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st Medicine/ 萬病通治藥
백로, 한낮엔 덥다가 도 밤이면 서늘해진다. 구름 높아 건조해지고 입술과 코가 마르기 시작하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쉽게 침입할 수 있어 더 주의해야 하고, 단풍 드는 광경에 노인이 감상에 젖어 혹 우울의 기분으로 민감해질 수 있다. 사회 관계를 확대하고 규칙에 맞춘 자기 관리로 면역력을 높이며 마음의 여유와 우정을 돈독하게 하여 정서를 안정하면서도 유쾌한 일거리를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니랴. 예기(禮記 月令)에 “서늘한 바람이 불고 하얀 이슬이 내리며 쓰르라미가 운다(凉風至 白露降 寒蟬鳴)고, 시경(詩經 秦風 蒹葭)에 ‘하얀 이슬이 서리가 된다(白露爲霜)는 계절이다. 동양은 예부터 사철을 오행으로 나눌 때 가을은 금(金)이고 흰색이라서 백로가 가을 이슬이란 뜻의 절기가 된다. 음력 8월에는 음기가 점점 커지고 이슬이 엉겨서 하얗게 된다(陰氣漸重 露凝而白)는 것이다.
날씨 서늘해 아침이면 풀잎과 나뭇잎에 수많은 이슬방울이 맺히지 않는가. 밤이 깊어지면 물기가 엉겨서 하얀 이슬이 되기에 백로(白露)다. 옛날 이슬이 약이라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한무제(漢武帝/ 156-87 BC)가 강건 했던 게 이슬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었으니, 근 2천 년 전 61세에 젊은 첩에게서 아들을 낳았다고 도 하니까. 8천 명의 궁녀를 거느린 그에게는 그가 하늘의 해와 달의 정기(精氣)를 받아먹었던 게 비결이라는 데 허황된 도사(道士)의 술책인지, 위약[placebo] 효과였는지는 몰라도. 건장궁(建章宮) 앞에 스무 길 높이의 백량대(柏粱臺)를 높이 세우고 구리로 사람 모양을 만들어 놓고 승로반(承露盤)을 하늘 위로 뻗쳐 들게 하여 거기 밤새 내린 하늘 정기의 이슬을 받아다가 옥 가루[玉屑]를 타서 마셨다는 게 정력의 비결이었나? 그래도 그는 69세에 죽었고, 지금은 승로반을 세우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러면 최고의 명약(The Best Medicine)은 무엇인가? 이제까지는 인류가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만병통치 약은 딱 한 가지, 웃음이다! 물론 여러 가지 처방 약이 가장 많이 팔리는 세계적 순위도 있지만 웃음 만한 명약은 아직 없다. 웃을 때가 슬플 때보다 느낌이 좋고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여서 질병에 저항하는 면역 세포를 늘려 세균과 질병과 싸우는 항체(antibodies)를 늘리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접종도 결국은 우리 몸에 바이러스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세포의 항체를 많이 생성하게 하는 게 아닌가. 엔돌핀(endorphins)이라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도록 하는 자극제가 바로 웃음이며, 그 엔돌핀은 건강을 증진하고 아픈 고통도 웃음의 순간에는 해소 시켜준다. 웃음은 우리 몸의 많은 기관들을 자극해주므로 허파로 산소를 많이 들이키게 하고, 두뇌를 자극하여 엔돌핀을 분비시키니,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건 상식이 되고 있다. 최고의 명약은 구약 성서 잠언 17:22에서다. 영어번역 킹 제임스 판(KJV)에, “즐거운 마음은 약처럼 좋으나, 상처 난 생각은 뼈를 말린다(A merry heart doeth good like a medicine: but a broken spirit drieth the bones)”, 웃음이 만병통치 약이다(Laughter is the Best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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