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ubbing/ 핸드폰의 무례
2년이 가깝도록 코로나 공포로 갇힌 답답함이 심리적 충동으로 발작하는 가, 지하철에서 나 공원, 국회와 사무실에도, 심지어 길을 걸으면서도 세상 천지 스마트폰을 돌려보는 현상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무언가 혼자 중얼거리거나, 웃고 소리치면 정녕 실성한 사람으로 여겼거늘, 지금은 그런 사람이 여기 저기 많다 보니 예사. 혼자 소리치고 공중에 팔을 내저으면서 모노로그(monologue)를 연출하는 것은 이젠 익숙하게 봐서 인지 그나마 용납할 만한 것 같다. 혼자 길거리에서 포복절도(抱腹絶倒)하며 웃어 재껴도 무슨 해가 되랴. 그런데, 어른 앞에서 나 대화하는 사람들과 상대방 면전에서 그냥 핸드폰을 손가락으로 밀면서 들여다본다. 그런 행동이 무례(無禮)인가, 예외인가?
스마트폰을 손가락으로 훑어보는 걸 '퍼빙(phubbing)'이라고 신조어(新造語)가 생겨날 정도이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적 보편성인 것 같다. 퍼빙(Phubbing) = 폰(phone) + 스너빙(snubbing)의 합성어인데, 스너빙은 무시함, 모욕함이라는 말. 전화기로 상대방을 무시하고 마구 모욕함이 될 정도로 문지르고 들여다보는 행위는 무례함이다. 스마트폰에 빠져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을 두고 하는 표현이다. 프랑스에서도 그처럼 전화기로 속물근성(俗物根性)을 보이면 거들먹거리는 의미의 텔레-스놉(tele-snob)이라고 표현한다네.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퍼빙 행위가 면대(面對)한 친구와의 우정에 심각한 파급 영향(repercussion)을 준다는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면전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데, 관심도 기울이지 않고 전화기만 들여다보고 있다면 모멸감(侮蔑感)을 느끼게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이 없는가? 개인적으로 손아랫사람이 내가 말하고 있는 중에도 스마트폰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들여다보면서 관심을 흩을 때는 언짢은 기분이 들었고(obnoxious), 내가 슬며시 대화를 끝내고 일어나기도 했던 적이 있다.
전화기나 인터넷에 빠져서 곁의 상대방을 무시하게 되는 결례(缺禮)의 퍼빙(phubbing)이라는 단어는 아직 열 살이 채 안 된 2012년생이라네. 우리말로는 뭐라는 가? 글쎄, ‘전화 질’ 이라면 전화 걸기가 되겠으니 ‘전화 짓’이 나을 런지. 그만큼 스마트폰(smart phone)이 세상 천지에 많다는 얘기. 상대방에게 무례를 끼치는 것도 문제지만, 근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본인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끼쳐서, 자신의 소속감과 자기 존엄성과 존재 가치를 잊어버리게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남에게 왕따, 곧 외면 당하는 결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인간관계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한다. 퍼빙이 심해진 사람을 '노모포비아(Nomophobia)'라고 한다네. 그 증상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감을 갖는 사람[no-mobile-phone-phobia]이다. 핸드폰이 없으면 전화도 못하고 문자도 못 보며, 이메일이나 어떤 메시지도 볼 수 없어서 미친 듯 방황하는 현상이 생긴다니 까. 퍼빙은 상대방에게 결례요, 자신에게 불안정과 중독 현상이라니 당장 정신 차려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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