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행
송창환
밤새껏 달린 그 곳
반기네.
새벽에 내린 비에
젖어 있는 산길.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밟고
어둠을 뚫고 오른다.
광부가 된 듯이
불을 밝히고
적막한 새벽 산길의
고요를 깬다.
안개가 자욱하다.
오르기 좋고
공기 맑고
비온 뒤에 그 깨끗함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질퍽거려
미끄러워서 넘어진다.
바지 가랑인 다 젖고
뻘 같은 흙으로 칠하였듯
물든다.
바위도 엄청나게 많네.
넓은 평야가 보이고
재약산 넘어 가니
어떤 새로운 곳이 보인다.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노송이 바위를 뚫고
오랜 세월 속에 그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저어기 보이는 바위는
무엇으로 보이는가?
바로 행복을 가진 바위라 할까?
하산 길 꽤 길고
질퍽한 좁은 길 지나
표충사 눈에 들어오네.
더러워진 바지 씻고
몸도 훔친다.
허기진 배 흑염소곰탕으로
채우고
복분자 한잔에
술술을 느낀다.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가을산
해마다 느낌이 다르지만
즐거움 안겨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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