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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Ukraine & Korea / 우크라이나와 우리나라

Ukraine & Korea/ 우크라이나와 우리나라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세계의 관심이 그 확전(擴戰)에 집중되어 있다. 멀리 동유럽에 떨어져 있어 우리에겐 다소 덜 익숙한 나라 우크라이나(Ukraine)와 우리나라를 한번 비교해본다. 유럽에서는 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큰 60만 평방km의 영토이니 세 번째인 프랑스보다도 5만 평방미터나 더 큰 사이즈다. 인구로는 8번째이니 스페인보다 조금 더 적은 4천 4백만 명 쯤이다.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가 22만 평방km이고 인구는 도합 7천 만 정도와 비교하면 땅덩이는 3배에 가깝고 인구는 절반이 조금 넘는다. 현재의 대한민국보다는 영토가 6배 정도에 인구는 우리보다 더 적다.

우크라이나와 우리의 공통점은 1) 강대국 곁에서 시달려왔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중국 대륙에 오래 눌려온 것처럼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에 오래 짓눌려왔으니, 1991년 독립할 때까지는 소련이었다. 오랜 세월 우리는 북방 세력들에 침략을 받았고 전쟁을 피하기 위해 굴종과 타협으로 살아 왔듯이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세력과 프러시아, 독일 등의 외세에 침략과 굴종의 연속이었고 아직도 러시아가 지금 압박할 정도다. 2) 강대국들에 의한 갈등은 타의(他意)에 의한 시련의 현실이다. 그 시련이 자신들의 팽창 야심으로서 가 아니라 온전히 남의 뜻에 의해서 다. 러시아가 삼키려 하고 EU와 미국이 러시아와의 패권 경쟁 하는 때문이 아닌가.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과 미국의 뜻에 우리가 위험을 겪듯이. 3)단순히 남이 탐내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 비슷하다. 러시아의 안전과 유럽의 안보 때문에 새우 등 터지는 우크라이나의 형국이고, 중국과 일본이 줄곧 한반도를 지배하려는 형세 같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공통적인 특성은 문화를 지니고 다양한 역량으로 자율적 가치를 지향하는 나라이다. 우크라이나도 고유한 언어가 있으니 강대국의 언어에 흡수되지는 않았다. 비록 구 소련의 지배 하에서 러시아어를 온 국민이 다 구사했지만 우크라이나어를 상실하지 않고 보존했으며 자신들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고, 한문(漢文)을 우리가 중국과 함께 오래 사용했지만 우리의 언어를 보존했고 우리 문자까지 만들어 독특하고 효율적인 언어와 함께 우리의 문화가 중국과 동화 되지 않았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우리는 강대국 사이에서 심한 갈등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가장 과학적인 한글, 한류(韓流) 드라마와 케이 팝(K-pop)과 같은 고유한 문화를 세계에 드러내며 선진국 대열로 나아가고 있지 않는가. 백조의 호수와 호두 까기 인형을 작곡한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가 우크라이나 계 출신이 다. 시련이 컸을지언정 자유와 재능을 보유한 두 문화의 나라가 결코 시들지 않을 것이니, 설사 전쟁의 화마가 우크라이나를 휩쓴다고 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것이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와 같은 혹독한 시련에도 우리가 거듭 거듭 일어났던 것처럼. 막강한 러시아의 침공에도 결기를 지닌 우크라이나를 우리도 응원한다. 우리가 마침내 이길 것이라고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