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년 중 4,5,9,10월이 가장 좋은 계절이다.
날씨도 따뜻하고, 산야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기 떄문에 가는 곳마다 꽃대궐을 이룬다.
어제 일이 있어서 시골을 다녀왔다.
지난 한식 때는 바빴던 관계로 성묘를 못했다. 그래서 언제갈까하고 궁리 중이던 차에 마침 산림청에서 금강송 묘목과 씨앗을
주었고, 또 지인을 통해서 산삼 씨앗을 구했던 관계로 겸사 겸사해서 성묘를 가기로 했다.
아침 7시 54분 출발해서 충주, 문경을 거쳐 가는데, 충주를 지나 문경에 이르니 길 양가로 심어 놓은 만개한 벚꽃터널이 반긴다.
이어서 나타나는 배꽃의 흰 들판이 끝도없이 이어진다. 문경에서 시작하는 금천 상류 영강가에는 그야말로 꽃대궐이다. 푸른
강과 흰 벚꽃 및 베이지색처럼 빛나는 흰 배꽃, 여기에 연분홍 복사꽃들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지상 선경을 연출하고 있다.
용궁에 도착하니 10시 6분경, 선산에 가서 성묘를 하고, 묘소 주위에 자라고 있는 도토리 나무와 찔레꽃 가시나무를 모조리
제거하니 11시 반이 되었다.
이어서 동북사면 즉 艮방향에 산삼 씨앗을 뿌렸다. 참고로 산삼은 모두 동북 사면 즉 간방향에서만 자란다.
원래 산삼은 씨앗을 뿌린다고 바로 발아를 하지 않는다. 해서 인위적으로 발아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開鉀을 해야만 한다.
개갑이란 씨앗을 감싸고 있는 두터운 껍질을 인위적으로 꺠어서 쉽게 싻이 돋도록하는 것을 말한다.
어제 뿌린 씨앗은 모두 이같은 개갑을 완료한 것으로 날짐승들의 먹이가 되지를 않으면 대략 씨뿌린지 10일 전후로 발아를
하고 발아한지 15일 전후로 꽃대가 올라와서 꽃이 핀후 빨알간 열매를 맺는데, 발아 성공률은 거의 90% 수준에 이른다.
물론 그사이 새나 짐승들의 먹이가 된다면 곤란한데, 신기하게도 새나 짐승들은 이 씨앗의 냄새를 용하게 맏고선 찾아
먹는다는데 문제가 있기는 하다.
어제 대략 500개 정도를 심었는데, 금년에 얼마나 발아할련지는 아직까지는 상당히 미지수다.
만약 50% 정도만 살아남아서 발아를 한다면, 대성공으로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산 전체에 뿌릴예정으로 있다.
금년에는 관리를 하지 않을 예정이지만,만약 생각대로 된다면 내 년부터는 관리동을 짓고 그 일대를 탱자나무 철조망으로
둘러서 일반인들의 출입을 제한시켜 본격적으로 산삼농사를 지을까 한다.
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다른산들과 우리집 宗山으로 까지 확대를 해서 본격적으로 삼농사를 시작해 볼까 생각 중이다.
사실 종산은 비록 내 이름으로 등기되어 있지만, 종중의 소유물이기에 비록 내가 종손일지라도 함부로 이용해서는 곤란하기는
하겠지만, 종중회의를 거쳐서 한다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듯 하다.
이어서 산림청에서 어럽게 보내준 금강송 씨앗 100개를 양지바른 곳에 뿌리고 심었다. 이것도 새들의 먹이가 되지를 않고
잘 자라주어야 할텐데, 지구 온난화로 점차 침엽수림이 없어지니 이제는 인위적으로라도 침엽수림을 키우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 소나무는 陽木이다. 그래서 양지바른 곳에 심어야만 한다.
친척 조카의 결혼식이 대구에서 4시에 있는 관계로 서둘러 일을 끝내고 내려왔다. 상주 공검면 이안과 역곡을 지나니 온 천지가 흰 배꽃이 핀 배밭이고 가로수로 심은 벚꽃은 이제 끝물인지 바람이 한 차례 지나갈 때마다 마치 흰 함박눈이 내리듯이 흩날리는데 참으로 장관이였다.
함박눈처럼 흩뿌리는 花雨는 상주를 지나 낙동강 입구인 선산까지 계속되어진다. 화우 속을 달려서 도리사가 있는 선산을 지나자
저 멀리 영기가 피어오르는 곳이 있어 쳐다보니 바로 金烏山이다. 인간과 太陽神의 전령사라는 금까마귀는 보이지 않지만, 피어올라오는 靈氣만은 한 영기한다. 낙동강 줄기를 따라서 흘러내려가니 후삼국 말기 고려 태조 왕건과 견훤의 건곤일척의 싸움시
궁지에 몰린 왕건을 구하기 위해서 그의 말과 옷을 바꿔입고 장렬하게 전사한 우리의 선조 전이갑 장군과 평산 申氏始祖인 신숭겸 장군을 포함한 8명의 장수들이 장렬하게 전사했다해서 후일 고려를 개국한 태조 왕건이 그 뜻을 기리기 위해서 명명했다는
대구의 鎭山 八公山이 벌거벗어 보다 더 覆鐘形의 모습을 잘 드러낸체 눈 앞으로 다가온다. 풍수에서 말하는 명산의 모습이란 이런산을 말한다. 고만 고만한 8개의 봉우리들이 참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비록 벌거벗었기에 성장한 맛은 떨어지지만, 그 나름대로
보여주는 본모습이 더 아름다운 것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동대구에 도착하니 2시경, 길을 묻자 자기 차를 따라오라는 기아의 엔터프라이스를 모는 친절한 분의 도움으로 별 어려움없이
예식장을 찾아 갔고, 산에서흘린 땀을 씻기 위해서 대중탕을 찾아 급하게 씻었다.
아슬아슬하게 시간 맞추어 예식장에 도착해서 볼 일을 잘 봤다.
6시에 동대구에서 출발해서 올라오는데, 대구는 완연한 여름이였다. 무척이나 덥다. 수성호가에는 온갖 기화요초가 피어 있었고
늘어진 능수버들과 복사꽃 및 지는 벚꽃이 묘한 앙상불을 이루면서 호수 한 가운데 유유히 떠 있는 보트들과 한 폭의 수채화를 이루고 있다.
오는 길의 석양노을은 너무나 황홀하다. 구미쯤 이르니 지고있는 붉은 태양은 마치 거대한 용광로 덩어리인양 주위 일대를 붉게 물들이면서 금오산 자락에 걸려 있다. 그 옛 날 우리나라에 불교를 처음으로 전했다는 아도화상이 이곳에 이르렀을 때 붉게 물들이면서 지는 석양자락에 금오산이 마치 금까마귀 형상을 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금오산은, 그 때나 지금이나 모두 동일한 모습 그대로 이지만, 세월이 바뀌었는지 아도가 봤다는 금까마귀는 보이지 않고 주위 일대를 붉게 물들이면서 지고 있는 잡티 하나없이 함지박쳐럼 둥근 붉은 태양만이 거기 그렇게 지평선가에 걸려 있었다.
김천을 지나 추풍령 고개에 이르렀다. 옛 날 조선 시대 한양으로 과거를 보려가는 선비들이 이 고개를 넘어가면 모두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고 해서 피했다는 그 고개다. 그들은 이 고개를 피해서 지금도 남아 있는 한국에서 유일한 주막인 三江주막이 있는
삼강을 배로 건넌 후 경사스러운 일을 듣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聞慶의 새재(鳥嶺)를 넘어 한양으로 과거를 보려 갔다. 그래서 그런지 조선 시대 과거급제자들의 대부분은 모두 영남사람들이였다.
추풍령을 지나니 기온이 변한다. 땀이 날 정도의 더위는 언제 그랬나쉽게 이제는 옷깃을 여며야 할 정도로 쌀쌀한 기운이 감돈다.
영동터널에서 영동1터널까지 이어지는 벚꽃터널은 지금이 절정기다. 지는 석양빛을 받아서 빛나는 그 모습은 참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서울도착 22시 .
한국의 아름다운 계절은 이렇게 시작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 그랬나 보다. 5월은 계절의 영왕이라고...
驛馬煞!
이 좋은 계절에는 누구나 한 번쯤 역마살이 발동하여 떠나보는 것도 새로운 한 편의 추억을 만드는 길일 것이다.
총주행거리 : 658km
총 소요시간 : 서울 - 용궁: 2시간 10분 (180km), 경부 - 영동 - 중부내륙
용궁 - 동대구 : 1시간 30분, 중부내륙 - 경부
동대구 - 서울 : 4시간( 다소 막힘), 경부선
주유비: 100,000원
톨비 : 서울 - 점촌: 7,300원
상주 - 동대구 : 6,000원
동대구 - 서울 : 13,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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