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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소식과 운동이 핵심이다.

 

몇 일 전 SNS에서 미국 생명보험회사가 만들었다는 기대수명을 계산해 주는 앱을 받았다. 순서대로 체크를 했더니 80세까지 살 수 있고, 앞으로 18년 남았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사람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기원전 4세기의 고대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109세까지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출생증명서가 있는 현대인으로는 1997년 사망한 프랑스 여성 지안느 칼멩 여사가 122년164일로 최장수 기록이다. 영국의 미래재단은 2010년 태어나는 사람의 평균수명을 120세로,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아메리카는 2050년 인류의 평균수명을 150세로 예언하고 있다.
 
왜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살까?
호주 모나시 대학 연구팀이 암컷과 수컷 초파리를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수컷에게 미토콘드리아의 변이가 일어났을 때는 노화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암컷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똑같은 변이가 수컷의 노화 패턴에만 영향을 미치고 암컷에게는 그렇지 않은 이 흥미로운 현상은 남성과 여성 간의 기대 수명 차이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모든 동물은 미토콘드리아를 갖고 있으며, 많은 생물 종들은 암컷이 수컷보다 오래 사는데, 모계 유전을 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변이가 수천 세대 동안 축적되면서 남성의 기대수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여성에게는 해를 미치지 않게 된 결과일 수 있다.
 
DNA는 세포의 핵 안에 존재하지만 미토콘드리아 안에도 일부 존재하며,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두 어머니로부터 물려받는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DNA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세포핵의 DNA보다 더 많은 변화를 겪으며, 이러한 변화가 노화의 과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미토콘드리아 DNA 또한 노화의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만약 어머니로부터 돌연변이가 있는 미토콘드리아를 물려받으면 더 빨리 늙게 되기도 한다.
 
노화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크기가 0.2~3㎛인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에 존재하는 소기관 중 하나로 세포 내 영양분을 산소와 반응시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세포 내 발전소’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은 당뇨병, 대사증후군,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질환의 발병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화생물학적 의견은 노화가 유전, 환경 등의 다양한 원인 때문에 우리 몸의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는 것이며, 특히 활성산소가 노화의 주범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들이마시는 산소 가운데 1∼4%는 인체에 유해한 활성산소로 남게 되고 이것이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 염색체를 파괴하는 게 노화라는 것이다. 세포가 섭취한 영양소를 에너지인 ATP로 바꾸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세포 안에서 배터리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하게 되는데, 다른 미토콘드리아가 분열해 빈 자리를 채워주는 과정에서 변이가 일어나고 변이된 미토콘드리아가 쌓여 세포가 죽는 것이 노화과정이다. 모든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복구할 수 없기 때문에 노화의 정복은 힘들기 때문에  활성산소를 없애는 비타민 C와 E를 듬뿍 먹는 것도 좋은  노화 방지책이다.
 
이에 비해 분자생물학에 의하면, 텔로미어(Telomere)는 염색체의 양끝 부분에 달려 있는 단백질 사슬로 염색체를 보호하는 뚜껑 구실을 한다. 사람의 세포는 일반적으로 50∼100번 분열하고 수명을 다하는데,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 끝에 달린 텔로미어가 점점 닳고 일정 길이 이하가 되면 세포분열이 멈춘다. 이것이 노화의 시작이며, 텔로머라제를 통해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이면 노화를 막을 수 있다. 실제로 계속 증식하는 속성을 가진 암세포에서 발견되는 텔로머라제(Telomerase)가 텔로미어의 길이를 정상으로 유지시킨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국내에선 성균관대 생명과학연구소의 이한웅교수가 텔로머라제를 만드는 유전자를 없앤 쥐의 수명이 다른 쥐의 수명 2년보다 평균 ⅓ 짧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과학전문지 ‘셀’에 발표했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은? 소식과 운동이다.

 수명을 늘리는 대표적 방법은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영장류, 생쥐, 들쥐, 거미, 예쁜꼬마선충, 윤충, 초파리 등에서 생명 연장 효과가 확인됐다.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학에서는 1989년 이래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노화가 늦어지며 암·당뇨·심혈관질환·뇌 위축 등의 노화 관련 질병이 늦게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시작 당시 원숭이들의 연령은 7~14세였다. 이들이 20세가 됐을 때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 그룹은 80%가 생존해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그룹은 절반만 살아남았다. 사람에서 섭취 칼로리의 양을 줄이면 콜레스테롤, 공복 혈당, 혈압이 낮아지는데, 잘 알고 있듯이 이 모두는 노화와 관련된 질병의 지표다.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면 우리 몸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배가 부를 정도로 먹지 않고 모자라게 먹는 것 자체가 몸에 작은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늘어난다. 아드레날린은 혈액 내 포도당과 지방산 농도를 높이는데, 적은 칼로리 섭취로 인해 몸 속 포도당이 쉽게 빨리 부족해지는 관계로 지방조직을 분해하여 지방산 농도를 높인다. 즉 다이어트 효과가 나타난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호르몬의 작동능력을 개선시켜 지방이 덜 축적되도록 만든다.또 시트루인 계열의 유전자들을 활성화시키고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로 뇌에 있는 영양물질)을 자극하게 되는데, 시트루인 유전자는 세포 내의 에너지 생산공장인 미토콘드리아 활성을 증가시켜 활성산소 생성을 줄이고 세포노화과정을 늦추는 효소를 생성하도록 명령하기 때문에 장수유전자라고도 불린다. BDNF는 활성산소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한다. 브로콜리나 양배추 등은 이소티오시아네이트(allyl isothiocyanate)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ATP 생산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생성을 촉진시킨다.
 
수명을 늘이는 두 번째 방법은 골격근육을 늘이는 것이다. 골격근의 발달과 강화는 근육에 스트레스를 주고, 그것을 극복하게 하는 적응과정인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다. 근육세포 속에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라고 불리는 에너지 생산공장 역할을 하는 세포 속 작은 기관이 있다. 미토콘드리아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뜻하며 실제로 미토콘드리아가 풍부할수록 더 오래 달릴 수 있고 더 무거운 중량을 들 수 있다. 사람은 50~70세에 이르면 근육양의 25~30%가 비활동성의 결과로 소실된다. 65세 이상의 사망과 부상은 뼈대근육 약화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골격근육을 강화하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