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인의글

3대도시의 예찬/ 左思之三都賦

3대도시의 예찬/ 左思之三都賦

 1천 7백 여 년 전 AD 291년 진(晉)나라 좌사(左思)의 명작(名作) 삼도부(三都賦)는 3도시에 관하여 옛 시풍(詩風)으로 지은 글 제목이다. 그가 처음에는 자기가 살았던 지금의 산동성(山東省 淄博市)의 도시였던 제(齊)나라 도시에 관한 제도부(齊都賦)를 지었는데, 그가 나중에 지금의 하남성(河南省)의 낙양(洛陽)으로 가족이 이사 오는 바람에 새 곳에서는 더 넓은 세상의 큰 도시들인 3개의 도시의 형세를 기술하고 각기의 물산(物産) 등을 서술한 내용의 3도시의 예찬 같은 내용을 펴낸 것이 세상에 오래 회자되었던 그의 명작 삼도부(三都賦)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좌사가 클로즈 업 시킨 3도시는 삼국지(三國志)에서 우리도 익히 잘 아는 옛날 그 시대의 촉도(蜀都)인 익주(益州), 남쪽 오도(吳都)인 건업(建業),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삼국 시대의 조조(曹操)가 수도로 삼았던 위도(魏都)인 업(邺)에 관하여 서술한 내용이다.

 그중에서 우리에게는 거의 잊어진 도시가 업(邺)인데, 혹 업경(邺京)이라고도 일컬었고 업도(邺都)라고 해서 외 자 이름보다는 어세를 돕기도 했으며, 위(魏)의 중심지라 위주(魏州)라고도 했다. 많은 글쟁이들의 거기 위나라 수도 업경(邺京)에 관한 명문장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그 도시가 지금의 하남성(河南省 安養市) 북쪽에 위치했다고 한다. 업도회고(邺都懷古) 같은 당(唐)나라 시인 유창(劉滄)의 명작도, 업도지란(邺都之亂), 업도병변(邺都兵變), 업중기(邺中記)니 업도고사(邺都故事) 같은 책들도 알려졌다니 까. 그 화려했을 위 나라의 서울 업(邺)의 도시가 말이다.  삼국지의 각축전에서 최후의 승리를 거둔 위(魏)나라의 수도로 삼았던 업(邺)이 조조의 경영이었지만, 촉한(蜀漢)의 유비(劉備)와 그의 충신 제갈량(諸葛亮)이 강조되는 경향으로 인하여 그들의 무대였던 지금의 사천성(四川省) 촉(蜀)의 익주(益州)가 더 친근한 것도 같다. 그 삼국지 속의 익주(益州)의 유명세 때문인지 우리 옛 발해(渤海)에도 익주는 지금의 흑룡강성 동녕시(東寧市) 일대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일대를 발해의 도시 익주(益州)라 했고, 고려 때엔 경기도 남양(南陽)을 익주라, 전라북도 익산(益山)도 고려 때 익주(益州)라 한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삼국 시대에 천하를 3분할 때 남쪽의 풍요한 손권(孫權)의 땅 오(吳)나라 수도, 지금의 강소성(江蘇省)의 오도(吳都), 곧 지금의 남경(南京)인 옛 이름 건업(建業)이 그 남쪽의 핵심 도시가 아니었나.

 지금 우리가 좌사처럼 3도부(三都賦)를 짓는다면 한국에서 서울, 부산, 인천의 세 도시를 들어 지을까, 세계적으로 라면 뉴욕(New York)과 런던(London)과 베이징[北京]을 그렇게 선별할까? 마천루(摩天樓)의 장관(壯觀)과 번쩍이는 도심의 황홀함을 기술하고 서너 개씩이나 되는 국제공항의 정신없는 이 착륙의 빈번함, 항구에 몰려들어 싣고 내리는 거대한 골리앗 기중기들의 하역 하는 현상을 그리겠지. 거리마다 가득 메운 출퇴근 때의 자동차 행렬이며. 좌사의 고대 3대도시의 예찬으로 명작을 남겼 듯 지금 우리의 3대도시를 신 나게 그리는 작품으로 말이다.