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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Zero - Sum Game / 零和遊戱

Zero-Sum Game/ 零和遊戱

‘제로 섬 게임(zero-sum game)’은 놀이 이론(game theory)의 용어로 중국어 번역에서는 영화유희(零和遊戱)라고 한다. 장기나 바둑을 둘 때의 게임 법칙과 같이 한쪽이 이기면 한쪽은 반드시 져야 하는 놀이 방법을 일컫는 사회학적 개념이다. 한쪽의 이익(advantage)은 다른 쪽의 손실(loss)의 결과이다. 양 편의 손익(損益)이 0이 되므로 승자의 득점과 패자의 실점을 합(合)하면 영(零)이 되는 게임이란 뜻이다. 황소 한 마리를 놓고 씨름 대회를 열면, 거기 씨름 꾼들이 모여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가 마침내 최종 승자 한 사람만이 그 상으로 황소 한 마리를 획득하는 경우도 제로 섬 게임이 된다. 학교에서 한 가지 정해진 장학금이 있는데 1등의 성적을 낸 학생이 받을 수 있다면, 1등을 한 학생은 그것을 받아서 이익이 되었지만 다른 모든 학생은 그것을 하나도 갖지 못하므로 손실이 된 것과 같으니 역시 제로 섬 게임인 셈이다.

도박(賭博)에서 화투나 카드 놀이를 할 때 한 사람이 1천 원 씩 내어 걸고서 3명이 노름을 해서 한 사람이 이겨서 3천 원을 몽땅 땄다면, 승자는 3천 원의 이득을 챙겼지만 나머지 2명은 다 잃어버리는 예를 두고 제로 섬 게임이 되는 대표적 이치로 예증(例證)을 한다. 국제 경쟁에서 무역으로 흑자를 내는 국가가 있으면 반드시 적자(赤子)를 보는 나라가 있게 마련이니 그 경우도 제로 섬 게임이라는 예가 된다. 아이스크림 콘을 하나만 사왔는데 아이들은 다섯이 모여 있었다면, 누군가 한 사람만 먹을 수밖에 없으니 그것을 먹을 수 있는 한 아이의 행운은 다른 4명의 불운(不運)이니 심한 경쟁 관계가 아닌가. 승자독식(勝者獨食) 방식의 게임이라 제로 섬 게임은 엄격히 경쟁적(competitive)이다.

지금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제로 섬 게임을 하는 것 같이 보인다. 큰 도박인 셈이니, 러시아 다음으로 큰 영토인 우크라이나를 자기 손아귀에 잡겠다면서 주사위를 던졌다. 그리 쉽게 승자 독식(勝者獨食)이 될까? 힘으로 붙여 혹 승리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자기만 손실이 없이 몽땅 도박 판에서 처럼 그냥 가져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시작된 서방의 경제 제재에 러시아의 손실도 막대할 것이며, 심지어 그의 독재적 철권 아래의 러시아 국민들조차 천 명대의 반전(反戰) 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전 세계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이 제로 섬 게임은 극심한 경쟁 관계라서 나의 행복은 남의 불행에서 나올 수도 있으니 비 경쟁적인 게임 방법이 필요하다는 이론이 있다. 사회 경제 측면에서 제한된 자원과 경제 이득을 놓고 경합을 해야 하는 처지에서도 제로 섬 형식이 되는 때문이다. 제로 섬 게임이 아닌 그 반대 개념이 소위 비(非) 경쟁적 게임이라는 난 제로 섬 게임(none zero-sum game)이란 이론이다. 그것은 조금 더 복잡하지만 그런 비 경쟁적 방법도 강구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들어본 적이 있고, 또 종종 이 ‘제로 섬 게임(zero-sum game)’의 개념이 회자(膾炙) 되므로 그 뜻을 익혀둘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