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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음식문화와 예절

음식문화와 예절

 

우리의 음식 문화와 습성을 알아 볼려면 부페식 잔치나 부페식 레스토랑을 가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우리 한국사람은 일단 여러가지 음식을 수북히 담아 오는 것을 보게된다. 여기 친구들은 여러번 왕래로 불편하더라도 조금씩 자기가 먹을 만큼 담아온다 많은 것을 한꺼번에 담아오게 되면 서로의 맛이 뒤섞이어 제 맛을 느끼지 못하기도 하고 입에 맞지 않은 음식은 버리는 사례가 있어서 처음에는 조금씩 가져오면서 자기 입에 맞는 것을  찾아서 그런 것들만 더 가져오는 것을 자주 보면서 이게 또 다른 문화 차이라 생각을 하였다.

 

우리 한국인은 호의호식하는 것을 큰 자랑으로 여기는 듯하다 특히 손님의 대접상은 맛도 있어야 하지만 양으로써 우선 풍성해야만 한다.  여기 친구들은 조금씩 맛을 음미하면서 식사를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한국 가까운 일본도 식단은 우리보다 훨씬 간결한 걸로 알고 있다. 동양의 3국을 비교할 때 중국 음식은 맛으로 먹고 일본 음식은 눈으로 먹고 한국은 양으로 먹는다고 표현하였던 기억이 난다. 여기의 음식은 눈으로 즐기고 맛도 음미하면서 그리고 대화를 소화제로 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최근의 한국 방문에서 이제 많이 변하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많이 남아 있구나 하는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손님상 받을 때와 많이 달라진 양상이다.

 

초대하여 차린 음식에는 엄청난 진수성찬임에도  “차린 것은 없지만 많이 드세요!” 하면서 정성 껏 차렸음을 보여주는겸손의 미덕이 있는 반면 허례허식을 피하고  성의를 다 했다며 “마음껏 즐겁게 드십시요!” 실질적인 인사 방식으로 식사시작을 하게 되는 차이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손님상을 받아서 식사를 하는 중 맛있는 음식이 떨어지면 지켜보다 더 내오는 아름다움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식사 문화는 너무 손님 중심적인 대접이 아닌가 한다. 주인이 식사 중간 중간마다 일어서서 줄어드는 접시를 채우는 모습을 자주 본다. 여기 친구들은 자기들의 식사가 끝날때까지 중간에서 일어나는 일이 드물다. 간혹 더 필요한것이 있는가? 하고 묻기도 하지만 손님이 “예!” 하고 답변을 하지 않으면 혹은 손님이 “무엇 무엇이 필요하다.” 하고 하지 않는 한 자기들의 식사가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않는다. 

 

한번은 여기 방송국에서 일하는 친구가  우리 가족을 초청하였다. 몇시쯤 찾아갈까? 하고 물으니 4시경이 어떤가 하기에  저녁시간으론 일러서 의아해 하였지만 호스트가 정한 시간이니 그렇게 하겠노라하고 그즈음 도착하니 아무런 저녁 준비가 되어있질 않았다. 혹시 다른 방에 차려져 있는가? 하고 생각도 해 보았지만 요리한 흔적은 물론 아무런 음식 냄새가 나지 않아서 속으로 의아해 한 적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느긋한 가족성향을 알기에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우리의 문화로써는 이해하기에 조금 힘이 들었다. 우리가 도착하자 와인을 권하면서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기 시작하면서 부엌에서 하나 하나 다듬기 시작하였다. 부부가 모두 부엌에서 요리를 하면서 우리 부부와 대화를 나누는 여유를 보여주었다. 그리고서 자기들도 같이 천천히 저녁식사를 즐겼다.


이런 음식 문화의 차이점을 보면서 사회의 정신 건강을 척도한 어떠 심리학자도 있다고 들었다. 서로가 존중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다. 정확하게 말해서 개인 개인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다. 우리의 음식문화에는 그늘진 어두움이 있다. 명절날이나 초대날이 되면 준비하는 쪽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특히, 풍성한 대접을 하면서 즐기기도 하는 편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육체적이나 정신적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우리의 음식 문화인 듯하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각자가 한가지 맛있는 음식을 해서 서로가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 Pot Luck 파티를 아주 즐긴다.

 

또 특이한  음식문화의 차이점은 .. “찌게”란 것이 있다.
우리의 식탁에서는 찌게가 담긴 냄비가 하나이고 여러사람이 나누어서 먹게 된다. 이곳 친구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하는 점이다. 한그릇에 담긴 음식을 같이 나누어 먹는 것은 번거러움을 피할 려는 것일까? 서로 서로 같이 나누어 먹기를 즐기는 우리의 아름다운 심성에서 나온 것일까? 하여간 같은 식구라도 비위생적이라는 점에서 여기 친구들이 우리의 문화를 이해 하지 못하는 점이 그것이다. 같이 키스도 하고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식사시 간에는 서로 다른 그릇에 먹기를 주장하는 여기 친구들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얼마나의 진수 성찬을 차렸는가에 .. 얼마나 간소하게 차렸는가에 치중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잘차린 음식에 맛있게 즐겁게 먹은 것이 중요하다. 식사 중이나 식사 후의 칭송은 우리의 문화나 여기의 문화나 다를 바 없다고 본다. 호스트 식구가 직접하였다면 호스트 식구 전체가 칭송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식사를 주문하였다거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맛이 특별히 입에 맞았다면 호스트나 초대객이 직접 요리사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런 요리사에게는 팁도 풍부히 전해 주기도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조금 부족한 점이 있었어도 감춰주고 뒤에가서 흠을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로의 실수나 부족함에 관대하다는 것이 여기의 실정이다. 일반 레스토랑에도 마찬가지인데 지나친 흠은 주인이나 메니저에게 정중히 알려주고 대신 팁이 대폭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즉,  잘차려 진 음식이나 성의껏 차려준 음식을 탓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초대를 받고서 가기가 불편한 분위기로 생각이 들면 정중히 초대를 거절하는 것이 여기의 상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