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嶺東)
이홍섭
서리가 내렸으니 알이 꽉 찬 양미리가 줄줄이 올라오겠다
눈발이 희끗희끗하니 영 너머 덕장에는 명태가 줄줄이 엮이겠다
이윽고 온 천지에 펑펑 눈이 내리면
어머니는 처마 밑에서 꾸덕꾸덕해진 양미리를 내리고
눈발에 묻어 둔 김장독을 열어
명태 아가미가 퍽이나 시원한 서거리깍두기를 푸시겠다
*****
이홍섭 시집"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세계사]에서
강원도 바닷가 어촌은 바람으로 자라는 속설의 풍경으로 가득찬 듯 하다 북으로 오르면 오를 수록 철조망에 갖힌 마을의 풍경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마치 바다에 갖힌 것도 모자라서 철조망으로 한 번 더 가두어 놓은 듯 하다 그런 해안 풍경을 끼고 영동은 자리하고 있다 이홍섭 시인은 영동의 고향에 계신 어머니의 살아가시는 풍경을 이야기 하고 있다 속에 알이 꽉찬 양미리며, 눈보라치는 명태 덕장이며, 서거리깍두기 같은 영동의 풍경에서나 마주보는 모습도 그 영동 사람의 삶이다 삶은 가장 포근한 풍경이다 어머니 같은.
http://cafe.daum.net/yooin32 에서 온 메일 옮겨 놓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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