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文會友/ 학문으로 벗을 모아
늙을수록 사회 관계가 중요하고 줄어드는 친구를 관리하며 또 새 친구를 사귐도 중요하다는 조언이 많다. 공자도 논어(論語 學而篇)에 말했다, “벗이 멀리서 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 가(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논어는 공자가 죽은 뒤에 제자들의 각기 스승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던 것을 함께 논의하여 모은 내용이다. 논평이 아니라 의론이며 공자와 제자들이 함께 했던 기억을 기록한 책으로 유가(儒家)의 핵심적 내용으로 공자의 사랑[仁]과 정치적 지침인 중용(中庸)의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군자는 학문으로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인애(仁愛)를 보충한다(君子 以文會友하고 以友輔仁하라).” 역시 논어(論語 顔淵篇)에 나오는 말이다. 그 두 군데 다 친구에 관한 이야기인데, 벗을 두 가지로 설명하니 같은 스승 밑에서 공부한 동문(同門)의 친구를 붕(朋)이라 하고 같은 뜻[志]을 가진 벗을 우(友)라고 했다. 현대 말로 하자면 학교 동창 벗이 붕이고 취미나 같은 도락의 벗을 우(友)라고 볼 수 있다. 예기(禮記)의 설명에 동문이 붕이요(同門曰朋), 동지가 우(同志曰友)라는 것이다. 동지는 같은 도(道) 곧 뜻이 같으니 지향하는 목표와 가치가 같다는 말이고 유가(儒家)의 도는 인의지도(仁義之道)이다. 소인(小人)의 도는 이익(利益)에 있고 군자의 도는 인의에 있으므로 도가 같지 않으면 저절로 함께 할 수가 없다고 설명한다. 수(隋)나라 때 큰 선비로 알려진 왕통(王通/ 584-617)이 중문자(文中子 禮樂)에서 말했다. “이익으로 사귀면 이익이 다하면 흩어지고, 세력으로 사귀면 세력이 가면 기울어지며, 권력으로 사귀면 권력을 잃으면 버리고, 정으로 사귀면 정이 떠나면 사람을 상하게 한다. 오로지 마음으로 사귀어 담박하게 뜻을 밝게 하면 친구를 잃지 않는다(以利相交 利盡則散, 以勢相交 勢去則傾, 以權相交 權失則棄, 以情相交 情逝人傷, 唯以心相交 淡泊明志 友不失矣).”
가장 쉬운 방법이 동문 친구인데, 이미 학교를 마쳤으면 취미나 학문으로 벗을 다시 모으는 일이 기중 좋으니 논어의 이문회우(以文會友)와 같은 경우이다. 학문을 통하여 벗을 모아서 세속 이익이나 사업을 바탕으로 한 이해관계가 아닌 배움의 매개를 통한 벗이 되므로 서로의 부족한 면을 메우는 친구로 인의를 서로 보충하는 이우보인(以友輔仁)인 것이다. 배우기를 즐기고 함께 나누기를 기뻐하는 친구를 만들어 사회 관계를 넓히는 붕우(朋友)와 의 활동이 우리의 낙(樂)을 확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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