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석깔기
“칭찬”하면 나는 멍석이 생각이 난다. 우리 옛말에 조금 상스러운 표현이지만 “하던 지랄도 멍석 펴 놓으면 안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일껏 잘하던 일도 더욱 잘하라고 떠 받들어 주면 안 한다는 말이다. 그 반대로 남부지방에서 문중의 이름을 격하시키는 불명예스러운 일을 하였다거나 자식이나 부리는 하인들이 동네에서 상서러운 행위를 하였을 때 관청에 보고하지 않고 멍석을 펴서 눕히고 둘둘 말거나 뒤집어놓고 매질을 하는 '덕석마리'가 있다.
전자는 물속의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에 익숙지 않은 우리들이 칭찬을 받게 되면 오히려 송구스러워 잘하고 있던 일도 멈추게 되는 우리의 반응을 설명하는 것이고, 후자는 문중의 명예나 마을의 사회규범을 유지하기 위해 질책을 하는 우리의 풍속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겠지만 옛날에는 칭찬에 인색한 각박한 생활에서 칭찬 한번 듣기가 여간 어려운것이 아니었다. 더 잘하라는 부모나 스승의 채찍질이 더욱 빈번하였다. 학교생활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사랑의 매”가 아니라 참으로 허울좋은 명목아래 오용 그리고 남용되어서 어린싹들의 자유와 자율을 너무도 무참히도 유린하였다 본다.
북미 서양문화와 한국의 동양문화의 큰 차이점들 중의 하나가 상대방 칭찬을 얼마나 하는 것에 있는 것 같다. 문화의 차이로 서로의 장단점은 있긴 하지만 칭찬의 문화는 우리가 여기를 본받아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서는 칭찬이 매우 자연스럽다. 항상 칭찬을 듣게 되어서인지 칭찬 듣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여간해서 꾸지람이 없다. 단지 상대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을 저질러게 되면 저해를 받고 다시 그러지 않음을 약속받을 따름이다. 실수에 의한 것이라면 물론이고 고의로 하였다 해도 우선 상담수준의 훈계로 조용히 타이르거나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다짐을 받는 수준이다. 물론 반복되는 실수가 있는 경우는 부모를 호출하여 문제점을 해결하도록 부탁을 하지만 학교내에서 직접적인 체벌은 용납되어 있질 않다.
칭찬의 또 다른 모습은 “박수”이다. 박수를 보내는 것에 전혀 인색하지 않다. 박수가 갈채로 보내기도 하지만 박수가 바로 표창인 것이다, 그리고 그 박수로 연주자에게 답례를 하는 것이다. 팁문화와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 레스토랑에서 메뉴에 적힌 가격대로 지불하면 되고 공연티켓을 구입해서 구경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서비스에 대해 팁으로 감사를 표시하고 박수로 좋은 연주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라 본다. 그런데 칭찬은 그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의 표현”인 것이다. 그 칭찬이 글로 표현이 되거나 직접 말로 전하는 것은 칭찬을 하는자나 받는자의 마음 모두가 아름다워진다는 것이다. 여기 학교생활에서 어린아이들의 조그만 연주회나 발표회에 보내는 박수와 칭찬은 그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고, 그들에 힘을 넣어 주는 것이고 결국에는 그들을 춤추게 만드는 것이다. 춤을 추며 하는일은 지칠 줄을 모르고 무한한 상상력과 더불어 풍성한 창조력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바로 이 “칭찬”이 바보를 천재로 만드는 최적의 방법이다. 많은 칭찬이 오히려 자만심에 사로잡히는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러한 자만심은 칭찬이 결여되어 있는 사회에서 자기만 칭찬을 받게 되어서 우쭐해지는 마음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칭찬이 넘쳐나는 곳에서는 그러한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더욱 중요한 점은 칭찬이 풍성한 사회에는 질책, 비난들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현재 칭찬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칭찬에 인색해 지지를 말고 현재 칭찬을 하고 있다면 한번 칭찬할 것 두번 칭찬하는 것도 나쁘질 않다고 본다. 미운사람에게도 그들이 칭찬 받을 일을 하였다면 칭찬을 하라. 칭찬하는 말도 비난하는 말처럼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비난하는 말은 비난으로 돌아오고 칭찬하는 말은 칭찬으로 돌아오게 되어 적군을 아군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러한 칭찬을 어디서 부터 어떻게 시작을 할 것인가?
첫째로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연습을 하라. 자기 자신의 잘못을 깡그리 용서하고 여태까지 질책만 하던 자기 자신의 걸어온 길을 되돌려 보고 무엇 무엇을 하였는 지를 생각해 보라. 그리고 한가지 한가지 칭찬할 수 있는 점을 찾아내고 어떤 표현이나 방법으로 칭찬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실제 연습을 하라.
둘째로.. 배우자를 생각하고 그들의 헌신과 노력, 그들의 장점을 발견하고 자기에게 한 그대로 배우자를 칭찬하라. 절대 단점과 비난할 점은 무시하여야 한다. 이 단계가 가장 어려운 연습이다. 신혼의 경우는 수월하지만 여러해가 지나서 몇번의 마찰이 있었던 가정에서는 가장 힘이 드는 단계이다. 그러나 한번 시작하면 다음은 수월해 진다. 그리고 이 연습이 끝나면 이후 세째, 네째,, 는 너무도 쉬운 것이 될것이다.
세째는 자녀들을 칭찬하라. 이 단계도 그리 쉬운일은 아니나 두번째 보다는 훨씬 수월한 단계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네째는 주위에 계시는분, 부모님, 직장 상관, 부하 직원, 학교 선후배..를 칭찬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워하는자까지 칭찬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 칭찬으로 서로의 마음의 문을 열 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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