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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집에서 로스팅

부엌 부자도 몰라서
부엌에는 가보지도 않았는데
집에 있는 생원두를 버리기는 아깝고 해서
난생 처음으로 부엌이라는 데를 가서 후라이판으로 로스팅을 했다.

처음하는 일이긴 하지만,
굽는 것도 할만하다.

노릇 노릇하게 잘 볶였는데
그 정도에서 빨리 다른 그릇으로 옮겼어야만 하는데
안 옮겼드니 어느새 까아맣게 변해 버린다.
이런 잰장.
후라이판에 남았었던 잔열이 그만 콩을 더 볶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커피를 내리기 위해서 볶은 콩을 갈다말고
우리잡 막내가 "이거 너무 볶은거 아냐?" 하길래
"야, 그 정도면 잘 된거야. 빨리 내려봐."

아니나 다를까,  커피 콩 본연의 맛보다는 쓰고 진하면서도 탄 냄새가 압도를 한다.
모두를 맛없다고 마시다 말고 갔다 버린다.
에이그 고급커피에 길들여진 그놈의 입맛들 하고선.....

내가 볶은 것이라서 아깝기도 하고, 볶은 공도 있고해서리 그래도 마시고 있자니
막내가 " 그만, 버리세요" 한다.

에이그 첫 작품이 이게 뭐람.
역시 후라이 팬 보다는 로스팅 기계가 필요한 듯 해보이지만,
비싼 로스팅 기계(적은게 30만원, 큰 것은 100만원 정도)를 살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탐앤탐스나, 스타벅스 및 커피빈 정도의 커피는 맛이없어 못먹겠고
매일 신라호텔가서 마실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맛 잇는 커피를 마실려면 천상 이곳 저곳의 최고급 생원두를 사다가
잘 볶아서 내가 스스로 브랜딩해서 갈아 내려서 마시는 수 밖에 없으니
이 담에 후라이판의 잔열을 고려해서 다시 시도해 볼 요량이다.

두번째는 자신있다고 본다.

왜냐면, 이제 후라이판의 불을 꺼드라도 여전히 후라이판에는 콩을 더 볶을 수 있을
만큼의 잔열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여기에 더하여,
볶은 커피콩에 남아 있는 열기도 커피를 더 익게한다는 것까지 알았으니까.

오늘 또 다른 회원이 알려준다.
뚝배기에 볶아도 좋다라고...

그렇지, 후라이팬보다는 뚝배기가 훨 나을 수도 있겠구나.
그것도 돌솥 뚝배기라면 스톤로스팅 아닌가.

또 다른 회원이 말해준다.

1차 퍼핑 후 2차 퍼핑을 하면 쓰고 진한 커피가 되고
산미를 즐길려면 1차 퍼핑 중간에 불을 끄고 잔열로 익힌 후 1차 퍼핑을 마치던지
아니면 1차 퍼핑 후 바로 다른 그릇으로 옮겨 담으면 된다고.....

주말에는 재시도를 해 볼 요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