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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닭이 운다

 

저 먼산을 바라보고 작년 8월에 찍음

 

 

새벽닭이 운다

박옥태래진




아! 오늘도 새벽닭이 검은 하늘에서 운다

칠흑의 밤하늘에 종소리보다 더 애절한 떨림으로

새벽을 매질하며 통곡으로 세상을 깨운다.

“오늘을 일굴 씨앗은 무엇이런가?”하면서

“너희가 찾으라! 오늘은 너희가 만드는 것.”한다

하늘과 영혼을 깨우는

저 원시림의 목소리는 어디서 들려오는가?

나의 목숨 뒤에 숨은 비열한 놈도 이 때쯤이면

기회를 엿보고, 오늘을 훔쳐다가

유리 상자에 가두고 나의 오늘을 묶으려 하리라

그러나 나는 굶주린 늑대보다 더 무섭게 귀를 세운다

“깨어나라! 게으른 시간이 악어의 입처럼 다가온다.”

나는 새벽닭의 목소리를 알아 듣는다

아! 눈꺼풀에 걸린 고독의 눈동자들이여!

삶의 슬픔과 고통을 더욱 키워가거라!

그 속에 오늘의 우주가 억겁의 세월로 보일지니

진리로 초콜릿과 술을 빚는 자

오늘을 팔아 진리를 농질하는 자

칠흑의 새벽은 원시림일지니, 저 원시림을 기억하라!

밤의 어두운 터널은 나의 혈관 속에서 흐르다가

새벽이 되면 죽음을 쫓는 군대처럼 기상나팔을 불고

하늘을 깨우는 천계天鷄를 앞세워 영혼들을 깨운다

“불모의 땅에 씨앗을 뿌린들 누가 알아주랴

오늘을 끌고 가던 오늘에 끌려가던 가기는 마찬가지―”

그렇게 말하는 놈은 내 뒤에 숨어 있는 그 저승사자이다

천지 만물이 잠들어 깨어 있고, 깨어 있음이 잠들어 있음을

밤을 회유하고 생명을 사냥하는 그 살쾡이는 모른다

새벽을 모른 자, 아침도 낮도, 밤도 모르고 지나치리―

동트는 햇살에 일어나서 화장하는 산들을 보라!

비단결 안개구름에 샤워하고 몸을 닦아 내리는 수목들―

그들은 원시림의 진리와 새벽의 노래를 잊지 않았다

대지가 새벽향기에 코를 벌름대고,

하늘이 높고 푸르게 일어설 때

나는 비로소 나의 생명을 느낀다

태양이여 죽음으로 오라! 오늘이 마지막처럼 오라!

원시림의 진리로 시작하여, 내 생명의 진리로 끝이 맺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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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예철학(참나세)
http://cafe.daum.net/jjp1004 로부터 받은 메일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