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크랩

[스크랩] 마음속 깊이

 

 

 

 

마음속 깊이

 

 

마음을 잘 비춰야 볼 수 있다네.

 

마음속 깊이 등불을 밝히면

한밤 산책로 밝히는 가로등보다 훤해

언제나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네.

 

마음속 깊이 그림자가 드리우면

등대 불빛을 가까이서 내비친다 해도

짙게 깔린 고독을 걷어낼 수 없다네.

 

마음을 잘 재워야 느낄 수 있다네.

 

마음속 깊이 향기를 날리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가을의 진한 여운에 취할 수 있다네.

 

마음속 깊이 폭풍이 몰아치면

봄바람에 산들거리는 꽃잎을 보고서도

맑고 환한 표정을 지을 수 없다네.

 

마음을 잘 닦아야 알 수 있다네.

 

마음속 깊이 햇살을 비추면

밤하늘에 비치는 달빛보다 훨씬 밝아

어렵사리 어둠을 뚫을 수 있다네.

 

마음속 깊이 어둠이 깔리면

해가 아무리 중천에 떠있다 하더라도

아름다운 빛깔을 구분할 수 없다네.

 

( 2005. 10. 박순원 글집에서 )

 

출처 : 박순원 글집
글쓴이 : 박순원 글집 원글보기
메모 : 좋은 글 저의 방으로 스크랩해 갑니다. 이 가을이 떠나기 전에 만끽하지도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