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맛있는 술 이야기’ 뉴스레터로 일주일에 한번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조선일보가
‘맛있는 술 이야기' 뉴스레터로 일주일에 한번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일주일간 쏟아지는 업무와 각종 뉴스 홍수를 겪은 후인 ‘사실상 주말’ 초입인
금요일 ‘힐링의 콘텐츠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한-일 경제마찰 이슈를 비롯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예사롭지 않게 시시각각
돌변하는 요즘이지만, ‘잠시나마 한숨 돌리고 쉬어가시라’는 뜻에서 긴장 풀고 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술보다 더 맛있는’ 술이야기를
제공합니다.
조선일보의 ‘맛있는 술 이야기' 뉴스레터 필진에는 조선비즈 박순욱 선임기자를 비롯해 ‘재야의 술 고수'들이 총망라돼
있습니다. 와인, 맥주, 위스키, 막걸리, 약주 증류주 등 주종 불문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력을 뽐낼 예정입니다.
이번주 술이야기는 매실원주를 만드는 더한주류의 한정희 대표입니다. 한 대표는 선화예중 3학년 때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 10년 동안 바이올린을 전공한 유학파입니다. 그러나, 평생 바이올린을 하기엔 재능이 모자란다고 판단, 사업가로 변신, 할머니 레시피로
매실주를 만듭니다. 할머니 때부터 매실밭이 있어 어릴 적부터 식탁에 매실이 떨어질 때가 없었다고 합니다.
할머니 레시피의 매실주는
덜 익은 청매가 아닌 잘 익은 황매를 쓰고 단맛을 첨가하기 위해 설탕 대신 꿀을 넣는 것입니다. 최고급 재료를 쓰기 때문에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한 대표는 “가격을 낮출 생각은 없다"고 합니다. “가격을 낮추려면 결국, 재료를 아낄 수밖에 없어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일년전에 매실 증류주 ‘서울의 밤'을 새로 내놓았는데, 이 제품이 대박을 쳐서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랍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만든 매실원주, 한번 맛보시길 권합니다. 동네 마트에서 4000원대에 살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맛봤던 매실주와는 확연히 다른
맛을 경험하실 겁니다.
오스트리아에서 10년 바이올린 유학한 한정희 대표, 2010년 더한주류
설립
‘잘 익은 황매 쓰고 설탕 대신 꿀 넣은’ 할머니 매실주 레시피 그대로 고품질 고수
"매실원주, 마음을 정화시키는 바흐의
‘샤콘느’ 기악곡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
바흐(Johann S. Bach)의 무반주 바이올린소나타
샤콘느(Chaconne)는 바흐 기악곡의 진수로 꼽힌다. 강렬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슬프다. 유튜브를 통해 정경화 연주로 들어본 샤콘느는 빠른 듯
느린 듯한 템포(빠르기)로, 듣는 이의 마음을 가슴 속 바닥까지 후벼파는 듯 하다. 바흐가 이 곡을 완성한 것은 1720년, 그해 아내 마리아
바바라를 잃었다고 한다. 아내 장례식장에서 이 곡이 연주됐다는 얘기도 있다. 연주시간 6분 정도의 짧은 바이올린 독주곡인 샤콘느는 슬프면서도,
듣는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에 한치의 모자람이 없다. 실컷 울고 나면 웬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
"2년전쯤입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당신이 만드는)매실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제가 10년간 오스트리아에서 바이올린 유학생활을 했다는 것 알고 한 질문이었죠. 그때 생각났던 곡이 바흐의 샤콘느입니다. 유학시절 독주로 자주
연주했던 곡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마력이 있어요. 국내 최고 품질의 매실로 만든 저희 매실원주 역시 ‘마시는 사람에게
힐링이 되는 술’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바흐의 샤콘느가 우리 매실주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답을 한 적이 있습니다. 위대한 문화유산인
클래식 곡을 저희 하찮은 제품에 비유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은 잘 알지만, 저희 제품에 그만큼 정성을 쏟고 있다는 의미로 드린
말씀입니다."
서울 은평구 더한주류 본사에서 만난 한정희 대표(44)는 ....
2005년부터
메리어트 호텔에서 소믈리에란 타이틀을 얻어서 근무하고 있으니 어느새 소믈리에로서 살아온 삶이 15년 가까이 되어 간다. 소믈리에로 살아오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와인 산지를 방문하고 그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와인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매달 진행해온 와인디너도 어느새 2017년 11월 100번째 와인디너를 맞이하기도 했다. 2009년부터는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한국와인들을
평가하는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와인의 품질을 평가하고 인지하며 더불어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생산자에게 전해주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대중들이 한국에서 와인이 만들어지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도 위도상 포도 재배가 가능한 지역으로 현재 영천,
영주, 문경, 사천 등 전국에서 200여 종이 넘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 와인의 주 품종은 토착 품종인 캠벨, 머루 포도로 알려진
MBA(Muscat Bailey A) 정도다. 식용으로도 사랑받는 이 품종은, 과실 향이 풍부하고 가벼워서 접근하기 편안하다. 아직은 재배
가능한 품종이 제한돼 있지만, 농촌진흥청에서 우리나라 토양에 맞는 양조용 품종을 연구하는 등 활발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한국에서도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빚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 와인의 품질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일단 10년 전에 마셨던
한국 와인과 현재 생산되는 와인을 비교해 보면 맛이 확연히 다르다. 예전에는 달고 인위적인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색이나 향 등 많은 면에서
자연스러워졌다. 각종 수상 경력과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도 이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국가대표급 와인으로 부상한 오미로제 스파클링 와인, 대부도
그랑꼬또 ‘청수’, 청와대 만찬주로 사용된 영도 ‘여포의 꿈’, 샤토 미소(Chateau Meeso) 등은 이미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 외에도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차원의 지원은 물론, 해외 와인 메이커를
초청해 의견을 듣는가 하면, 해외에서 와인을 공부하고 돌아온 와인 메이커들이 와인에 인생을 걸고 있다.
일단 10년 전에 마셨던 한국 와인과 현재 생산되는 와인을 비교해 보면 맛이 확연히 다르다.
나는
한국 와인이 충분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식이 발전하면 그에 맞는 음료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과 음료를 떠올린다. 그럴 때 소믈리에로서 추천해줄 수 있는 우수한 한국 와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실제로 한국 음식 재료로 만든 음식에는 한국 와인이 잘 맞는다. 이탈리아 요리에 이탈리아 와인이 좋은 매칭을 이루는 것처럼 말이다.
소믈리에 입장에서는 당연히 한국 와인의 품질이 좋아지길 기대한다. 더불어 매해 한국 와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어떻게 하면 개선될 수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등 소믈리에로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반면 일반 와인 애호가들은 한국 와인을 조금 너그러운 시각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한국의 와인 역사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접어들었고, 어떤 산업이든 자리를 잡으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부디 가격만 갖고 한국
와인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칠레 와인이 1만 원인데 한국 와인이 2만 원이나 해?’라는 시선을 갖기보다 잠재된 가능성을 먼저 봤으면
좋겠다.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만 보더라도, 자국 와인의 소비 시장이 전체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반면 한국은 5%가 채 안 된다. 한국
와인이 발전하려면 결국 생산자의 꾸준한 노력과 소비자의 너그러운 시각으로 소비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더불어 소믈리에로서 한국와인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해서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었으며 8월부터 매달 한국 와인디너를 진행해 오고 있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반포 JW 메리어트 호텔 2층 플레이버즈(Flavors) 에서는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와인을 선정하여 생산자와 함께
진행해오고 있으며 8월 29일은 현재 한국와인생산협회 회장을 맡고 계신 정제민 회장님과 충남 예산에서 만들어지는 사과로 만든 ‘추사로제’ 와인
디너를 진행했다. 와인 디너가 진행되는 날은 오후 4~5시 한 시간은 생산자와 함께 직접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모든 와인을 함께
테이스팅하고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는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와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고 무료로 진행되며 선착순
20분에게 자리를 준비해 드리고 있다. 무엇보다 생산자 관점에서생산자 입장에서 포도주 양조장의와인너리의 역사와 양조의 어려움 그리고 전문가 및
일반인들과 접점을 이루어 볼 수볼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한 시간 뒤인한시간뒤인 6시부터는6시 부터는 생산자와 소믈리에가 직접 테이스팅
존에서 무료로 준비한 한국와인을 테이스팅시켜드리고테이스팅 시켜드리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현장에서 판매도 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진행한 2번의 와인디너 모두 150명이 넘는 많은 분이 직접 예약을 하고 찾아주시고 있다.
두 번째 와인디너가 열린 9월 17일은
전 한국 생산협회한국생산협회 회장이자 한국 와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김지원 회장과, 대부도에서 만들어지는 ‘그랑꼬또 청수’ 와인으로 디너를
진행했다. 세미나를 진행할 때는 MBC 뉴스데스크에서 취재도 오시고, 무엇보다 디너에 참석하신 많은 대중이 이게 한국와인이 맞냐? 라며 높은
품질에 현장에서 준비한 모든 와인이 소비되고 판매를 위해 준비한 와인도 모두 완판이 되었다. 한국와인의 가능성은 이제 시작이고 기지개를 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편견을 깨고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이 만들어져 수입 와인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품질이 되기를 한국의 소믈리에로서 꿈꾸어
본다.
현) JW Marriott Hotel Seoul 수석 소믈리에
현) 한국 국제소믈리에 협회 부회장
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겸임교수
현) 와인인문학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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