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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중구(重九)안부입니다

중구(重九)안부입니다

중구(重九)양력 10월 02일 ( 음력 09월 09일 )
중구는 음력 9월 9일을 이르는 말로 중양절이라고도 한다. 양의 수 9가 두 번 겹친 9월 9일을 신성하게 여겨 명절로 지냈으며, 각 가정에서는 추석에 지내지 못한 차례를 지내기도 하고 국화전과 국화주를 마시며 놀기도 했다. 이날은 조상 중에 객사하여 제삿날을 모르는 사람이나 후손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제사를 지내주기도 한다. 사대부들은 이날 산에 올라가는 등고登高의 풍속이 있었다. 9월 9일은 국화를 구경하며 즐겼다 하여 상국일(賞菊日)이라고도 한다.

국화전과 국화
서산의 국화전
황국
국화전_서산
황국

 

조선시대에는 중구를 삼짇날과 함께 명절로 공인하여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70세 이상의 문신들을 위해 노인잔치[耆老宴]를 크게 베풀었다. 지방에 따라서는 이날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며 시제(時祭)를 지내기도 한다.

안동시 풍천면의 중구차례 모습
중구차례_안동시 풍천면
분향
강신재배
참신재배
분향
강신재배
참신재배
헌작
합문
합독
헌작
합문
합독

서울의 용산에서는 추석이 지난 다음 햇곡식이 날 때 고사를 지냈다. 햅쌀로 시루떡을 쪄서 성주, 조왕, 조상 등 가신에게 바쳤다. 영남 북부지방에서는 추석에 벼를 수확하여 차례를 지내지 못하면 이날 햇곡식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중구차례를 지냈다. 민속 마을로 정해진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에서는 요즈음도 중구차례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9월 9일을 무당의 조상인 ‘명도’의 생일이라고 해서 심방들이 마당에 기를 세우고 큰굿을 한다. 이때 각 심방에 속해 있는 동네 단골들은 모두 시주를 하는데, 이것을 하지 않으면 다음에 탈이 있을 때 심방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집안에 뒷할망 또는 밧칠성을 모시고 있는 집에서는 햇곡을 수확하여 기왓장 안의 오곡 종자도 갈아주고 비가 새지 않도록 띠를 새로 엮어 덮어주는 철갈이를 한다. 철갈이는 마을사람들이 당신에게 햇곡을 바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하고, 출가한 자녀가 부모에게 새 곡식으로 새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정의 = 9가 겹치는 날이어서 붙은 이름으로 중양절(重陽節)을 달리 부르는 말. 음력으로 9월 9일을 말한다.

내용 = 음양사상에 따르면 홀수[奇數]는 양(陽)에 속하며, 양수(陽數)가 겹치는 날을 길일로 여긴다. 위(魏)나라 문제(文帝)가 ‘9월 9일에 종요에게 주는 글(九日與鍾繇書)’에서 “세월이 흘러 9월 9일이 되었네. 9는 양수로 일월이 서로 어우러져 세상에서 그 이름을 아름답게 여기네(歲往月來 忽復九月九日 九為陽數 而日月並應 俗嘉其名).”라고 한 데서 이런 의미를 알 수 있다.
중구라는 이름은 도연명(陶淵明)이 ‘구일한거시서(九日閒居詩序)’에 “내가 한가로이 지내면서 중구라는 이름을 좋아하는 것은 가을 국화가 뜰에 가득 차고 술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余閒居 愛重九之名 秋菊盈園 而持醪靡由).”라고 한 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영남산타령 제06-105호 해인 김묘순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