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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옥몽(속 금병매) <81>

■금옥몽(속 금병매) <81>
*정옥경은 적원외와 이사사의 중재자로 나서기로 큰소리는 쳤지만...


이사사는 옥경을 서재로 불러들여 구스른다.

"이보게 아들!
아무리 혈기 왕성한 시절이지만 뭘 그리 역정을 부리는가?
모자간에 생각이 달라 언쟁을 할 수도 있는것이지 그런거로 어린아이 같이 토라지긴, 그리고 젊고 명석한

노련한 우리 아들이 적원외 같은 멍텅구리 하나를 다루지 못하고 자꾸 시끄럽게 하는건가?
애시당초 은병이를 멍청한 적원외에게 시집 보내는 척만 하고 여기서 같이 살도록 한 것도 우리 아들의
생각 아닌가?
헌데 오늘 그 자가 사람을 보내 은병을 아예 데리고 가겠다고 하는데 안된다고 하면 혼례를 애초에 없던

걸로 하자며 강짜를 부리니 어쩌면 좋은가?
천상 아들이 나서서 일을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어
아니 그런가!"

"아닌말로 정 데려 가겠다면 뭔가 예물이 있어야 될 게 아닌가?
설마하니 달랑 가마만 보내와서 데려가겠다는 놀부 심보는 아니겠지?"

영악한 정옥경은 이사사의 생각이 재물에 욕심이 있다는 것을 대번에 간파하고는 거리낌 없이 대답한다.

" 그건 소자에게 맡기시면 됩니다.
적원외가 지난번 보냈던 예물은 혼담 몸값이지 순수한 혼수품은 아니지요.
지금은 두 군데나 벌려 살림을 하지만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 것 같으니까 아직도 생활엔 여유가 있는것

같습니다.
어머님이 뭔가 언질을 주시면 소자가 가서 담판를 짖기가 편하지 않겠어요?
소문에 의하면 군영에 납품하기 위해 어제 낙양(洛阳)으로부터 오천 통(茼)의 청백포(青白布)를 들여 왔다고

하던데, 최근 전란으로 군영의 군자금이 부족해 구매하지를 못하고 창고에 쌓아놓았다고 하던데, 돈이 없다고

우겨되면 현물이라도 가져 오라고 해 보죠, 어때요 어머니?"

사사는 옥경이 자신의 걱정 거리를 해결 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사사는 기분이 흡족해저 은병을 불러서 빨간 주머니에 관한 일을 묻고는 가볍게 야단를 치고는 지난 소동은

끝을 내었다.

"이 모두가 네년이 일으킨 문제야!
장차 무슨 낮으로 신랑을 대하겠어?
마음 단단히 먹어 이것아!"

옥경이 얼른 끼어 들어 변명한다.

"에이, 어머님, 이제 그만 하세요.
사실은 동생이 가진 것이 너무 예쁘길래 저도 하나 구해 볼까 하고 잠시 빌러갔던 것을 매부가 그렇게 화를 내고

의심을 할지 몰랐어요."

그 바람에 저도 공연히 오해를 받기 싫어서 요사이는 아예 나타나지도 않았던 거예요?
어머님도 너무 억측하여 오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고는 능청을 떨어댄다.

그러자 이사사(李师师)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은근슬쩍 넘겨 버리고는 옥경을 바라보며 의미 심장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말을 이어간다.

" 어쨌든 간에 남녀사이에 일어나는 일은 그저 남의 입방아에 올라서 좋을게 하나도 없어!
귀신도 모르게 한다면 서방질을 한든 계집질을 한든 누가 머라 하겠어 그러니 앞으로 남의 구설수에 오르지 않게

명심하라고?"

마음이 홀가분해진 사사는 옥경에게 차를 따라 주며 다시 다짐한다.

"아무튼 그치는 아들이 잘 처리해 주어야겠어, 알았지?"

"예, 소자가 알아서 하겠으니 염려 푹 놓으세요."

시원스럽게 대답 하고는 지체할 시간 없다는 핑계 를 대고는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옥경이 아무리 귀신같은 교묘한 말제주를 가졌다 하더라도, 천하의 장사꾼 적원외를 두번 속인다는 것은 여간

골치 아푼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물며 속았다고 이를 갈고 있는 그를 믿게 한다는게 가당키나 한 일인지 두고 볼 일이다.
옥경으로선 이번에 물러서버린다면 이사사의 눈밖에 나 다시는 은병의 단 꿀맛은 볼 수도 없는 처지이니 재물에 눈이

먼 사사는 옥경을 이용할 마음에 다른 묘수가 없는 것을 이용 하였다.
옥경도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우선은 큰 소리로 맞불을 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옥경의 걱정도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 제엔장, 일이 왜 이리 꼬여만 가지, 그 작자가 모든 비밀을 다 알아 버렸으니 수천 냥을 투자한 은병을 가만히 놓아

둘리가 없지, 분명히 자기 집으로 데려 갈려고 하겠지, 그럼 인제는 은병이하고는 어울리지도 못하겠지, 그럼 내가 닭

쫒던 개신세가 된다, 이거 미쳐 버리겠군.
아니야, 그럴순 없지 고 계집의 하얀 엉덩이 두둘기는 재미와 홍도 복숭아 맛을보고, 폭포수 계곡에 몸을 담그고 꿀물을 마시는 일을 포기 할 수 없지, 어떻게 해서라도 다시 만들어 봐야지.
이젠 이사사의 믿음도 회복 했으니 그가 말했던 귀신도 모르게 한다며 어쩜 더 잘 될수도 있지, 은병은 내가 잘 구슬리기만 하면 내편이고 이사사도 가끔씩 육보시로 비위를 맞추어 주면 문제 없을 것이다.
단지 적원외가 문제 거리일 뿐인데 어떻게 한담.
인생만사(人生万事) 새옹지마(塞翁之马)라는데 어떻게든지 전화 위복(转祸为福)의 기회를 만들어야지.
마음을 다져먹은 옥경은 마음이 편해졌다.
이경(二更)이 되자 까만 옷으로 갈아 입고 강가로 달려가서는 사사집 후원 담 밑 버드나무 그늘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앵도가 창밖으로 머리를 내 밀고는 고양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 야옹아?
우리 야옹이 어디갔니?
야옹아, 야옹아?"

전세(前世)에서도 수춘이를 시켜 호두 나무에 홍등을 걸어 신호를 하다가 비오는 날이면 고양이 부르는 소리를 신호로 서문경으로 하여금 월담을 하여 간통(奸通)을 했던 이병아인데 환생하여 은병(원상저)이도 전생의 하던 제 버릇을 개

못 주고 답습하고 있으니 참 질기고 모진 인연이다.

고양아 고양아 묘하게도
생겼구나,
비린 고기 못 먹으면 야옹하고 울부짖네.
이 나무 저나무로 날렵하게 뛰어넘어
둥근 눈깔 번떡이며 쥐새끼를 잡는구나.
굶주린배 채웠으며 얌전하있을 것을
제 집 남의집 구멍, 분수모르고넘나 드네,
닭고기찜 생선조림 입맛보며 훔쳐먹네.
고양아 고양아 언젠가는
큰일 난다.
이제 그만 훔쳐먹고 집구석에 쳐박히렴,
자칫 껍데기 홀랑 벳겨 푸주간에 팔릴레라!

옥경은 고양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 담밑으로 다가가서는 민첩하게 월담을 하였다.
앵도가 담장 안쪽에는 발판까지 준비해 놓아 소리없이 민첩하게 어둠 속을 더듬에 은병의 침실로 들어갔다.
은병은 얇은 망사 잠옷만 걸치고는 문가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두터운 장막을 내려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한 후, 은병은 옥경의 가슴에 안겨 훌쩍훌쩍

흐느낀다, 옥경도 처량하고 허무함이 느껴져 눈물이 핑 돈다.
보고 있던 앵도도 눈시울이 붉어 진다 그리고는 두분 좋은 시간 갖이세요 하고는 문을 닫고 나가면서 시키실 일

있으시면 언제든 부르세요 한다.
앵도는 평소에 은병에게 자주 선물을 받고 옥경도 금반지를 주고 하여 전적으로 그들 편이었다.
전세(前世)의 병아(瓶兒)의 몸종 수춘이 같은 관계 이다.
그러니 마음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적원외가 저를 데려간다고 하니 이젠 다시는 못 보게 되었군요.
혼례를 허락한것도 오라버니 때문이었는데 이젠 오라버니와 헤어져야 하니 차라리 죽어버리겠어요"

전 적원외 그치와는 도져히 살수 없다고요?

뭐! 뭣이라고?
아니야, 그것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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