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이제 오시게나
글 / 박옥태래진
인간사 풍파 다 겪고 살아오면서
살만큼 산 친구여
인세의 이기껍질을 벋고
언제 자연으로 나오려는가?
어서 나방이 되어 날개를 펴시게나
인생의 거친 바다 헤엄쳐서
자신의 섬에 다다랐으니
이제 진정한 외로움을 맞았음이라
진정한 친구는 외로움이요
외로움이 고뇌로부터 자유를 찾을지니
남으로부터 주어진 외로움에서
내 자신으로부터 외로움이 생겨날 때
그대 진정 그대의 섬을 찾았음이니
섬은 고독이요 자유요 자연이라
이제 오시게나 바람 곁으로
보이는가? 그대여!
지평선에 수평선이 이어진 것을
태양이 그대의 머리위에서 솟고
별들이 그대 발밑 바다에서
파도로 출렁이며 바람을 모는 것을
무던한 세월도 바람이었고
화산 같던 열정의 젊음들도
화사한 노을의 축제에 묻혔나니
그대여! 오늘밤은 달빛을 밟게나
정적의 평화가 솟는 대지의 희열을
내 것 인 것이 있던가?
머무른 것이 있던가?
변치 않던 것이 있던가?
영원한 것인들 있던가?
친구여! 그대도 그대가 아닐지니
흙에서 왔다 흙에 돌아갈
대 자연의 품으로 어서 오게시나
밤이면 별들의 속삭임소리 들리고
낮이면 햇살이 숲에서 일렁이는 그곳에
나 그대 부르며 기다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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