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향기, 허공에 흩날리고
오만한 바람은 낙엽을 떨구며
가을향기 온통 허공에 흩날리는데
난 지금까지 아무것도 붙잡은 게 없네.
세월은 내 심정을 조금이라도 알아줄까.
시간에 쫓긴 급행열차가 한마디 말도 않고
한적한 시골역을 쏜살같이 지나치듯이.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있는가.
과연 내가 가고있는 이 길이 맞는 것인가.
진정 이 길밖에는 없는 것인가.
무심한 세월은 잘 알고있으면서도
온통 가을향기만 허공에 흩날리면서
날 보고 알아서 하라고만 하는구나.
오만한 파도는 물결을 일구며
가을향기 온통 사방에 흩뿌리는데
난 지금까지 아무것도 담은 게 없네.
세월은 내 심정을 한번이라도 생각할까.
시간에 쫓긴 비행기가 눈길도 한번 안주고
허전한 구름 속을 헤집어 뚫고 가듯이.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있는가.
과연 내가 하고있는 이 일이 옳은 것인가.
진정 이 일밖에는 없는 것인가.
무심한 세월은 늘 바쁘다는 핑계로
온통 가을향기만 사방에 흩뿌리면서
제 갈 길만 재촉하고 있는구나.
( 2004. 11. 박순원 글집에서 )
출처 : 박순원 글집
글쓴이 : 박순원 글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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