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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활의음악정원

가을 초입에 듣는 가장 아름다운 근대 프랑스 가곡들...

보월산방도사님의.. 가을 초입에 듣는 가장 아름다운 근대 프랑스 가곡들...





나라가 안보, 경제, 도덕성 등 모든 면에서 왕창 무너지고 있는 어수선한 판국에 몽롱한 아름다움의

극치인 프랑스 가곡들이나 들으며 앉아 있다는 게 엄청 양심에 찔리지만 오후 내내 들었던 곡들에

대한 기억이 없어지기 전에 몇 마디씩 적어둔다.

시작도 끝도 없는 프랑스 영화처럼 산만하면서도 묘한 운치가 남는 프랑스 가곡들의 매력에 흠뻑

젖은 하루였다. 역시 음악의 아름다움은 국경과 언어를 초월하는 것...

나의 음악 듣는 즐거움이 싸구려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깨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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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 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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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꿈을 꾼 후에>, <비밀>, <물가에서>, <이시->, <요람> 등 포레의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가곡들을 크레스팡이나 테이트의 음성으로 들으면 곧바로 미지의

다른 세상으로 떠나게 된다. 꿈꾸듯 아름답다는 게 이런 것이리라...

100여 곡 정도 된다는 포레의 가곡들 중 베를렌의 시에 곡을 붙인 <달빛>이 가장 유명하며 가사는

대충 이러하다. 베를렌이 술, 동성애 등과 관련된 에피소드들 때문에 이미지가 산뜻하지는 못한

시인이지만 술기운 덕분인지 환상적인 작품들을 다수 남겼는데 예술이든 문학이든 좀 취해야

일이 제대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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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달빛의 영혼은 빼어난 풍경화

화폭 위로 멋지게 분장한 광대와 탈춤꾼들이

류트를 연주하고 춤추며 지나가지만

그들의 가면 뒤로 슬픔이 엿보이네...

고요하고 슬프며 아름다운 달빛은

새들을 나무에서 꿈꾸게 하고

대리석상들 사이의 분수를 흐느끼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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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파르크 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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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프랑스 가곡 분야의 중요한 작곡가인 뒤파르크는 정신병 발작으로 불과 37세에 작곡생활을

마감했으나 그가 남긴 몇 곡은 환상적이고 비감스러우며 탐미적인 정취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듯하다. 정신병에 이은 시력 상실도 안타깝지만 자신이 작곡한 작품의 대부분을 파기해 버린 점이

못내 아쉽다.

그의 가곡들 중 <여행에의 초대>, <피딜레>, <슬픈 노래>, <황홀> 등이 가장 유명한데 가수에 따라

노래의 뉘앙스가 살짝 달라지는 재미도 있다.

자주는 아니고 가끔 스치듯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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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송 <사랑과 바다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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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송이 1882~1892년에 걸쳐 만든 목소리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으로 뒤파르크에게

헌정되었다고 한다. 낭만적인 두 곡으로 구성되는데 사이에 오케스트라로만 연주되는 간주곡이

있다. 간주곡도 매력적이지만 가장 아름답고 유명한 부분은 제2<사랑의 죽음>에 든 노래

<리라꽃 필 무렵>인데 쇼송의 신비스런 비감이 그야말로 꿈결처럼 펼쳐진다.

뉴욕 만하탄에서 월급쟁이로 일하던 시절에 72가와 브로드웨이가 만나는 지점의

서편(허드슨 강 쪽)에 위치한 단골 레코드가게 그라이폰에서 콜라씨(Kolassi)가 이 곡을 노래한

음반을 발견하고 기뻐했던 순간이 생생하다.

<리라꽃 필 무렵>이 워낙 유명해서 많은 이들이 이 짧은 노래 하나만 듣고 지나치는 경향이 있지만

나는 가급적 전곡으로 듣길 좋아한다. 연주시간 약 30분의 긴 작품이지만 쇼송이 선사하는

매혹적인 취기에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언어로 노래되지만 가사를 초월하는

황홀감이 있다. 부쇼르라는 프랑스 시인의 시에 곡을 붙였는데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담은 노래다.

사족으로, 쇼송이 남긴 <사랑과 바다의 시><시곡>의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쇼팽과

비제를 찾아 파리의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를 두 번이나 들락거렸으면서도 같은 곳에 누워 계시는

쇼송을 찾지 않은 것은 나의 불찰이었다. 쇼송은 44세 때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벽돌담에 부딪혀 즉사했다는데 일부에선 자살이란 주장도 있는 것 같다. 장례식에 뒤파르크, 포레,

알베니스, 드가, 로댕, 드뷔시 등 파리 예술계의 유명인사들이 다수 참가했다고 한다.


드뷔시 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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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가 남긴 여러 가곡들 중에서 내 귀에는 <아름다운 저녁><별이 빛나는 밤>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 특히 <아름다운 저녁>은 바이올린 편곡 버전으로도 자주 연주되는 기막히게 아름다운

곡이다. 정경화의 연주로도 많이 들었다. <아름다운 저녁>은 몽환적인 분위기로 현생의 기쁨을

누리자고 하다가 곧바로 생의 허무를 노래하는데 드뷔시가 18세 무렵 폴 부르제라는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며 가사는 대충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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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속으로 강물은 장밋빛으로 물들고

보리밭은 산들바람에 흔들리는데

어디선가 이 아름다운 저녁에 행복해야 한다는,

존재의 즐거움을 맛보라는 소리가 들려오네.

왜냐하면 우리는 떠나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마치 물결이 흘러가듯...

강물은 바다를 향하여, 우리는 무덤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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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 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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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은 베네주엘라에서 출생하여 프랑스에서 활동한 작곡가, 지휘자, 성악가로 유서 깊은

파리 오페라의 감독까지 역임한 걸 보면 프랑스에서는 꽤 지명도 높은 인물이었던 것 같다.

마스네에게서 배웠다는데 그래서인지 감미롭고 서정적인 가곡들을 여럿 남겼으며,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작품은 베를렌의 시에 곡을 붙인 <은밀한 시간>

위고의 시에 곡을 붙인 <내 시에 날개가 있다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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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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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달빛이 숲 사이로 비치고

잔가지들의 속삭임이 숲을 가득 채운다

바람은 검은 버드나무 가지에서 탄식하고

짙은 나무 그림자는 연못에 드리운다

지금은 꿈을 꿀 시간이다

무지개빛 영롱한 별이 빛나는 하늘에서

광대하고 부드러운 평온이 내려온다

지금이야말로 은밀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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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에 날개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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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나의 시에 날개가 있다면

감미로운 나의 시는 날아갈 것이다

아름다운 당신의 정원을 향해

만일 나의 시에 날개가 있다면

새처럼 반짝이며 비행할 것이다

미소 짓는 당신의 집을 향해

만일 나의 시에 날개가 있다면

순수하고 성실한 당신 가까이로

밤낮 없이 달려갈 것이다




포레 : 달빛




포레 : 요람




드뷔시 : 아름다운 저녁




아안 : 은밀한 시간




아안 : 내 시에 날개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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