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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산문 등

향 수

 

향 수

                            구암  박상규

 

 

두고 온 내 고향은

어릴 적 내 고향이 아니었다

 

우물가에 두레박도

행랑채에 쌓아둔 낡은 멍석도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물레방아 돌던 자리에는

억새가 키를 넘고

동구밖에 장승들도

서울 나들이가 옛날이다.

 

동이 트면 아침 짓던

굴뚝 연기도 사라진지 오래고

해질 녘 골목길에 모여

시끌벅적 딱지 치던

아이들의 목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는다.

 

밤하늘에 별을 세며

꿈을 쫓던 사람들아!

 

허기진 세월의

긴 강을 건너

 

어느 삶의 모퉁이에서

지금도 그 옛날

가재 잡던 개울가를

서성이고 있겠지.

 

이름없는 어느 시인은

오늘도

목쉰 그리움으로

텅 빈 들판에 서서

보리 피리 소리를 찾고 있구나

 

 

http://cafe.daum.net/alldongbek 에서 온 메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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