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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왕조실록(105) 충선왕 2

고려왕조실록(105) 충선왕 2
- 충선왕의 개혁정치, 폐위, 복귀

충선왕은 왕위에 오르자 세력가들에게 땅을 빼앗겨 소작인으로 전락한 억울한 농민들의  땅을 되돌려 주도록 조치하고, 즉위와 동시에 고려사회에 팽배한 각종 폐단을 개혁하고자 30여 항목의 즉위교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는 주로 합단의 침입 때 공을 세운 자들에 대한 보상과 조세와 부역, 죄에 대한 형벌, 지방에 묻혀있는 선비의 천거 등에 관한 내용이며 별다른 국가에 공헌도 없이 상과 관직을 제수 받은 자에 대한 재조정 등 공평한 상과 벌이 내려지도록 개혁을 하였습니다. 

여기에 특수 임무를 띈 별감을 지방에 자주 파견하면서 발생하였던 민폐를 최소화 하도록 지시하였고 뇌물을 금지하고, 특히 홀치, 응방, 아가치 순마 등 원나라의 영향으로 생겨난 관청의 관원들이 증여물을 받는 것까지 일절 금지를 시켰습니다.
또한 양민이 세력가에 눌려 천민이나 노비가 되는 적폐 역시 철저히 금지시켰습니다.
 
홀치(忽赤) - 왕실의 숙위(宿衞)를 담당하던 군사. 전통(箭筒)이란 뜻의
몽고어로 “gor(xor)”와 무엇에 종시하는 사람이란 뜻인 “či”의 음차(音借) 표기
응방(鷹坊) - 매를 기르는 일과 매 사냥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직소  
아가적(阿加赤) - 아가치의 취음(取音)으로, 대궐, 군영, 관아 등을 경비
하는 일을 맡아 하던 곳
순마(巡馬 ) -  도적을 막고 금란 등에 관한 일을 맡아 보던 관아 
 
당시 사회상을 보면 원나라의 지대한 영향으로 원나라에 관계되는 일을 하면서 신분이 수직 상승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고 응방을 드나들며 몽고어를 배워 고급관리가 된 자도 적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원나라 공주의 심부름꾼이나 환관이 원나라에 갔다가 귀국한 뒤에는 재상까지 된 자도 나온 판이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 막강한 세력을 이용하여 온갖 부귀와 영화를 누리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30항에 이르는 충선왕의 교서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 걸친 온갖 폐단을 일으키는 이들 세력을 제거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친원적 성향을 가진 충선왕이 개혁을 통해 반원적인 태도를 보인 점이라 하겠습니다.
 
전회에 기술한 바와 같이 이렇게 개혁을 밀고나가던 충선왕이 강제 퇴위를 당하게 된 것은 계국대장 공주에 의해 일어난 조비 무고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조비는 평양군 조인규의 딸로, 충선왕이 18세 때인 1292년에 세자빈으로 간택이 되었는데 입궁한 뒤로 부부금실이 아주 좋았습니다. 계국대장 공주는 충선왕이 자신을 사랑하는 대신에 조비를 편애하자 질투심을 이기지 못하고 조비가 자신을 저주했다고 무고의 편지를 써서 원나라 태후에게 보냈습니다. 


이 때문에 조비와 조인규는 원에 호송되었고, 충선왕 역시 그 사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여 즉위와 함께 내린 모든 개혁조치를 원위치 시킨 뒤, 그해 8월에 강제 퇴위되어 계국대장 공주와 함께 원나라로 돌아가게 됩니다. 충선왕이 물러나자 권좌는 다시 충렬왕에게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후 충선왕은 원나라에 머무르며 10년 동안 고려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충선왕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뒷전으로 물러나 있던 충렬왕이 다시 정권을 쥐자 충선왕의 측근과 참모들은 하루아침에 제거되고 마는데, 충렬왕의 참모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충렬왕과 충선왕 부자간을 이간질 시키면서 급기야는 계국대장 공주를 충렬왕의 10촌 종제이자 신종의 3세손 이기도한 서흥후 전에게 개가시키려는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리하여 고려의 왕위를 서흥후 전에게 이양시키려고 하였는데, 이는 그들이 충선왕의 귀국을 막고자함이 궁극적인 목표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하여 충렬왕과 그 일행이 직접 원을 방문까지 하였으나, 그동안 원나라 왕권 다툼에서 승리한 황제의 막강한 지원을 받게 된 충선왕이 부왕 충렬왕과 동행한 측근들을 모두 처형시켜 버립니다. 동행한 지지 세력을 전부 잃은 충렬왕은 모든 권한을 아들 충선왕에게 빼앗긴 채 홀로 고려로 돌아오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이에 화병으로 충렬왕이 죽자 자연 왕권은 충선왕에게 돌아가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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