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명조(夜 鳴鳥)
사람의 병중에서 가장 무서운 병이 '내일로 미루는 습관'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올해 해야 할 일을 내년으로 미루고 금 생에 할 일을 후생으로 미루는 것.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이 아닐는지요.
히말라야 설산에는 티벳트의 불교 신화에 나오는‘야 명조(夜鳴鳥)’라는 새가 있습니다.
새 이름이 참 재미있는데요.
‘밤에만 집을 짓겠다고 우는 새’라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그 새는 집을 짓지 않고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서 집이 따로 없다고 합니다.
이 새는 밤이 되면 혹독한 추위를 이기지 못해 내일은 꼭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가 날이 밝아 햇살이 비치면 밤세 얼었던 몸을 녹이며 어제저녁의 일을 까맣게 잊고 다시 하루종일 놀게 됩니다.
또 다시 밤이 오면 낮의 일을 후회하며 내일은 꼭 집을 짓겠다고 다짐하면서 다시 운다고 합니다.
이 '야 명조'는 이 같은 결심과 후회를 반복하면서 오늘도 집 없이 추위에 떨며 울고 있습니다.
마치 그 우는 소리가 티벳트 언어로 생각해서 들으면 내일 낮에는 반드시 집을 지으리 하고 후회하는 것 같이, 내일은 늦으리 하고 들린다고 하네요.
사람들은 곤경에 처할 때면 이 상황만 극복된다면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그 일이 해결 되고 나면 이내 어려웠던 상황을 잊어버리고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현재의 일을 다음으로 미루는 누적지수를 환산해 보면 우리 인생의 절반이 되고도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삶에서 똑 같은 고통을 2번, 3번 반복해 겪는 것은 자기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나약한 의지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들이‘다음부터 잘해야지’하면서 현재의 일을 내일로 미루는 행동은 설산의 '야 명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야 명조'처럼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에 취해, 길고 긴 추위가 몰아닥칠 겨울밤을 잊고 살고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 옮 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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