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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시작되는 시점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1888) - 반 고흐

 

 

 

행복이 시작되는 시점

 

법정 / 내가 사는곳은 지대가 높은 곳이라 최근에야 얼음이 풀렸는데

새벽녘 시냇물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있으면 맑고 투명한  이자리가 바로 정토淨土요,

별천지구나 싶어 고맙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침덕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행복이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늘 내 안에 있습니다

내가 직면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서 고통이 될수도 있고

행복이 될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인호/  행복의 기준이나 삶의 가치관도 세월에 따라 변하는것 같습니다

저도 젊었을 때는 남보다 많이 성취하거나 소유할 때 행복이 오는줄 알았는데

카돌릭신자로 살다보니 그런것만도 아니더라고요

예수그리스도는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 ,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지요

지금은 '마음이 가난한 자는 행복하다'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가난 자체가 행복한 것은 아니죠 , 사실 빈곤과 궁핍은 불행이잖습니까

마음이 가난하다는 말은 ,행복이란 마음에서 비롯되다는 의미인것 같습니다

같은 온도에도 추워 죽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정신이 번쩍 들도록 서늘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작고 단순한 것에 행복이 있다는 진리를 요즘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피 천득 선생님글에 '별은 한낮에도 떠 있지만

강열한 햇빛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이라는 내용이 있지요

밤이 되어야 별이 빛나듯이 물질에 대한 욕망 같은 것이

모두 사라졌을 때에야 비로소 행복이 찾아오는것 같아요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하면서도,

요즘 사람들은 행복이 아니라 즐거움을 찾고 있어요

행복과 쾌락은 전혀 다른 종류인데 착각을 하고 있지요

진짜 행복은 가난한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법정/ 행복이란 어디 먼곳에 있는게 아니지요

우리에겐 원래 행복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이 있습니다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그것이 고마운 일이

될수도 있고 불만스런 일이 될수도 있습니다

소욕지족 小慾知足, 작은 것을 갖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알면 행복을 보는눈이 열리겠지요

일상적이고 지극히 사소한 일에 행복의 씨앗이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행복은 자연에서만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요

봄날 새로 피는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 잡잡념없이 

' 아, 아름답구나, 고맙다' 는 생각만 듭니다

개울 물 길어다 차를 끓여 마실 때도 그렇습니다

다기를 매만지고 있으면 화두고 뭐고

 내가 중이라는 생각조차 없어요

그저 지극히 자연스러울뿐이고 무엇엔가 감사하고 싶은 마음 ,

잔잔한 기쁨이 솔솔 우러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행복이라 할 수 있을 테지요

 

  매화가 필때면  어떤 중국사람은 매화밭에 이부자리를 가지고가서

며칠씩 먹고 자며 꽃구경을 한답니다

연꽃이 필때면 연못가에서 며칠씩 머물고요

우리야 차타고 가서 휘 둘러보고 매화봤다고 하지만 중국사람들은 좀 다르더라고요

임 어당의 (생활의 발견)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하찮은 꽃구경 같지만 ,그처럼 우리 주위에 기쁜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나 혼자 '아, 좋다, 좋다' 소리를 가끔 하는데 행복이라고 표현하기도 쑥스럽습니다

 

최 인호/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눈,

그런 눈이 보통사람에게는 없어요 그 눈을 어떻게 떠야 하지요?

대개는 심봉사 처럼 공양미 3백석이 있어야 눈을 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뜨면 되는데.

 

법정/ 안목은 사물을 보는 시선일텐데 그것은 무엇엔가 순수하게 집중하고 몰입하는

 과정을 통해서 갖추게 될 것입니다

똑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어떤 이는 가격이 얼마라는 식으로 보고 

또 어떤 사람은 아름다움의 가치로 보지요

이는 똑같은 눈을 가졌으면서도 안목에 차이가 있기 때문 아닐까요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법정과 최 인호의 산방대담

 

 

 

  수원

 

 

 

 Merci Cherie (별이 빛나는 밤에) - Frank Pourcel

 

 

   

부산여고동문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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