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빈집/글/구암 박상규
숲 속의 빈집 글/구암 박상규 새벽이 깨어나는 숲 속에 한 자락 바람이 스친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청설모 한 마리가 화들짝 놀라 꼬리를 감춘다. 정밀하게 짜놓은 그물에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절제된 선을따라 이슬을 짊어진 거미줄 하나가 고운 아침 햇살을 받으며 단아하게 걸려 있다. 주인도 없는 빈집에 떠돌이 바람이 심술을 부리며 보석처럼 매달려 있는 이슬을 털어내고 있다. 집 주인은 밤새 외출중인가 가련한 나비 한 마리가 그물에 걸려 어젯밤 하얀 달빛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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