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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지난 날의 글들

그리움

 

뇌리를 스쳐가는 순간
뭔가 생각에 빠진 순간

눈가에는 벌써 젖어 있네
.
골똘히 떠올란 지난 어린 시절이

언제나 따뜻한 어머니의 손결에 길들어진

그 시절이 떠오른다
.
그 놀던 동네의 곳곳이 보인다
.
그들은 지금 어디에 가있는가

무얼하고 있는가

아직도 그대로의 모습인가

아니

많이도 변해 누구인지도 잘 모르지

길을 가다가도 그냥 스쳐가지

남남으로 만난 그들

처자식을 둔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꼬
?
그리워지네
.
그래 그들도 오늘

안전하겠지

언제 그들을 생각하기나 했던가

때때론 생각이 나지

갑자기 어떤 사념에 빠졌을 때

그들을 그리워 하지

이젠 저도 이미 떠나버린 양친과 같이

빠지고 세져

얼굴의 주름살도 늘어

그들과 같이 가지

뭐 다를 게 있는가

똑 같이 않지만

그런 길을 가고 있지

그래 그리워지네

또 눈씨울이 뜨거워지네

 

 

불씨


황량한 바다의 파도소리
갈매기의 아릿한 울음소리
철부지 아이들의 티없는 웃음소리
모두가 구름 위에 떠가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모래성에
갇혀버린 마음의 작은 불씨
겹겹히 쌓아올린 장작더미에
큐피터의 불화살에 점화되어
타오르기 시작한다.

 

무서운 폭발음과 불꽃튀는 소리
그것은 처절한 몸부림
영혼을 태우는 소리
검은 재로 바람에 흩날려 가고
고통의 앙상한 뼈만 남아
추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불씨는 어느덧 사위어 가고
부딪히는 거센 물살에도
살을 에어내는 폭풍우에도
견뎌내는 바위가 되어
고고한 모습을 가증스럽게
들어내고 있다.

 

 

 

 

평행선 / 원산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곧게 뻗은 두개의 선로 위에
굉음과 함께 기차가 지나간 자리
황혼빛 낙엽은 주인을 잃은 듯
평행선을 떠나 이리저리 옮겨다닌다.


하늘가에 맴도는 빛구름은
바람이 흩어진 지난 순간을
가까이 하고픈 생각과는 달리
일정한 공간으로 이어지는 현실이
안타까움으로 저여 있다.


처음부터 무한한 그곳까지도
간절한 만남을 외면한 채
삶의 색깔이 고통의 진한 것으로
해지는 저녁 노을에
물들어
처절함으로 배어나고 있다.


제각기 걸어갈 수 밖에 없는 두 길을
물에 머금은 동공으로 바라보며
시린
손으로 잡으려 하나 이궂은
허공만 파동시키고 있다.


아픔을 인내해야 하는
수많은 날들이 퇴색해 가고
바람부는
들녁 같은 빈 가슴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빛 바랜
평행선을 따라가는 거친 행로가
생의 마감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행

제작기 둥지를 떠나

미지의 곳으로 향해가고 있는

각양각색의 지친 삶의

군상들이 어울어져 있다
.

얼키설키 얽혀 있는 곳에서

도피하여 혼자이길 바랬지만

동행자와 함께 해야 하는

현실이 어쩔 수 없이 자리하고 있다.

 

 

생활에서 묻어나온 고뇌와
얼룩진 흔적들을 지우기 위해

몸도 마음도 내려 놓을 수 있는

안식처로 황망히 달려가고 있다
.

정작 가슴 설레며 가는 어느 곳도

갈급하고

메마른 심령을

잠시 머무르게 할 뿐

되돌아 와야하는 짜여진 시간들이

마음을 바쁘게 재촉하고 있다.

 

벗어날 수 없는 주어진 테두리에서
소리없는 아우성과 함께

숨쉬고 살아가야 하는

넓은 들의 풀꽃 같은 우리 인생은

또 다른 세계를 염원하며

끊임없는 여행을 시작하고 있다

 

 

내 마음의 고향

언젠가
내 고향을 찾아 가고 싶다
.
그러나 이젠 넘 변해 가보아도 찾는 것은 볼 수가 없겠지
.
지가 살던 곳은 이미 도로로 변해 있고

그립던 친구들은 그 곳을 떠나버렸을 것이고

옛 그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겠지
.
한 겨울에 큰 못에 얼음을 치며 놀던
 
그 시절이 눈에 선하네
.
알콩달콩 그런 시절의 모습

그런 것도 이젠 찾아볼 수 없네
.
거기엔 학교가 들어선 지 벌써다
.
넘 변해 도무지 알 수가 없네
.
남아있는 일부의 동무들은 그래도 사수를 하고 있네
.
30
여년 만에 만난 친구는

어느날 여기 타향서 만났네
.
그것도 잠시
...
이야기할 여유도 없이

떠나버렸네
.
먼 이국으로 소리도 없이 가버렸네
.
만날 수 있는 곳도 아르켜 주지 않고

가버렸네
.
내 마음의 고향
...
지금 어디에 있을까
?
이국만리 먼 곳에서 저 하늘의 별을 쳐다보기나 할까
?
얼마나 많은 주름살이 져 있을지

그래 언제 내 마음의 고향을 찾게 되겠지
.
기다려지네
.
언제 볼 수 있을까
?
백발이 성해졌을 때 보게나 될까

아님 숨도 없는 모습으로 돌아온 걸 보게되나

그리운 나의 고향

내 마음의 고향
그리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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