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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For the Finish Line/ 결승 선을 향하여

For the Finish Line/ 결승 선을 향하여


2020년 올림픽이 코비드-19로 인하여 1년이나 늦게 열린 도쿄 올림픽이 팡파르도 시들한 채 20조 원짜리가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다. 1964년 57년 전에 동경 올림픽 때 나는 시골 고향에서 라디오 앞에서 중계방송을 들었는데, 지금은 인터넷으로 보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올림픽 규모도 갑절이나 커져서 메달 숫자와 선수들이며 참가국도 갑절이나 늘어서 200여 국가가 되지만 화려해야 할 국제적 잔치가 별 흥미를 못 끌고 있는데, 한 선수의 고무적인 뉴스가 우리로 하여금 삼복더위를 이기도록 신 나게 했다. 여자 개인전 사이클(cycle) 경기에서 오스트리아 애나 키젠호퍼(Anna Kiesenhofer)가 금메달을 딴 일전의 7월 25일. 서른 살의 수학 박사는 137km를 4시간에 가깝도록 달려서 67명의 세계 선수들 중에서 1등으로 결승점에 도달했다.
세상은 그녀를 몰랐으며 심지어 장본인조차도 1등 할 줄은 몰랐다고 했으니 세계가 놀랬다. 300리(里)도 넘는 거리가 아닌가! 이 더운 날씨에 땀의 홍수로 휩싸인 채 골 라인에 그녀는 쓰러져 누워 스스로도 세계 1등에 놀랐다는 것. 훈련 받는 코치도 없이 혼자서 교수를 하면서 스스로 단련하였고 세상이 모르는 가운데 깜짝 놀라게 만든 것이다. 자기의 수학 공식을 적용하면서 더운 열기에 적응하는 과정을 분석하였던 게 남다를 뿐이다. 밤낮으로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만 하는 선수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가. 영양사를 따로 두고 음식을 조절하며 특별 트레이너가 분석하고 지도하는 코치가 대개는 따로 있지 아니한 가. 그러나 마치 과외를 받지 않는 학생이 성공한 경우처럼 그녀는 스스로 연습하고 깨치고 도전하였다는 사실이다. 요란한 소문도 없이 자신마저도 크게 상패에 초점을 두지도 아니하고, 다만 좋아서 즐기고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목표를 향하여 달린 그녀의 태도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한때 영광스러운 오스트리아 제국의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의 오스트리아는 우리에게 모차르트를 제하면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작은 나라이다. 그래서 나도 독일에 처음 갔을 때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작은 중립국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Salzburg)의 모차르트 생가를 갔고, 연전에 그 수도 비엔나를 즐긴 정도일 뿐이다. 까마득한 125년 전 1896년 제 1회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가 최초로 오스트리아에 금메달을 따온 이래로 금메달이 궁했던 오스트리아란 다. 그래서 키젠호퍼의 이번 금메달은 더욱 뜻 깊은 것이니,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으나 특별히 귀중한 쾌거였으므로 더욱이 나. “그저 결승점(the finish line)에 도달하기 만을 위해 달렸을 뿐입니다.” 실로 그것이 올림픽 정신이 아니랴! 최후의 목표까지 우리가 달려야 한다. 그것이 금메달이든 아니든, 원계관이 있든지 없든지 말이다. 뒤돌아보지 아니하고 나의 달려갈 길을 달려가는 것이다, 그 목표 지점까지. 그것이 금메달이다. 현대 올림픽을 다시 시작했던 126년 전에 첫 금메달 이후 100년이 훨씬 넘도록 오스트리아가 가져본 적이 없던 선물을 소문 없이 그녀가 다시 획득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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