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날에 / 송창환
갑자기 스산한 바람 불더니
천둥, 번개가 모든 걸 멈춰 세우고
제 할 일 다 하곤 가버렸다.
놀란 마음에 짙은 어둠을
멍하니 바라보는데 스쳐 가는
나지막한 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잘 계시게. 또 만나세.
함께한 세월만 남겨두고 간
무정한 사람, 이 사람아.
그대 내 가슴에 남긴 약속
차곡차곡 잘 해내고,
우리 만나는 날, 못다 한 말
꺼내 놓고 한없이 웃어 보세나.
최대식 기자 tok@timesof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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