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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竹 詩 / 김삿갓


此竹彼竹化去竹 (차죽피죽화거죽) 

이런 대로 저런 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打之竹浪打竹 (풍타지죽랑타죽)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飯飯粥粥生此竹 (반반죽죽생차죽)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지만

是是非非付彼竹 (시시비비부피죽) 

옳다면 옳거니 그르면 그르려니 그렇게 하세


賓客接待家勢竹 (빈객접대가세죽)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 대로

市井賣買歲月竹 (시정매매세월죽) 

시장에서 사고 파는 것은 시세 대로

萬事不如吾心竹 (만사불여오심죽) 

만사는 내마음 대로 하지 못하니

然然然世過然竹 (연연연세과연죽)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 대로 살아가세

한자를 빌어 우리말을 표현하기도 하며 한시를 한글의 음을 빌어 멋지게 풍자하고 조롱하는 그의 솜씨는 우리나라 고대문학사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죽시 竹詩>이다.
자신의 철학을 표현한 수작이라고 전한다.

此(이차)  竹(대죽) = 이대로,
彼(저피) 竹 = 저대로,
化(될화) 去(갈거)  竹 = 되어 가는 대로
風(바람풍) 打(칠타)  竹 = 바람부는 대로,
浪(물결랑) 打 竹 = 물결치는 대로....

* 老子의 無爲의 논리와도 맥을 같이 함을 본다.

출처 : 햇살
글쓴이 : 햇살 원글보기
메모 : 좋은 글 스크랩해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