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버리는 지혜
김 영 중 수필가
우리들의 삶속에서 버려져야 하는 것들에는 두 가지형이 있다.
눈에 보이는 외형적 외면의 쓰레기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적 내면의 쓰레기이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바깥의 쓰레기에 대해서는 열심히 버리며 산다. 냄새나고 , 더러운 꼴을 잠시도 볼 수 없어 바쁜 생활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부지런히 쓸고 닦으며 자신의 주변을 아름다운 환경으로 가꾸기 위해
쓰레기를 미련없이 버린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쓰레기, 내면의 쓰레기를 버리는 일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고, 너그럽기까지 하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매주 월요일 오전이면, 쓰레기를 수거해 가는 날이다. 월요일 아침이면 시에서 배부해 준, 똑 같은 규격의 까만 쓰레기통들이 집집 마다 집앞 도로변에 일제히 나와 있는 풍경이 내집 창으로 유난히도 잘 보인다.
집집마다 일주일 동안 생활 속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들의 분량은 참으로 엄청나다. 대부분의 쓰레기통들은 차고 넘쳐 뚜껑을 닫지 못한 채 꾸역꾸역 넘쳐 난다. 또 재활용할 수 있는 폐품이나 폐 휴지를 담는 노란 플라스틱 박스 또한 각종 인쇄물로 된 종이나 홍보용 책자, 신문잡지, 과일 상자 등으로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나만해도 많은 우편물이 온다. 한손 가득히 들고온 우편물 중에는 거의가 다 홍보용 책자들이다. 페이멘트를 해야하는 편지, 초대받는 편지, 꼭 보관해야하는 편지, 몇 개를 남겨 놓고는 몽땅 버려야 하는 쓰레기로 분류 되는것 들이다.
종이가 흔한 나라에 살고 있기에 다량의 종이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낭비의 가책도 있지만, 어디가서 재활용되겠지 하는 믿음과 희망도 갖는다. 또 어디 그 뿐인가? 구호품을 접수하는 봉사기관으로 보내는 쓰지 않는 물건들, 헌 옷가지나 헌 가재도구, 또한 생활에서 버려지는 물건들 속에 포함된다.
생활 속에서 계절이 바뀔 때나, 어떤 특별한 절기를 지낼 때, 선거기간이 있을 때는 쓰레기나 재활용할 수 있는 폐 휴지는 더욱 더 많아진다. 소위, 산업 쓰레기를 비롯하여 생활 쓰레기의 대부분은 썩지 않는것 들이다. 푸라스틱, 비닐 , 나이론, 등을 비롯한 많은 화학 물질의 제품들중에는 영구히 남아 있는것 들도 있다. 쓰레기가 많아 지는 데는 이렇게 썩지 않는 물질이 많다는 이유와 더불어 과다한 소비성향의 생활태도가 문제이다.
매주 마다 배출 되는 이 엄청난 쓰레기들을 받아 들일 데가 아직도 이 땅 어딘엔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러우며, 고맙게 까지 여겨지면서도 어쩌자고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사들이고, 많이 먹고, 많이 버려지는 걸까 마치 소비가 미덕인 것 같은 세상이 되어 버렸다. 새 물건을 자꾸 사들이다 보니 자연히 헌 것은 버려야 하는 사태가 생기는 것이다. 아직도 쓸 만한 온갖 집기류가 버려지는 것이다. 또 그런가하면 물건을 잃어 버려도 찾지를 않고 새것을 사고 말며 마구 버리는 것을 자랑인양 내세우는 과소비는 그 자체로 악덕이자 쓰레기 공해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죄악이 된다.
지금은 어려운 때라고들 한다. 지금이야말로 잘 버리는 지혜가 요구된다. 잘 버린다는 말은 마구버린다는 말이 아니라 잘 가려서 버릴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애초부터 자기의 경제 능력에 적합한 것인가를 따져 본후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습관이 필요하다. 즉흥 적인 충동구매로 물건을 사놓고 금방 후회를 한다든가 싫증을 느끼게 되면 아까운 것을 그냥 버리게 된다. 이런 식의 구매는 낭비이다.
또한 버려서는 안될 것을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 무엇인가 변하지 않고 옛날 모습 그대로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며 즐거움 이다. 아무리 낡고 오래된 것 이라해도 거기엔 온갖 애환이 서리서리 얽혀있기에 그 고풍스런 분위기 속에 깊은 인생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창조 행위에서 무한한 기쁨을 얻는 존재이다. 못 쓴다고 버릴 것을 이용하여 훌륭한 물건을 다시 만들어 내었을 때 기쁨은 대단히 크며 그 물건에 대한 애착 또한 클 것이다. 다시 쓸 수 있는 것은 재생하여 재활용해야 하고, 반듯이 버려야 하는 이빠진 접시는 깨끗히 버려야 한다.
잘 버릴줄 아는 지혜란 , 불필요한 품목을 아예 장만 하지 않는 절제와 어떤 것을 오래 간수하고 어떤 것을 재활용하며 어떤 것을 아주 버려야 하는가를 가릴 수 있는 분별력일 것이다. 아름다운 산과 들, 바다와 강이 더 이상 쓰레기로 덮이기 전에 우리들에게 절대적으로 분별력이 필요한 때이다.
LA 수향 문학회 cafe.daum.net/la-shmunhak 수필가 김영중 님으로부터 받은 내용입니다. |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 임금과 왕비? (0) | 2019.09.12 |
---|---|
인생은... (0) | 2019.09.10 |
■ 윌리엄 쇼 동상" 서울 녹번동 은평평화공원에 군복차림의 동상이 있다. (0) | 2019.09.08 |
厚顔無恥 (0) | 2019.09.07 |
♥️ 조상들의 위대한 속담 ?️ (0) | 2019.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