射石爲虎/ 온 힘을 다하면
호랑이인 줄 알고 최선을 다해 쏘았더니 화살이 돌에 꽂혔다는 전설로, 성심과 전력을 다하면 아니 될 일도 성취할 수 있다는 비유의 이야기다. 전한(前漢)의 명장 이광(李廣)의 전설, 그가 활을 잘 쏘기로 유명하여 나온 것 같다. 그가 하루는 술에 취하여 말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숲 길에 호랑이가 한 마리 지나가는 게 아닌가! 온 힘을 다하여 정신을 집중하고 이광은 활을 쏘았다. 그리고는 말에서 내려 화살이 어디로 갔는지 찾았지만 그 종적을 알 수가 없었으나 호랑이와 함께 사라졌는지 아무 데도 없었다. 이상해서 사람들에게 그 얘기를 했는데 사람들이 나가서 거기 화살을 찾았지만 역시 화살은 없었다 네. 화살 꼬리에 매단 깃털을 보게 되었으니 바로 큰 돌 머리에 화살이 깊숙이 박히고 그 깃털만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이광도 그 얘기를 듣고 이상히 여겨서 술을 마시지 않은 맨 정신으로 거길 가서 돌에 다 활을 쏘았으나 화살은 튕겨나갈 뿐 돌에 박혀 지지가 않았고, 여러 발을 거듭 시도해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명궁수(名弓手)라도 돌에 화살을 뚫고 들어가게 쏠 수는 없기에 말이다.
林暗草驚風 어둔 풀숲의 세찬 바람에 놀라
將軍夜引弓 장군은 밤에 활을 잡아 당겼네.
平明尋白羽 아침에 화살의 수리 깃 찾는데
沒在石棱中 없더니 모난 돌 속에 박혀있네.
술기운은 맨 정신보다 힘이 더 센가? 사람들은 진실로 정성을 다하고 기량을 다한다면 바위도 뚫는다는 교훈으로 받아들였으니,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고 도 했다.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에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을 읽은 당(唐)나라 노륜(盧綸/ 739-799)이 전쟁시 새하곡(塞下曲) 2절에 간략히 얽은 시구이다. 천 년도 훨씬 더 지나간 명(明)나라 때에 이 이야기가 널리 전하여 퍼졌다 네. 사실 확인보다는 교훈적인 예화로 발전해온 스토리텔링(a storytelling)일 것이니, 그 의미 만은 생각할 여지가 있지 않겠는가. 유향(劉向)의 신서(新序 雜事篇)에 주(周)나라 때 초인(楚人) 웅거자(熊渠子)도 밤에 호랑이가 엎드린 걸 쏘았더니 화살이 바위를 뚫고 깊이 박혔다고, 정성이면 쇠와 돌을 뚫는 금석위개(金石爲開)에 돌을 쏘아서 화살이 박힌다는 중석몰시(中石沒矢)라고 했으니까. 교훈적인 이야기에 과학적 사실 확인(fact check)을 할 수야 있겠는가, 정신을 집중하고, 지성(至誠)을 다한다면 그런 엄청난 결과를 성취할 수 있다는 교훈이니까. 진실로 그토록 내가 집중하고 정력을 다하여 목적을 성취하려고 한다면, 호랑이를 그렇게 쏜다면 화살이 바위를 뚫고 들어간다는 사석위호(射石爲虎)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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