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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명절에 생각해 보는 성공의 의미

우리 사회는 성공하면 자신이 목적하던 바를 이룬 긍정적인 보통 사람들의 사회적 삶의 의미보다 의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온 비정한 사업가의 부정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아마도 소설이나 텔레비젼 드라마 같은 매체들의 영향도 많이 있지 않을까 싶다.

성공은 원래 전쟁터에서 고착된 전선을 넘어 적진 속으로 전진하는 것처럼 그저 고정된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 누군가의 행동을 따라하게 되는 것이지, 행운이나 불운의 의미가 아니다. 실지로 왕위나 기업을 물려받았다고 해서 통치능력이나 기업발전의 능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러나 유구한 인류 역사를 통해 성공은 부정적이기보다는 사회적 인증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로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성공의 범위가 좁아지고, 좁은 외나무다리에 서는 체조선수처럼 긴장으로 인해 삶의 즐거움을 빼앗기게 되었다.

성공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창조적인 만남을 이어주는 다리다. 성공은 다른 사람들이 나의 행동을 따라 같은 일에 뛰어들게 만드는 것이며, 그 반대도 실패가 아니라 현 상태의 고수, 즉 정체일 뿐이다. 성공은 목표달성이 아니라 개인적인 목표를 향한 부단한 움직임으로 마라톤 대회에서의 완주가 아니라 결승선을 향해 쉬지않고 달려가고 있는 과정 그 자체가 성공이다.

성공을 이렇게 폭넓게 정의하면 비정한 사업가는 헌 옷을 수선해주는 시장통의 바느질 할머니보다 더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유명 호텔의 오찬 모임에 참석한 돈많은 재벌의 기업주들의 화려함보다 빵 한 조각 손에 진 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뛰어가고 있는 평범한 샐러리맨의 삶에서 더 자부심 있는 성공느낌이 있다.

나이들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일들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지금의 재산이나 운영하는 사업의 규모보다 살아오면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나는 즐거웠던 순간도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거나 첫 사업을 시작했을 때의 즐거움이 아니라 스스로 벌어서 처음으로 가족들을 위한 집을 구입했을 때라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말의 뜻은 첫 집을 소유한 자체가 아니라 그 첫 집의 문턱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가던 그 순간의 벅찬 감정을 의미한다.

우리가 이 세상의 삶을 정리하고 죽음이라는 다음 세상의 문턱을 넘어가는 순간에 생각하는 성공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어떤 현실적인 목표의 달성 자체보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과정과 달성 순간의 느낌, 즉 짜릿한 경험일 것이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충실하게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 달리는 것도 좋지만, 일요일 한가한 시간에 편하게 한강둔치를 달리는 것도 달리기는 성공한 것이다. 우수한 달리기 선수가 되고 싶다면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종목 중에서 자신이 가장 자신이 있거나 선수층이 얇은 정목에 집중하면 된다. 핵심은 달리기이지 달리는 장소나 종목이 아니라는 말이다.

성공이 학교 성적이나 기업가의 재산처럼 계량적 측정에 따른 등급으로 결정되는 사회적 문화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그런 등급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어디에나 적용되는 있다. 그러므로 일상의 삶에서도 주변적인 신변잡기, 즉 이웃에 사는 사람들의 이름을 알고 일상사를 이야기하는 등의 하찮아 보이는 일에 호기심과 상상력을 동원하고 그들과 공감대를 이루면서 자신의 일에도 계량적인 성과를 내는 과정이 균형을 이루어야 진정한 성공의 정의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다.

어디에서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접하게 된다. 우리의 삶의 성공도 나만의 목표달성이 아닌 살아가는 과정에 대한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인정 여부에 달려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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