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아무 생각없이 살다가 좋지 않는 일이나 위기가 닥쳤을 때 나를 지탱해온 삶의 태도나 신념이 뿌리채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되고 미리 대비하지 못한 그런 삶을 후회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조금 안정이 되면 또 잊어먹고 기존의 사고방식에 맞춰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게 된다. 왜 그럴까? 익숙한 것을 바꾸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는 이미 갖고 있던 사고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고방식이 유연해야 제대로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있으면 나가는 것도 없지만, 새로 들어오는 것도 없다. 지금까지 확고한 진리라고 믿고 있던 태도나 신념에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던져봐야 하는 이유다.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들의 사물을 보는 시각과 관점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나의 기존의 사고방식보다 더 나에게 적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끔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로 돌아갈 필요가 있음을 절감할 때도 있다.
살아오면서 어느 시점 한 때 진리로 통했던 것을 고정된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나를 지지해줄 증거들로 생각하고 신념체계를 만들어가면서 세상을 거르는 나만의 필터가 되고, 그것을 통해 중요한 결정을 하거나 선택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계속 학교와 세상에서 배우고 또 배우며, 그래도 모르는 것은 나 스스로 몇 일 밤을 새우며 생각하며 살아오면서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내 삶도 더 발전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살아갈수록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삶은 더욱더 복잡하고 팍팍해졌다.
내가 옳다는 사실도 알고 논리적 근거를 들어 주장할 수도 있게 되었지만, 논쟁꺼리는 점점 더 많아지고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보기는 점점 더 어려워졌다.
하루 하루 살아내는 것이 더 급한 경우가 더 많아졌다. 인생살이에 별로 쓰이지도 않는 많은 지식들을 나 혼자 생각으로 머리 아프게 가지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들이 서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설익은 지식들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면서 서로 정당하다는 증거를 제공하며 일관된 사고체계를 형성하게 만든다.
인간관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긍정적 가치는 신뢰성이다. 믿음이 있어야 나를 성공으로 이끌 어떠한 기회든지 신뢰를 가지고 잡을 수 있다. 가끔은 남들이 뭐라 해도 나만 괜찮으면 좋다는 식의 편안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갈 필요도 있다.
물론 세상이나 사람을 믿는 것이 성공하기에 좋은 행동인지, 믿지 않는 것이 좋은지는 한 마디로 이야기할 수 없겠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세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삶의 관점이나 태도가 믿을만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 인생에 더 중요한 어떤 것을 얻을 기회가 된다고 하더라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일관되게 유지하던 습관이나 관점을 바꾸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내 한번 뿐인 인생보다 일관성이 더 중요할 수는 없다.
어제의 관점으로 세상을 봐도 문제는 없지만, 너무 원칙준수에 완고하면 기회를 잃게 될 가능성이 많아지고, 내 행동이 내 삶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믿을만 하다.
태양은 가만히 있지만, 지구가 시계 반대 방향(동쪽)으로 시간당 15도씩 자전하면서 하루가 바뀌고 해가 바뀐다. 오늘이 바로 그런 결정적인 하루다. 임진년이 계사년으로 바뀌는 날이다. 그것이 믿을 수 있는 진실이고 진리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고. 올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희망하는 모든 것 이룩할 설렘으로 다가오는 새해를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맞이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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