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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산문 등

[여행기]나도 혼자 여행 다닐 수 있다는 용기를 준 힐링푸드

[여행기]나도 혼자 여행 다닐 수 있다는 용기를 준 힐링푸드(♣)

 

 

                                                                                                                 도날드 조란

 

 

 

나폴리는 이탈리아에서도 낙후한 지역이어서 치안 상태가 좋지 않기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나폴리를 찾는 이유중 하나는

오리지널 나폴리 피자를 맛보기 위해서다

마르게리타 피자  Pizza Margherita 와  마리나라 피자  Pizza  Marinara는

이탈리아 농무부에서 엄격하게 레시피를 제한한다

직접 나폴리에 가서 이 피자를 먹는다면 여태까지 먹어왔던 마르게리타 피자는 모두 가짜라고

느껴질 정도로 깊은 풍미에 감탄을 금하지 못할 것이다

나폴리 피자를 맛있게 먹은 후 ,근처의 카페에 가서 여유롭게 에스프레소 Espresso

한잔을 마시는것을 추천한다

 

 

 

나도 혼자 여행 다닐 수 있다는 용기를 준 힐링푸드

 

 

우리는 어딘가에 '거주할 권리'만을 추구하느라

 '어디 에도 거주하지 않을 권리'를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해방감은 바로 '어디에도 거주 하지 않을 권리'

즉 어디에도  수용되지않으면서도 세상에 엄연히 존재할 권리를 되찾아 주는것이다

 

집을 갖는 것보다 더 중요한것은 '집이 없어도 세상속에 거처하는법'을 깨닫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권리를 되찾기 위해 우리는 '나의 공간'이 아닌 곳에서도

불편을 느끼지 않는법을 배워야 한다

어디서든지 불평 없이 잘 먹는 것이야말로 '세상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을 권리'를

실천하는 첫 걸음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돌아다니면서 음식 먹지 말라'고 가르친다

사실 가만히 앉아서 밥을 안 먹고 엄마를 약 올리며 온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아이들은

 제 3자가 봐도 참 골치 아프다

'가만히 앉아서 밥못먹는 아이'에 대한 스트레스는 우리네 엄마들이 특히 심한것 같다

 

 

외국에 나가면 애들이 먹든말든  엄마는 우아하게 꿋꿋이 앉아서 자기 밥만 먹는 사람이 많다

처음에는 조금 매몰차 보이기도 했는데 자꾸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엄마가 마치 아무일 없는 듯이 무관심한 얼굴로 꿋꿋하게 밥을 먹고있으면

아이들은 혼자 마구 돌아다니다가 지치고 배가 고파서 마침내 돌아와 밥을 먹게 된다

물론 이렇게하려면 밥 먹는시간이 우리보다 훨씬 길어야 한다

 

엄마도 느긋하게 밥을 먹고 아이도 실컷 뛰어 놀다가 배가 고플 때 알아서 밥을 먹게 하려면

여유있게 느릿느릿 밥을 먹는 방법밖에는 없지 않을까

아이가 좀 돌아다니면서 먹으면 어떤가

그저 잘 먹어주기만 한다면 아이는 튼튼히 큰다

 

 

 

나폴리 피자 이야기를 꺼내려다가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먹어도 좋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설명한 이유는

내가 여행지에서 첫 번째로 '돌아다니면서 먹은 음식'이 바로 피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돌아다니면서 먹지마라'는 교육을 받고 자란 평범한 한국인이기에

어딜 가나 자유롭게 철퍼덕 앉아서, 또는 걸어다니면서 음식을 먹는 외국사람들이 신기했다

아무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지도 않았고  '먹는다는  행위'를 위해 이것 저것 따지지 않는

소탈함이 그저 좋았다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이 주로 군것질 위주이지만, 외국에서는 길거리 음식 자체가

어엿한 주식인 경우가 많다

특히 로마에 혼자 여행갔을 때 낯선 풍경속에서 이리저리 거닐며 먹었던 피자는

잊을수 없는 맛이었다

긴 야간 열차 여행으로 잔뜩 피곤에 절어 있었지만 나는 '그래도 오늘 바티칸을 꼭 다 봐야 해'

하는 일념으로 하루 종일 로마 구석구석을 줄기차게 걸어 다녔다

그때 로마에서 먹은 나폴리 피자는 조금 짜긴 했으나

'이제 나는 어디서든지 혼자 먹고 혼자 여행 다닐 수 있다'는 용기를 준 뭉클한 힐링 푸드였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  정 여 울

♬Ann_Margret_-_My_last_date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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