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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메밀꽃은 피었다

메밀꽃은 피어 한들 한들 고개짖 하고
작고 여린 저 꽃잎들이 모여 군락을 이루어
여인의 단아한 매무새 같아라

무명초 입은 여인의 모습처럼
많은 세상사를 간직 하였지만
묵묵하게 바라보는 저 자태를 !!!

누가 말했던가
소금을 뿌린 것 같다고

어느 고운님의 손에
들여 씨앗이 되어
이 가을에 정서가 되고 잠시나마 여유로움 속으로
여행을 해준 님!
그 님은 떠났지만 메밀꽃을 남기셨구나!

벌어진 밤송이 속
알알이 꼭꼭 박혀
보는 것으로도 흐뭇한데 오라 손짓하네

길쭉 길쭉히
자란 풋고추 탐스럽게 몸매를 자랑하며
토굴 식구들의
무공해 반찬이 되려고 외출을 한다
멀리도 가까이도...

가지고 온 고추 몇 개 이웃과 나누며
또 한바탕 보현정사, 법의 다리,계곡이
듣는 이의 상상의 나래를 태우고
다음 약속을 기약하며
모두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본다

 
등록일 : 2004/09/23 | 조회 : 135 | IP : 221.168.181.254

▣ 소금꽃 (2004/09/20 21:15:00)
달빛을 받으면 환장하게 이쁘다 했다. 내 열여섯 첫사랑 소녀도 그랬다. 달빛이 그리 밝지 않았어도 그 애가 조용히 눈감았을 때 생애 첫키스를 했을 터이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보름달 때문에 잡았던 손 놓고 아쉽게 돌아서던 그날 밤.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 갈까'

이제 곧 ‘소금을 뿌린 듯 흐뭇한’ 메밀꽃이 지천으로 피어날 것이다. 여름 내 뙤약볕 아래서 흘린 땀들이 소금꽃으로 피어 달빛 아래 환할 것이다. 아무래도 올 가을엔 봉평으로 가야겠다. 장돌뱅이 허생원도 달랑거리며 고개를 넘던 나귀도 없을 테지만…. 즐비한 펜션 사이 몰려온 자동차들로 북적인다 해도 그곳에 꼭 가야겠다. 환장하게 이쁜 메밀꽃 사이를 걸으며 잊혔던 여인들의 이름을 하나씩 떠올려보리라.


▣ 메밀꽃 아버지 (2004/09/20 21:08:51)



어머니,
지난 여름 밀밭길을 둘이 걸었던 것처럼
오늘 밤은
별밭 위로 내려앉은 무수한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
메밀꽃 밭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음으로
메밀꽃 아버지 그 그늘아래 잠시 머물러 있습니다
희고 맑은 기운이 온 천지에 꽃물을 들입니다
평화,그리움,사랑,기다림 그곳은 내 마음속의 정원입니다
메밀꽃 좋은 날에..아버지 생각나는 날에...!


▣ 李旻影 (2004/09/20 20:54:18)

달님이 오시다가 돌아갑니다
엷은 하늘도 멈칫합니다
바람도 살랑거리기 두렵습니다
밤이 되돌아 가시자
들에는 눈물이 흐르고
흘러내리던 눈물이
연륜의 무상을 타고 흩어지면서
지나가는 별빛에게 이야기합니다
서산녘 노을처럼 져버리기 전에
차라리 그대 가슴 안개꽃으로 피어나
밤을 안고 지는 유성우 流星雨인가요
져버리지는 마세요 그렇게
너른 하늘, 잔별들의 웃음
이야기같은 빛으로 남아 주세요
밤을 헤아리며
내내 하늘 위라도 담아 놓을 듯
흩어지는 별들을 줍숩니다
 
등록일 : 2004/09/22 | 조회 : 106 | IP : 220.74.7.92
출처 : 마음밭에싹
글쓴이 : 김정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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