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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산문 등

밤늦게 와도 잔소리 없는 친구

밤늦게 와도 잔소리 없는 친구/이시형 (♣)

 

 

 

 

 

 

 

 

밤늦게 와도 잔소리 없는 친구
지쳐 기대서면 철학 이야기도 들려주고

 

 

옛날옛적 가을 들판을 바삐 건너온 선비가 잠시 바위그늘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으려니
누군가 "노형, 어디로 가는 길이시요?"라고 묻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데 바위가 말을 건 것이었습니다
선비는 "나는 행복을 찾아 가는 길이라오"라고 대답하자
바위는 "그래,찾으시었소?"라고 되물었습니다
선비가 뭐라고 대답을 하는데 때마침 가를바람이 불어 낙엽을 우수수 떨어트리는 바람에
바위는 선비의 응수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바람이 멎고나니 이미 선비는 저만치 고갯길로 더나고 난 뒤였지요
바위는 못내 아쉬웠습니다

 

바위는 늙은 현자와도 같습니다
꽃은 쉬이 지고 잎도 때가 되면 누른옷으로 갈아입지만
천년 세월에도 변하지 않는것은 바위 뿐 입니다


불현듯 찾아가도 언제나 그자리에서 말없이 나를 맞아주고
끝도 없는 하소연을 쏟아내도 묵묵히 귀를 기울여주니
벗으로치면 바위만한 벗이 또 없지요

 

그러니 세상사에 지쳐 기댈곳이 필요할 때
 나는 바위를 찾아가곤 합니다 

 

 

 

여든 소년 山이 되다 /이 시 형

 

 

첨부이미지

수원 

 

 

♬...Try To Remember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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