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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er Lippman과 선전의 딜레마/전쟁 판타지 소설과 현실은?/대중은 믿고 싶은대로 믿는다

Walter Lippman과 선전의 딜레마/전쟁 판타지 소설과 현실은?/대중은 믿고 싶은대로 믿는다 - YouTube

전쟁초기부터 우크라이나가 연전연승하고 러시아가 패퇴하고 있다는 실제전황과는 거리가 먼 판타지 소설이 판을 쳤습니다. 지금도 무슨 게임체인저가 나타나 우크라이나가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느니 하면서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거짓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그나마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줄었고 거짓말로 일관하던 서구 주류매체들도 서서히 보도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연전연패하는 것으로 선전됐던 러시아군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편을 들면서 상황을 오도하는 보도를 보면 신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한다는 가짜보도는 확실히 퇴조하고 있는데 서구진영도 나라마다 조금씩의 색깔차이는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가 협상을 해야 한다는 쪽에 가깝고 미국과 영국은 계속 싸워라 싸워라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노르웨이 남동대학의 러시아 전문가 Glenn Diesen 교수가 이와 관련해 RT에 기고한 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Glenn Diesen은 지금 거짓말로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주장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러시아 적백내전당시의 일화를 들었습니다. 그 때 미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Walter Lippman이 프로퍼갠더의 딜레마를 언급했습니다. 프로퍼갠더의 딜레마는 간단합니다. 그는 뉴스가 진실은 아니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전쟁을 수행할 때 우리편이 잘싸운다고 선전하는 것은 대중의 전쟁지지여론을 끌어내는데 효과적이고 나라를 단결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그게 지나치면 평화협상에 장애가 되는 두가지 상반된 면이 병존한다는게 그의 지론입니다.

 

러시아 적백내전 당시 영국은 분쟁개입의 대중적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거짓보도를 부추겼습니다. 적백내전은 러시아 짜르의 추종자들과 볼셰비키가 싸운 전쟁으로 여기에는 여러 서구국가들이 암암리에 가세했었습니다. 당시 영국언론들은 폴란드군이 연전연승하고 있으며 볼셰비키의 적군이 패퇴해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보도를 쏟아냈지만 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이 때 Walter Lippman은 영국의 대중들이 승리를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에 정치권이 외교적 해결을 하겠다고 나서기가 힘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Walter Lippman은 전설적인 언론인이면서 정치사상가 이기도 합니다. Cold War,냉전이란 말을 만들어냈고 사람마음속의 고정관념을 의미하는 Stereotype이란 단어도 이 사람에서 비롯됩니다.

 

그의 저서가운데 가장 유명한게 Public Opinion 여론입니다. 대중들은 세상을 인식할 때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기 보다는 머릿속에 있는 어떤 이미지에 부합하는 것만을 받아들인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먼저 보고 나중에 정의를 내리는 게 아니라 이미 결론을 지어놓고 현상을 바라본다고도 했습니다. 여론이라는게 과연 뭐냐는 것에 대해서도 그의 명언이 있습니다 시간과 흥미, 지식이 없어서 사회문제의 세부사항을 모르는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서 이를 여론이라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지혜를 이해하는데도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귀머거리 관객에게 음악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지혜도 지혜로운 자만이 이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본론으로 다시 들어가 보자면 Glenn Diesen교수는 적백내전당시에 있었던 황당한 일이 지금 우크라이나 분쟁을 두고 한세기만에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조금만 더 하면 러시아가 진다고 엄청난 양의 무기를 지원하면서 부메랑 효과를 내는 대러제재를 취해왔는데 현실은 희망사항과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우크라이나가 이기고 있다고 그동안 열심히 떠들어 왔는데 이제와서 그게 아니라고 하기가 무척이나 힘들어진 겁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진다고 하면 따돌림을 당해왔고 우크라이나의 고귀한 희생을 폄훼하는 것이란 비난을 받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서구언론들이 스탠스 변화는 매우 교묘합니다. 키예프의 군대가 아주잘 훈련되고 좋은 장비로 예상했던 것보다 잘싸웠다고 말하면서도 러시아군의 군사력이 압도적이고 병력동원이 그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여러 가지 말들을 조합해 버무립니다. 이제 서구매체들의 선전과는 정반대로 러시아군은 착실하게 전과를 확대해 가고 있고 제재는 역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전세가 우크라이나와 나토에 불리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협상을 해야 할 동기가 생기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승리가 목전에 있다는 내러티브를 바꾸는데 있습니다. 패전을 입에 담는 순간 미국주도의 군사동맹은 단합을 유지하기도 힘들어집니다. 갈데 까지 간다는 스탠스도 이런 절망감에 기인합니다.

 

우크라이나 분쟁에 서구가 개입한 목적도 상당히 모호해졌습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직접개입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EU는 대러제재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승리를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비용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계속되면서 더 늘어나게 생겼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더 이상 전쟁을 지속하다가는 더 많은 영토와 주권, 인명을 잃을게 불 보듯 뻔합니다. 나라가 아예 없어질 가능성도 있는데 도대체 전쟁의 목적이 뭐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구는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계속 지원해 영토를 일부나마 탈환하고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으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레토릭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마저도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미국과 나토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패전이 공식화되는 경우입니다. 러시아의 승리가 확정되면 나토는 팽창주의를 종식해야 하고 미국무기의 철수를 요구할게 분명합니다.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이유로 거창하게 내세운 a force for good, ,선을 위한 힘라는 서사는 물론이고 나토의 무오류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됩니다.

 

패전에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바이든이 아프간에서의 졸속철수를 두고 아프간 정부탓을 햇던 것처럼 그는 젤렌스키를 비난했습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이 임막했다고 여러차례 젤렌스키에게 경고했는데 왜 귀담아 듣지 않았느냐고 바이든은 말했습니다. 키예프 당국은 엉뚱한데 화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주독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요청한 무기를 왜 제때 주지 않으냐면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뾰루퉁 해진 간 소세지라는 저급한 언사를 퍼부었습니다.

 

미국은 프랑스가 러시아와 대화를 시도한다고 비난하면서 독일에게는 무기공급 지연을 탓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럽에서는 타협도 안하고 계속 밀어붙이는 미국의 태도가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러시아에 대한 승리가 나토의 통일된 목표라고 하는네 그 승리에 대한 정의도 없습니다. 크림반도 탈환인지 러시아를 겨냥해 미국의 무기를 더 배치하는 것인지. 중공에 사실상 의존하면서 러시아를 고립시키자는 것인지 모두가 모호합니다. 전략이라는게 원래 없는 건데 전략적 모호라는 말로 그럴 듯 하게 포장하는 건지도 미지수입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아프간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미국이나 서유럽의 아프간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전쟁장기화를 통해 얻은 것도 있기는 합니다. 서유럽을 러시아의 에너지와 경제로부터 분리시켰다는 점입니다. 또 러시아가 전쟁으로 얼마나 약화될지는 모르지만 미국민의 인명피해 없이 남의 병력으로 러시아와 싸우게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내에서도 여기에 동조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 하원의원 Dan Crenshaw는 미군 한명의 희생도 없이 적군의 파괴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의 생명으로 러시아와 싸우는 정책을 지지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우크라이나가 협상테이블에서 가장강력한 위치가 되도록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리전을 그럴 듯 하게 포장한 겁니다. 전 미국방부 차관보였던 Chas Freeman은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을 냉소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최후의 우크라이나인까지 싸우게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분쟁은 멈추려면 아직 상당히 먼길을 가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문제는 경제입니다. 분쟁자체, 그러니까 전투는 유라시아 반대편에서 일어난 남의 나라일이지만 경제적 파장은 우리에게도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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