던 와인이다.


  이상 살펴본 바와같이 2차 시음회에서도 비교시음하기 위해서 불곤의 제브리 샹베르땅 2006과 함께 비교해 보았는데, 결론은 독일 피노의 완벽한 승리였고, 빈티지의 차이인지 아니면 시음장소의 보관 혹은 서빙 온도 혹은 디켄팅의 차이인지 몰라도 지난 1월 17일 시음회 때 보여주었던 독일 피노 때와는 전혀 다른 너무나 환상적인 향과 맛을 선사하여 주최자인 한독사장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동일 생산자의 년도만 다른 술인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지 참으로
놀랄만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뉘 생 조르쥐까지 총 9종류의 와인을 비교하면서 마셔보니 지역적 토양의 특성이 고스란히 살아남아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독일 와인 생산지역 중 가장 경사도가 심하여 몸에 밧줄을 매고 와인을 수확하는 잘 부셔지는 석회질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는 모젤 지역을 근거로 하는 마르쿠스 몰리터는 산도와 영롱함 및 섬세함과 더불어 묵직함과 풍부한 질감을 자랑하여 와인에서 엣지가 느껴지며,
라인헤센의 Bechtheimer를 근거로 하는 드라이씨가커는 17살 소년 형제가 와인을 양조하였는데(이제는 22세가 된 동생이 모두 맡아서 한다고 함), 그는 독일 유명한 양조가인 퀠레에 가서 수숩하면서 양조술을 배워온 후 이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가 만드는 와인들은 맑고 영롱하며 깨끗하지만 빨리 껶인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 나이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균형있고 구조가 좋은 와인을 만들었다.

우리니라의 제주도 같은 검붉은 점판암 토양을 자랑하는 온천지역인 바덴 지역의 자콥 도인의 경우는 가장 남쪽의 생산자라 그런지 비교적 잘 익은 과일의 농축적인 맛과 점판암의 특질을 닮은 구조감이 단단하면서도 꽃향이 풍부하고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움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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